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호

푸르른 5월이다. 엄마 아빠 손잡고 공원에 가면 나무와 언덕이 푸른색이고 내마음도 푸르다. 온 세상이 푸르고 환하다. 나는 이렇게 좋은 5월이 하루 하루 줄어드는 것이 아깝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그리고 우리 아빠 생신까지 들어있다. 아빠 엄마를 위해서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즐겁고 내가 받을 선물을 기다리는 것도 재미있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즐거운 일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얼마 전 우울한 일이 있었다. 음악시간에 어머님 은혜라는 노래를 배울 때였다. 선생님께서 내 짝꿍에게 엄마가 가장 고마웠을 때가 언제였냐고 물어보셨다. 내 짝꿍은 우리 반에서 이름을 날리는 장난 꾸러기, 말썽 꾸러기다. 내 물건을 몰래 감추는 장난을 자주하기 때문에 나하고 사이가 별로 안좋은 편이다. 내 짝궁은 엄마가 밀린 학원비를 내 주실 때가 가장 고마웠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서 눈을 깜빡깜빡 거리더니 조금 후에 눈물을 흘렸다. 책상위에 엎드려서 우는 내 짝궁을 보고 나도 덩달아 울컥 눈물이 나오려고 그랬다. 걔네 엄마는 몸이 많이 편찮으시다. 그래서 지금은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데 수술비가 없어서 수술을 못받고 있다고 한다. 원래 2층 큰집에서 예쁜 강아지도 키우고 행복하게 살았는데 엄마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가난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나랑 친하게 지내는 친구네 아빠가 돌아가셨다. 친구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나는 슬프고 하루종일 우울했다. 엄마 아빠는 건강이 최고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그럴 때마다 나는 건강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친구네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자 끔찍한 상상이 머리에 떠올랐다. 나도 엄마가 아프시면 어떡하지…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 울음이 터지려고 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모두 건강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학원을 빼먹거나, 수학을 잘 못하면 엄마 아빠는 분통을 터트리며 나를 혼내신다. 한참 야단치시다가 마지막에는 꼭 “그래도 건강해서 다행이다~, 건강하니까 학원 땡땡이치면서 놀러다니고, 야단도 맞는거지…” 그러신다. 이 말이 끝나면 우리 집은 다시 웃음꽃이 피고 즐거워진다. 건강이 최고로 중요하다. 건강을 잃으면 행복도 함께 사라진다. 돈 많이 버는 아빠보다 건강한 아빠가 더 좋은 아빠다. 공부 잘하는 딸보다 건강한 딸이 더 착한 딸이다. 우리 가족은 5월처럼 푸르고 건강하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행복하다. 홈페이지http://wonjae.pe.ly <방이초등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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