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보강 공사 이유로 외부 대관 여의치 않자 ‘체육관 임시교실’ 계획

학부모들 안전 우려 등 강한 반발, 서일준 의원도 “원점 재검토” 주문

내진보강공사를 이유로 체육관에 임시교실을 마련해 올 상반기 수업을 준비하던 ‘거제애광학교’가 안전 등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설명회가 열렸으나 학부모들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점 재검토로 가닥이 잡혀 교육 당국의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장애학생들이 공부하는 사립특수학교 거제애광학교에 따르면, 내진보강계획은 지난 2021년 3월 보강예산이 책정된 게 시초다. 이후 경남교육청‧거제교육지원청 등과 업무 협의가 진행되면서 지난해 5월 '학교 이전 재배치' 등이 검토돼 내진보강은 일단 보류됐다.

그러나 경남교육청 검토 결과, 사립학교 이전 재배치 불가 및 제2특수학교 설립 타당성 부족 등으로 결론이 나면서 다시 내진보강으로 지난해 6월 계획이 선회했다. 학교 측은 모 어린이집‧경남산업고 모듈러교실 등 7곳에 외부 대관을 타진했지만 여러 사유로 무산됐다.

결국, 내부 체육관(지상 1층‧지하 2층)을 임시교실로 사용키로 하고 ▶ 통학차량지원(기존 45인승 2대 → 25인승 3대) 및 체육관 정문까지 운영 ▶ 전 학급 공기청정기 보급 ▶ 야외 체육장 차양막 설치 및 휠체어 학생 탈의실 설치 ▶ 세면대‧화장실 추가 계획 등을 세웠다.

임시교실 수업일수는 오는 3월 4일(개학)부터 6월 28일(방학) 사이의 80일이다. 임시교실 이용 학생은 전체 157명 중 120여 명.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장애학생들의 안전 문제 등 교육권 침해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1일 오후 7시쯤부터 체육관에서 설명회가 열렸으나, 학부모들의 반발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 경남도의회 교육위원으로도 활동중인 정수만 도의원은 “교육당국이 학부모들과 소통이 미흡했다. 확신이 없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결사 반대’가 적힌 머리띠를 두른 학부모들은 “2~3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체육관에서 수업을 해야 한다. 어떻게 원만한 수업을 기대할 수 있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별도 대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하면서 설명회는 종료됐다.

애광학교 학부모회 관계자는 “거제시에 유일한 중증장애인 학교가 경사로에 위치해 휠체어 리프트 하나도 버스에 설치 못하는데다, 가파른 계단에 학습공간 부족 등 문제가 많다”면서 “거제시에 해마다 특수교육대상자가 늘어나는데 애광학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못받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거제애광학교는 거제시 장승포동에 자리한 사회복지법인 거제도 애광원과 함께 운영되고 있는 교육기관이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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