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호

헬렌 켈러 위인전은 내가 감명깊게 읽은 책 중의 하나다.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헬레 켈러가 시각장애, 청각장애를 극복한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대강 알고 있었다. 헬렌 켈러 위인전을 읽으면서 나는 헬렌 켈러의 훌륭한 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책을 읽는 동안 내 가슴속은 헬렌 켈러 보다는 헬렌 켈러를 가르치고 길러주신 설리번 선생님에 대한 생각과 감동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었다. 헬렌이 설리번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헬렌은 버릇없고 심술궂은 7살짜리 아이였다. 헬렌은 걸핏하면 숟가락과 포크를 바닥에 집어던지고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고 떼만 쓰는 그런 아이였다. 그래서 설리번 선생님은 우선 헬렌의 비뚤어진 성격을 고쳐주고 예절을 가르쳐 주어야 했다. 버르장머리 없는 헬렌은 설리번 선생님의 손을 꼬집고 때렸지만 선생님은 화를 내지 않으셨다. 설리번 선생님은 헬렌에게 밝은 빛을 비추어 주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설리번 선생님은 조용히 헬렌을 의자에서 안아 내려놓고 숟가락을 줍게 했다. 그럴때마다 헬렌은 숟가락을 내던졌고, 선생님은 끈질기게 그것을 줍도록 시켰다. 헬렌을 의자에 앉히고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서 입에 넣게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런 예절을 헬렌에게 가르쳐주고 나서야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눈이 안보이고, 귀가 안들리는 어린 아이에게 어떻게 공부를 가르친단 말인가? 다른 사람같았으면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설리번 선생님은 헬렌에게 여러가지 물건을 쥐어주고 그 물건의 이름을 헬렌의 손바닥에 쓰면서 헬렌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헬렌은 눈이 안 보이기 때문에 컵이라는 단어와 물이라는 단어를 혼동했다. 나는 답답하고 슬펐다. 눈이나 귀 둘 중의 하나라도 쓸 수 있었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았을 텐데… 고민하던 설리번 선생님은 헬렌을 우물가로 데리고 가서 펌프를 눌러서 물을 만지게 했다. 차가운 물이 헬렌의 손에 닿은 순간, 선생님은 재빨리 다른 한 쪽 손에 ‘물’이라고 써주었다. ‘물’이라는 낱말이 헬렌의 마음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드디어 헬렌은 모든 것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 차이를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나는 너무 기뻤다. 괜히 나까지도 설리번 선생님께 고마워서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자 헬렌은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어졌다. 헬렌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교에 입학하고 박사 학위까지 받게 되었다. 헬렌은 박사가 된 후에도 평생을 장애자를 위해 살면서 ‘희망의 빛’이 되었다. 모든 사람들은 장애를 극복한 헬렌 켈러만 칭찬한다. 그러나 설리번 선생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헬렌 켈러가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하게 된 것은 설리번 선생님의 도움 덕분이었다. 나는 설리번 선생님의 끈기와 사랑과 정성도 헬렌 켈러의 노력 못지않게 훌륭하다고 칭찬하고 싶다. 지금도 선생님들은 미래의 대통령을 만드시고 미래의 위대한 과학자도 기르신다. 선생님은 뿌리다. 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것은 어두운 땅 밑에서 애쓰는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방이초등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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