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거제 치안 이대로 좋은가? <글 싣는 순서> ☞진단, 거제 경찰 '만성피로' 상태 ㆍ르포, 신현지구대서 '불금' 지새우다 ㆍ공론, 치안수요 증가 대처 방안은?

우리 동네 파수꾼인 거제 경찰이 사실상 ‘만성피로’ 상태다. 인구 증가로 치안 수요는 꾸준히 느는데, 이를 감당할 인력은 제때 충원되지 못하는 까닭에서다. 거제 경찰관은 지난해 말 297명(이하 같은 기준)으로 한 사람이 담당하는 인구(26만2011명, 외국인 포함)는 882명이나 된다. 경남 평균(566명)과 전국 평균(479명)을 훌쩍 넘는 수치다.

지구대 등에서 근무하는 이른바 ‘지역 경찰’ 상황은 더하다. 경찰관 1인당 1900여 명을 담당한다. 특히 이 부문에선 신현지구대가 독보적(?)이다. 직원 1명이 무려 3000명 가까운 주민을 맡아야 하는 처지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치안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현지구대를 중심으로 지역 경찰의 근무 환경을 훑어봤다.

▲ 거제 지역 경찰관서 중 근무환경이 가장 팍팍한 신현지구대.

거제경찰서(서장 이희석)가 최근 밝힌 지역 경찰 현황을 보면 △지구대 네 군데(옥포·장승포·신현·장평) △파출소 네 군데(연초·장목·거제·동부) △치안센터 여섯 군데(아주·일운·사등·하청·둔덕·남부)로 여기서 근무하는 경찰관 인력은 모두 136명이다.

실제로는 이들 지역 경찰관 1명이 주민 1926명의 치안을 담당하는 녹록하지 않은 현실이다. 이 가운데 고현·상문·수양동(8만4818명)을 아우르는 신현지구대(직원 29명)의 근무 환경이 가장 팍팍하다. 경찰 1명이 무려 주민 2924명을 맡는 벅찬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 발 더 들어가 보면 신현지구대의 어려움이 피부로 와 닿을 정도다. 작년 한 해 신현지구대에는 크고 작은 사건 2만75건이 접수됐다. 직원 한 사람이 1년간 700건 가까운 사건을 도맡아 처리한 셈이다. 담당 인구가 신현지구대 다음으로 많은 옥포지구대에 같은 기간 1만4495건의 사건이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신현지구대의 치안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다.

사실 신현지구대가 담당하는 인구는 거제 전체 인구의 30%를 넘는다. 여기에 유흥가를 낀 지역 특성까지 고려하면 실제 치안 수요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웃한 시·군과 비교하면 고성군 인구(5만5916명)보다 많고, 통영시 인구(13만9439명)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상황이 이러하니 범죄 역시 잇따랐다. 지난해 거제에서 발생한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는 모두 3172건이었는데, 이 중 1049건이 신현지구대 관할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게다가 지역 전체 5대 범죄는 전년(2013년)보다 37건 줄어든 반면 신현지구대는 75건 늘어나 치안 수요 증가를 가늠케 했다.

경남을 통틀어도 신현지구대와 견줄만한 데는 김해중부경찰서 신어지구대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신어지구대는 경찰 40명이 주민 9만5718명을 담당한다. 경찰 1인당 2392명 수준으로 지난해 사건 1만7351건을 처리했다. 5대 범죄는 1530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신어지구대는 직원 수 40명(정원 50명)으로 신현지구대(정원 43명, 현원 29명)보다 인원이 많은 데다 ‘4조 2교대’ 근무여서 ‘3조 2교대’인 신현지구대의 근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더 센 편이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1급서로 승격되면서 정원은 늘었는데 인력 수급 과정이 모집 공고, 시험, 선발, 교육 등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년 6개월 정도 걸리는 탓에 제때 충원이 안 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장에서 교육 중인 순경 등이 오는 8월께 정식으로 발령받으면 단계적으로 인원이 늘어날 것”이라며 “신현지구대 등 지역 경찰관서의 인력 부족 현상도 올해를 넘기면 차츰 개선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열 조행성 기자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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