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조상들은 내몽골, 만주, 한반도에 걸쳐 부족사회, 부족국가 단위로 살았다고 합니다.

흩어져 살다가 민족 단위 나라형태로 변한 것이 고조선이었답니다. 한민족은 북방민족의 한 구성원이었답니다. 선비족, 거란족, 여진족, 몽골족과 이웃하여 살았다고 합니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는 조선족은 흉노족(匈奴族)과 함께 우랄 어족에 속한다고 합니다. 조선족은 뒤에 분화하여 조선, 선비(鮮卑), 여진(女眞), 몽골(蒙古), 퉁구스 종족이 되었다고 합니다. 흉노족은 흩어져서 돌궐(突厥;지금의 신장족), 헝가리, 터키, 핀란드와 같은 종족으로 진화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몽고, 만주, 터키, 조선 네 종족 사이엔 동일한 말과 물명(物名)이 있으며, 흉노 사이에도 같은 관명(官名), 지명(地名), 인명(人名)이 많다고 합니다. 이것은 같은 우랄 어족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어족은 한족(漢族), 묘족(苗族), 요족(瑤族) 등이라고 합니다. 우리 민족은 이로부터 부여, 고조선을 거쳐 고구려 신라 백제 삼국시대를 지나 고려, 조선으로 이어집니다.

시대마다 민족의 정체성은 변했습니다. 고려의 멸망과 조선(1392-1910)의 건국은 새로운 조선인을 탄생시켰습니다. 불교국에서 유교국(성리학)으로 대전환이 이뤄지는 길목이었습니다. 이무렵 조선 사람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한국사람 만들기/함재봉)

삼국시대(불교국가)부터 1000년에 걸쳐 건설된 불교문명이 해체되고 주자성리학(유교)이 자리잡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 시기 고려를 속박하던 원(1271-1368)이 멸망합니다. 1368년 개국한 명은 주자성리학을 국교로 채택합니다. 24년 후에 개국한 조선도 이 이념을 채택합니다. 개인의 실존적 문제와 형이상학에 치우친 불교 대신 주자성리학입니다. 당시로서는 개혁적인 사상이었습니다. 강력한 모계사회였던 고려의 멸망으로 부계사회로 전환되는 것도 이때부터였습니다. 장가간다는 말은 모계사회에서 통용되던 말이었습니다. 폐습은 세종때 까지도 고쳐지지 않아 강권을 발동했답니다.

처음에는 개혁적인 나라였으나 종법봉건국가를 지향하는 조선의 군주는 양반 세력의 대변인에 지나지 않았다는(최진덕) 것입니다. 권문세족의 득세는 사화로 인한 피바람이 불었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꼭지점이었지요. 우리는 역사에서 사대사화의 병폐를 익혔습니다. 그로 해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7년, 병자호란이 남긴 것은 치욕(恥辱)과 모멸(侮篾)이었습니다. 이런 험로를 가치면서 조선은 끝내 일본의 속국이 되었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업입니다.

독립도 우리 힘으로 성취한 것이 아닙니다. 외세에 휘둘린 결과물인 것입니다. 이럼에도 갈등과 분열은 끝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를 속국 취급하고 조공을 받던 청은 여진족의 누르하치가 군사 15만 명으로 후금으로 출발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의 결과물이 한몫을 했을 것입니다. 명의 조선 지원으로 국력이 소진되었으니까요. 이때 조선의 인구는 1400만 명이었습니다. 명의 인구는 1억5000만 명. 인구 30배가 넘는 조선을 굴복시키고 명을 멸망시켰습니다. 이 당시 조선은 소중화(小中華 )사상에 매몰되어 청을 오랑캐라 업신여겼습니다. 결과는 영화 ‘남한산성’에서 보았듯이 삼궤구고두례(三跪九 叩頭禮)를 하는 치욕을 당했습니다. 우리나라 왕이 청나라 왕 앞에 무릎을 꿇고 나아가 머리를 땅에 찧었습니다. 삼전도의 치욕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누르하치(청태조) 이후 홍타이지, 도르곤과 같은 걸출한 지도자로 해서 청은 중원을 제패해 갔습니다. 이때 넓고 광활한 중국 영토가 이뤄집니다. 그만큼 청은 강한 나라였습니다. 이민족인 몽골족, 조선인, 접경인(후술)을 아우르는 만주족이란 새로운 민족을 만들어 통합을 이뤄냅니다. 이런 나라를 숭명반청(崇明反淸)사상에 옭아매었으니. 이 강력한 나라도 부패와 분열 앞에서는 허무해졌습니다.

어떻든 지금 중국은 우리 앞에 거인으로 그 위세를 부리고 있습니다. 이럴때 일수록 위정자나 정치인들이 제자리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이 우리 머리 위에서 온갖 야욕을 분출하고 있는 사실을 항상 직시해야 하는데. 섣부르게 전작권 환수니 탈원전 얘기나 하고. 월남의 패망 원인을 새로게 분석하는 작업도 중요할 것입니다. 그들도 부패와 분열로 망했습니다. 낮에는 정부군, 밤에는 월맹군이 판치던 그 현장은 참혹했습니다.

패망후의 피비린내 나던 숙청의 역사도 선연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들어서고 중국특사로 간 국회의원들이 시진핑 주석 아랫자리에 앉아 대담하는 장면을 방송에서 보았습니다. 너무 씁쓸했습니다. 경기도 가평에는 소중화의 성지인 조종암(朝宗巖)이 있습니다. 그곳에 조선 선조대왕이 쓴 만절필동(萬折必東)이란 글씨가 있습니다. 황허강 물이 수없이 꺾여도 결국은 동쪽으로 흐른다는 것을 묘사하여 충신의 절개를 뜻한다는 것이랍니다. 우리나라 대사가 시진핑 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는 날, 방명록에 만절필동이란 글을 남겼다고 합니다.

충성맹세를 이렇게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네요. 6.25 전쟁때 마오쩌둥이 참전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에게 그 결과를 따져야 부질없는 짓이긴 하지만,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1897년에 선포하면서 왕은 황제가 되고 조선사람은 한국사람으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그 시기가 짧았지만 한국인이 새롭게 탄생하던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분열과 갈등에 속박되어 나라를 뺐겻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헌법적 가치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적페청산의 광풍은 우리들을 너무 우울하게 합니다. 너무 피곤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북한의 핵광풍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정부 운영의 중심축에 내각과 총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비서만 있고 장관은 뒷전인 이상한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전변이 후변이 되는 이 악순환은 언제까지 일는지. 전 정부에서 후변의 칼춤을 익히 경험했는데. 헌법적 가치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보위기가 경제위기보다 우선이 어야 할 현상에서. 6.25때 한미동맹을 이끌어 낸 이승만 대통령이 새삼 생각납니다.

정치인들이여 청와대 참모들이여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념놀이 이제 좀 멈춰주세요. 모든 문제에 있어서 나라가 있고 국민이 우선인 사실을 부디 잊지 마세요. 한국인의 정체성이 뚜렷한 현실을 직시했으면 합니다. 내년에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가 됩니다. 이 위대한 나라를 잘 운용해 주시겠지요.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가 아닙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