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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미안해하자하담스님 /무이사 주지

예쁜 단풍이 물들어 갈 즈음에, 지리산에 있는 천년고찰인 화엄사에서 열렸던 ‘제6회 화엄사 국제 영성음악제’에 참석하게 되었었다. 세계적인 명상음악가들이 들려준 소리의 세계는 해마다 늘어나는 순수관람객들에게 그 음악제의 주제였던 ‘기쁨’의 메시지를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다. 비록 절 마당에서 펼쳐지는 야외공연이었지만, 조용하고 잔잔한 소리의 흐름이 위주가 되는 명상음악을 진지한 마음으로 즐겁게 감상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아름답고 장엄했던 그 모습들을 영상으로 담기 위해서 분주히 왔다갔다하는 카메라맨들의 모습과 ‘찰칵’ ‘찰칵’대는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가 그 멋진 음악제의 훼방꾼이 되어 아쉬움을 주었다. 음악회에 참석하는 많은 관람객들은 행사진행의 모습을 담아가기 보다는 소리가 주는 감동을 더 많이 느끼게 되길 바란다. 사진작업을 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놓치고 싶지 않은 장면들을 사진자료로 남기고 싶어하는 그 마음들에 대하여서는 이해를 해줄 수도 있으나, 그 행사에 있어서 주된 재료가 소리를 통한 소통이었던 만큼 이에 지장을 주거나 방해가 되는 행동은 삼가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자신들이 하고자하는 일들이 어쩔 수 없는 이유와 상황이 되어서 객석에 있는 분들에게 관람방해를 하였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였더라면, 미안해하면서 인사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었을텐데 다들 그렇지가 못했었다. 지난 가을에는 거제불교사원연합회에서 해마다 개최했었던 경로잔치를 올해에도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농어촌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성대하게 행사를 했었다. 행사 관계자들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열심히 준비를 한 덕분에 지역에 계시는 많은 어르신들을 모시어 위안하는 뜻 깊은 행사가 되었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내빈소개’를 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내년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 때문인지 몰라도 많은 정치인 내지 정치지망생들이 참석하여 소개를 받고는 인사를 하였다. 그런데, 내빈소개를 받았던 분들 중에서 일부는 행사가 진행중인데도 자리를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여느 행사에서도 그러한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렇게 바쁘면서, 무엇하러 왔을까?’하는 미운 생각이 들게 만든다.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현실사정을 보자면 그러한 모습에 대하여서 굳이 이해도 할 수 있겠지만, 그 행사에 끝까지 동참하시는 분들의 모습에서 더 많은 진심과 동참하고자 하는 깊은 뜻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행사의 중간에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면, 자신의 행위가 행사진행의 흐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공인으로서 미안한 표현을 가져주는 것이 그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예의가 된다. 미안해할 줄 모르거나 감사해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서 자격미달이 되고, 기본적으로는 도리도 모르는 인간이 되고 만다. 우리가 미안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행했던 일들이 미안해하게 되면, 자신에게 부정적인 모습으로 평가되거나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데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 두려움은 겉보기에는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에고(ego)가 매우 연약하여 불안해지면서 생겨나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도리를 잘 알지 못하여 생기는 무식함이나 뻔뻔함 때문에 미안함을 못 느끼는 경우도 있다. 내 자신의 가치가 소중하듯이, 타인의 가치도 소중하다.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듯이, 또한 상대방이 하는 일들도 중요한 것이다. 설령 내 자신이 하는 일과 상대방이 하는 일들의 가치가 동일시된다고 생각할지라도, 내가 편하고자 상대방을 불편하게 한다면 그것은 비뚤어진 에고이즘에 빠져서 스스로를 몰염치한 인생으로 살게 만든다. 어떤 이유로든 자신의 행위로 말미암아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었다면 미안해할 필요가 있다.

미안해함으로서 상대방의 가치와 입장을 존중하게 되고 배려할 줄 아는 화합하는 모습을 갖출 수가 있으며, 그것을 통하여 새로운 소통의 기회를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미안해할 줄 아는 것은 겸손함이며, 또 다른 당당함이다. 미안해할 줄 모르는 것은 교만함이며, 또 다른 비굴함이다. 무릇 지혜로운 자는 당당하되 교만하지 않아야 되고, 겸손하되 비굴하지 않아야 된다. 우리는 가끔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다보면 훨씬 평안해지면서 행복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게 된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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