▲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

지난해 4·13 총선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허위 사실 공표)로 기소돼 1·2심 모두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벌금형(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은 김한표(자유한국당·거제) 국회의원에 대한 상고심(上告審)이 최근 대법원 2부에 배당됐다.

대법원은 지난 13일 김 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제2부에 배당하고 주심(主審) 대법관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사건이 대법원에 접수된 후 한 달여 만이다. 그동안은 정식 배당 전까지 사건을 담당할 재판부만 지정된 상태였다.

재판부는 사건 배당 이튿날(14일)부터 검찰과 피고인(김한표) 측이 제출한 ‘상고이유’ 등을 살펴보며 본격적인 법리(法理) 검토에 들어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상고이유서를 냈고, 김 의원 측은 지난 5일 변호인 선임계와 함께 상고이유서를 냈다.

상고이유서(上告理由書)는 상고심이 원심 판결을 파기(破棄)해야 할 이유를 기재한 서면 자료다. 상고 법원의 심리(審理) 자료가 되며, 심판의 범위를 한정하는 기능을 가진다.

김 의원에 대한 선고(확정 판결) 시기는 재판부의 심리 과정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심리를 거쳐 재판부 합의로 선고가 이뤄지는데, 재판관 4명의 이견이 없으면 선고가 일찍 잡히지만, 이견이 있을 땐 심리가 길어져 선고도 늦어진다”며 “현재로서는 선고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 심리는 법률심(法律審)으로 소송 사건에 관해 사실심(事實審)에서 행한 재판이 법령에 어긋나는지를 심사하고 재판하는 상급심이다. 사실심은 소송 사건에서 법률문제뿐만 아니라 사실문제까지도 심리하거나 판단하는 법원의 심판 순서로 1·2심 따위가 이에 해당한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자신을 둘러싼 공천 논란이 불거지자 사면법상 복권된 사실이 없는데도 마치 복권된 것처럼 성명(보도자료)을 발표하는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일부 유죄가 인정돼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재판부가 “1심과 비교해 양형(量刑)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原審)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전부 기각(棄却) 판결해 사실상 1심 선고가 그대로 유지됐다.

김 의원은 항소심 판결 직후 대법원에 상고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으나, 검찰 측이 지난달 2일 상고하자 김 의원 측도 같은 날 상고장을 내면서 쌍방 상소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선출직인 국회의원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잃는다.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이 심리 끝에 검찰과 김 의원 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할 땐 사실상 원심 판결(벌금 80만 원)이 확정되면서 의원 신분을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상소 이유가 있다고 인정해 원심 판결을 파기하면 뒤처리에 따라 △환송(還送·상급심이 원판결을 취소하거나 파기한 경우 심리를 다시 하게 하려고 사건을 항소심 또는 1심 법원으로 돌려보냄) △이송(移送·법원이 재판으로 소송 사건을 다른 법원으로 옮김) 등으로 나뉜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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