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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 가는 길에 여기도 들르세요다섯 번째 마을-장목 외포 서목마을

▲장목면 서목마을과 그 아래 펼쳐진 흥남해수욕장
거제를 대표하는 피서지에 흥남 해수욕장이 빠지면 서운하다. 360m 길이에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흥남 해변은 넓은 모래사장과 동해에서 밀려오는 높은 파도가 다른 해변과 비교해 돋보인다.

특히 대금산 산자락이 바다와 만나는 부분이라 해변 위로 집들이 층층이 자리 잡아 마을을 이뤘는데 그 모습이 때 묻지 않은 시골의 정취를 더한다. 최근엔 각양각색의 펜션과 카페가 마을에 비집고 들어와 어디 못지않은 관광지로 탈바꿈 중이다.

이 해변은 마을 이름인 ‘흥남’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사실 이웃인 서목마을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흥남 해수욕장’이라는 유명세에 가려져 존재감이 거의 없었지만, 흥남 해변과 동해를 전망하기에 최고의 입지로써 그 매력을 이제야 드러내고 있다.

서목마을은 한자로 여러 ‘서(庶)’와 나무 ‘목(木)’을 쓴다. 나무가 많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는데, 장목면지에는 원래 마을 이름인 ‘서나무실(골)’을 한자로 고치면서 ‘서(庶)’를 쓰게 됐단다. 흥남 고개에 서(어)나무가 있어 이름이 서나무실이었다고 한다.

명품 해돋이를 품다
서목은 앞에서 말했듯이 눈에 띄는 마을이 아니지만, 지나치기엔 매우 아까운 풍광을 두고 있어 다시 위치를 설명해본다.

흥남 해수욕장은 거제 동북부 지역으로 거가대로 대금교차로에서 시도로 옮겨 타면 가기 수월하다. 외포교차로를 이용하면 대구로 유명한 외포마을을 지난다. 어디를 이용하든 시간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대금교차로에서는 좌우 갈림길에서 오른쪽(남쪽)으로 가면 된다. 도로는 흥남마을 표지석과 흥남 해수욕장 안내판을 지나 완만한 경사를 오르다가 우측으로 굽어진다. 도로가 움푹 들어간 골짜기에는 숙박시설이 몰린 ‘거제도 펜션 마을’ 입구가 보이고, 산 쪽엔 거가대로 교량이 하늘을 가린다.

여기를 지나면 도로는 다시 오르막이다. 왼편 바다 쪽은 서서히 고도가 높아져 비탈면에 자리 잡은 마을에서부터 저 멀리 이수도와 거가대교를 품은 동해가 확 트인 시야에 들어온다.

그러다가 오르막길은 또 한 번 오른쪽으로 굽어 마치 도로가 하늘로 뻗다가 끊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 지점이 이 일대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여기엔 2층 건물이 우뚝 섰는데 뒤로는 파란 하늘 배경만 남았다.

이 건물은 서목 마을회관 겸 경로당이다. 건물 왼편에는 최근에 지은 팔각정이 마을과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신동수 서목 이장에 따르면 여기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팔각정을 짓기 위해 이를 파낸 뒤 거제시에 기증했다고 한다.

팔각정 옆에는 서목마을이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있고, ‘해돋이 마을’이라고 소개해 놨다. 그렇다. 정동(正東)을 바라보고 있고, 지대가 높아 시야에 가릴 것도 없어 일출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그래서인지 현재 마을회관 주변으로 건축공사가 활발하다. 이 마을 회관은 단언컨대 전국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전망 좋은 마을회관이 아닌가 싶다.

▲바다 전망이 뛰어난 서목 마을회관
▲흥남 어느 밭에서 바라본 서목마을의 옆모습. 집들이 층층이 자리잡았다.

같은 해변, 다른 마을
내친김에 마을도 둘러보자. 위에서 내려다본 마을은 대부분 집이 오렌지색 슬레이트 지붕이다. 푸른 바다와 잘 어울리긴 하지만 슬레이트 지붕은 거주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석면 성분 때문에 교체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 자재를 사용한 집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아직 현대화에 발을 못 들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마을회관 옆으로 난 작은 길로 마을에 들어섰다. 마을은 실핏줄 같은 좁은 경사길이 집을 잇는다. 몇몇 집은 담장에 겨우내 시든 담쟁이넝쿨이 뒤덮고 있다.

어떤 집은 벽에 그림을 그려놓았다. 바닷가 방향으로 한 소년이 헤엄을 치고 물고기들이 뒤따르는 내용인데 상당히 상큼한 인상을 받았다. 마을 전체에 벽화가 그려진다면 해변에서 올려다볼 때 남다른 볼거리가 될 것 같다.

마을에 차가 드나들 길은 하나뿐이다. 이 길은 해변으로 이어지는데 서목과 흥남, 외포와 시방의 경계선이기도 하다. 서목과 흥남은 같은 해변, 같은 골짜기를 터전으로 하고 있지만, 행정리는 외포리와 시방리로 각각 나뉜다. 장목면지에는 서목과 흥남이 ‘돌찡개’ 고랑을 사이에 두고 26년간 한 마을로 살다가 서목이 법정리는 외포리에 속하는데 지번은 시방리라는 불편이 있어 1968년 외포리에서 분리됐다고 나와 있다.

분리됐다는 말은 시방리에 편입됐다는 의미로 보이는데 현재 거제시 행정지도상에는 해변으로 이어지는 차도를 경계로 흥남은 시방리에, 서목은 외포리 안에 있으며, 지번도 외포리로 돼 있다.

▲마을회관 옆 골목길
▲좁은길이 집을 잇고 있다.
▲마을 중간 높이에 있는 마을길
▲푸른 바다와 헤엄치는 소년의 벽화가 어울린다.
▲차가 다닐 수 있는 유일한 마을길. 이 도로를 경계로 서목과 흥남이 이웃한다.

사람 모이는 서목
▲신동수 이장
신동수(66) 이장은 십여 년 전 여기로 이사 온 타지 출신이어서 마을의 역사나 유래, 옛 풍경을 물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마을을 발전시킬지 구상을 세워 놨다.

마을의 첫 번째 숙원사업은 남쪽 해변에 현재 진행 중인 동부권역 어촌종합개발사업이다. 이는 사업비 5억5000만 원을 들여 100여m 길이의 해안산책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오토캠핑장, 전망공간, 파고라 등을 갖춘 해양 공원이 된다.

이 시설이 완성되면 여름철 흥남 해수욕장으로 몰리는 피서객이 서목 해안가로 골고루 분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서목마을이 피서철뿐 아니라 사계절 찾는 휴양마을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겪는 고충도 있다. 최근 이 일대에는 펜션, 카페 등 상업시설이 늘고 있는 반면 하수처리장 등 기반시설이 마을에 갖춰지지 않아 바다 오염이 우려된다.

신 이장은 “마을에 휴양시설이 느는 것은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만 생활하수가 그대로 도랑에 흘러드는 등 환경오염도 심히 걱정된다”면서 “건강한 마을을 가꾸고, 관광객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주민은 주민대로, 행정은 행정대로 관심을 쏟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대의 집'은 좋은 집을 섭외하는 대로 다시 연재하겠습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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