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다수 매체에 보도된 거제시 공무원 수사 건과 관련해 수사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피의사실이 범죄로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은 온데간데 없이 추측이 가미된 세부 내용들이 공개돼서다.

다수 보도 중 가장 ‘정확한’ 보도는 ‘연합뉴스’ 보도다. 7급 공무원 1명이 검찰에 송치됐고 혐의는 ‘횡령‧배임’이 팩트다. 그런데 일부 매체는 ‘뇌물수수’를 운운했고 이는 ‘가짜뉴스’였다. 한 매체는 ‘수사보고서’가 연상될 정도에 단정적 표현도 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난감해 하는 분위기가 있다. 수사 정보 누설 등을 의심하는 시각들 때문이다. 확정되지 않은 혐의와 관가의 소문이 합쳐지면서 수사를 받는 당사자들도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여론재판’으로 더욱 궁지에 몰려서다.

2019년 12월 1일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제정·시행됐다. ‘피의자’가 자칫 ‘피해자’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수사 당국도 그렇지만, 특히 언론 보도는 신중해야 한다. 당사자는 ‘낙인’이 찍혀서다.

현재 검찰로 송치되진 않은 6급 공무원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면사무소 근무 당시 수의계약으로 일을 했던 모 업체 대표와의 금전 차용 건으로 수사를 받아왔다. 급박한 개인사정에 차용을 해준 지인들이 동료직원 등 여럿인데도 말이다.

그는 “이 업체와의 계약은 전체 수의계약 중 일부이며 더 많이 수의계약이 이뤄지고 계약금액이 높았던 곳이 건설업체 등 다수였다”면서 “어떤 업체로부터도 대가성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금전 차용도 사적인 채권채무였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검찰 송치도 안됐는데 피의사실은 (일부 매체는 오보로) 공개됐고, 그의 신상도 당연히 알려지고 말았다. 여론재판과 낙인은 ‘불문가지’다. 기소 여부도, 재판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 말이다. ‘인권침해’가 따로 없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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