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댓바람부터 사무실로 전화가 왔습니다. ‘산양’을 산에서 목격했다는 제보 전화였습니다.

“산양이라니요?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그 산양이란 말입니까?”

제보자는 하청면과 연초면의 경계를 이루는 거제시 명산이기도 한 ‘앵산(鶯山)’에서 산양을 목격했다고 했습니다.

멧돼지나 고라니는 종종 목격되지만 ‘산양’이 거제도에 서식한다는 얘기이니, 사실이라면 큰 뉴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 포털에 따르면, 산양(山羊)은 시베리아, 중국 지역과 우리나라 설악산, 오대산, 대관령, 태백산 일대에 분포하며, 멸종 위기에 있는 진귀한 동물이므로 1968년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중인 걸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기대감과 함께 제보자에게 사진을 보내달라 했습니다. 사진이 곧 휴대전화로 왔습니다.

사진을 들여다보니, 색깔이 특이했습니다. 황색도 있고 알록달록 색깔이 섞인 것도 있습니다. 우리 눈에 익은 검정색 염소는 분명 아닙니다.

그런데 귀가 늘어져 있고 자세히 보니 얼굴 생김새는 염소로 보였습니다. 우리나라 산양 이미지를 검색해 보니, 생김새가 분명 달라 보입니다.

일단 산양이 아닌 것 같아 주변에 수소문을 해보니, 염소는 염소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토종 염소는 아니고 외래종인 것 같다고 합니다.

제보자의 사진으로 재차 검색해보니 똑같이 생긴 녀석이 나왔습니다. 외래종입니다. ‘호주산 보어염소’ 입니다. 보어염소는 염소 고기 수출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호주의 대표 축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보자의 눈에는 종래의 토종 염소가 아니다보니, 산양으로 봄직합니다. 필자도 처음 보는 종류의 염소였으니까요. 아마도 앵산의 외래종 염소는 농가에서 키우며 방목중인 것 같습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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