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만 인공섬 개발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거제시와 민간업체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추진하지만, 실질적인 사업주체는 민간업체가 된다는 점에서 누가 민간업체로 참여하느냐는 꽤 중요하다.

특히 인공섬 개발은 바다를 매립해 상업지로 만드는 알짜개발이라 특정업체의 독주는 자칫 특혜논란으로 이어질 여지도 많다.

알짜개발의 또다른 측면도 있다. 독봉산 개발은 거제시의 백년대계를 내다 본 종합적인 개발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바다와 가까운 끝자락 토석만 깍아 내고 나머지는 토석처리가 원천 불가능한 상태로 방치하는 지금의 개발방식은 ‘개발 알맹이만 빼 먹고 껍데기는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많다.

국내 유수 건설업체로부터 추가의향서를 받아, 그 중에서 최선의 개발방안을 선택하자는 제안들이 힘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건설업체 사업의향서 더 받자

독봉산 및 인공섬 개발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그동안 시의회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첫 포문은 지난 5월 이행규 부의장이 열었다. 공개질의에 이어 시정질의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이 부의장은 거제시 장기발전 전략 차원에서 지금의 교통난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현만 추가매립을 통한 도시기반시설 조성에 원칙적인 찬성입장을 전제했다.

그러면서 인공섬 개발은 수로를 제외한 15만평 규모로 하고, 그 혜택이 시민에게 돌아가야 하며, 개발업체는 공사이익과 기업의 사회참여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만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또 “지금 거제시가 필요로 하는 것은 상업지 확대가 아닌 부족한 녹지 문화공간 확보”라며 “인공섬 조성면적의 70%를 시민들을 위한 공용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이같은 개발사업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는 삼성이 제시한 의향서를 넘어 국내 1~15위권 대형건설사들로부터 추가 의향서를 받아, 이중 최선의 아이디어와 경제성이 확보되는 제안서를 선택해 사업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두환 의원도 삼성이 제시한 의향서대로의 사업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김 의원은 의회 5분발언을 통해 ▲구체적 마스트 플랜없이 거제시가 너무 서두른다 ▲삼성의 제안서에 너무 의존한다 ▲특수목적법인의 개발이익 배분이 불투명하다 ▲사업제안서를 3개정도 더 받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거제시 백년대계를 위해 고현만 추가매립은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면서도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3개 이상 복수의 유수 업체로부터 사업제안서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삼성에 대한 특혜논란은 계속되고, 거제시는 민간사업체에 들러리나 서는 꼴이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행규 부의장과 김두한 의원의 문제제기 핵심은 삼성의 사업의향서를 넘어 국내 유수 업체들로부터 더 많은 제안을 받아 보자는 것. 인천광역시나 인근 남해군의 사업자선정에서도 같은 방식을 취했다고 강조했다. 바다를 매립해 상업지로 만든다는 점에서 개발이익이 막대한데도, 굳이 삼성만을 사업 파트너를 상정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 “추가공모 법적·시기적 불가”

삼성의 특혜논란을 잠재우고, 더 좋은 개발아이디어 확보를 위해 국내 유수업체로부터 사업제안서를 추가로 받아 보자는 주장에 대해, 거세시는 ‘법적불가’를 내세우며 논의확대를 차단하고 있다.

시는 “고현만은 국토해양부 관리수역으로서,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 따라서 국가 소유인 고현만을 거제시가 공개 공모하는 건 법적으로 불가능한 사항이다. 굳이 공개공모를 한다면 공유수면매립법에 따라 각종 인허가 절차를 이행하고, 국가로부터 매립면허를 취득한 이후라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적 문제를 떠나 삼성을 우선사업 대상자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따로 설명했다. 공개공모를 위한 행정절차에 최소 2년 이상이 걸리고, 5명 이상의 전담반이 구성돼야 하며, 약60억원 정도의 각종 용역비를 부담해야 된다는 게 그 이유. 매립면허 취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예산 및 인력낭비 위험을 감수하면서 까지 시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거제시는 이달 중 삼성중공업과 매립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올 말까지 국토해양부로부터 매립면허를 얻어 낸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공개공모가 아닌 유수업체에 시가 먼저 개괄적인 사업내용을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업체측이 개발의향서를 만들어 오면, 이들 중 가장 좋은 방안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삼성의 특혜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본사의 거제 이전을 전제로 삼성을 사업대상자로 선정하자는 절충안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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