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헌
/거제대학 교수

지난 달, 전남 순천시에서는 지방의제21 2006전국대회가 있었다. 2005년 경남에서 전국대회를 치룬 후, 제8회가되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이제는 로컬푸드다」라는 것이었다.

지방의제21은 1992년 6월 178개국 정상들이 참여한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UN환경개발회의」의 핵심과제였다. 따라서 이를 UN의제21 또는 리우선언이라고 일컫는다. 지방의제21은 지구환경보전의 기본원칙과 환경실천계획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실천계획을 배경으로 하며, 현재 대부분의 정책에서 강조되고 언급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것의 실체이다. 여기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다음세대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최대한 보존하며 현재의 삶을 영위한다는 것으로 전 세계 각국의 주요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한편 우리시의 지방의제21 수행주체는 「늘푸른거제21시민위원회」이며, 거제시 조례 제408호로 설치된 후 5차년도에 이르고 있다.

지방의제21 전국대회는 각 광역단체 및 기초단체의 UN의제 실천기구 참여의 장으로, 한 해 동안의 실천사례를 발표하고 새로운 실천주제를 선정하여 향후 노력방향을 설정하며, 상호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올해의 핵심주어는 이미 언급한 「로컬푸드(Local Food)」였다.
로컬푸드는 현재의 세계식량공급체계하에서 달성하기 어려웠던 지속가능한 지역사회와 농업의 문제를 개선하고자 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먹거리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가능한 줄임으로써 품질(영양 및 신선도)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이의 실천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량을 증대시키고, 양자간의 신뢰와 믿음의 교감 및 교류를 통해 생산과 소비관계에서의 지속가능한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도서 「로컬푸드」를 지은 브라이언 핼웨일은 책에서 다음과 같은 예를 들며 원거리 생산물을 수입하는 것보다 그 제조법을 교환하여 농산물 생산효율성과 친환경적 먹거리를 생산하여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영국인의 식단에 캘리포니아산 딸기와 과테말라산 브로콜리, 뉴질랜드산 블루베리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산 쇠고기가 차려져 있다면, 이는 각각 8천772Km, 8천780Km, 8천835Km 및 2만1천462Km를 이동해 온 먹거리란 것이다. 이는 무척 고단한 이동이며 시들거나 상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방부제를 뿌리고, 과일의 경우 덜 익은 채로 이동시킨 후 도착지에서 가스시설을 통해 숙성시키게 된다.

결국 우리의 식단은 인체에 유해한 먹거리가 중심이 되어 각종 질병은 물론 외부환경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러한 먹거리 제공방법은 차라리 생산농법을 상호교환하여 근거리에서 제공함으로써 개선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선은 유통업자들의 방해로 철저히 차단되고 있어 이제 소비자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로컬푸드 정의에서 타당한 먹거리의 이동거리는 반경 100km 이내이다. 이를 우리의 경우에 적용하면, 광역단위의 영역으로 규정할 수 있다. 특히, 접경지역의 경우 광역간의 영역이 정의에 따르게 되어 지역감정을 극복하고 상생하는 새로운 전환의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의 식단은 이미 서구화되어 있고 수입 농수축산물이 일색을 이룬다. 이로 말미암아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환경호르몬, 피부질환자의 증가 등 여러 현상들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환경성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이 2002년부터 2005년 3년 동안 20대 성인 9만7858명에서 12만2673명으로 25%, 30대가 5만7512명에서 7만2209명으로 26%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3만2113명에서 3만8102명으로 19% 늘었으며, 유아의 경우 6명중 1명 (18%)이 아토피 질환에 시달리고 있어 환경성 질환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토피 피부염은 식습관과 환경오염이 주원인이다.

거제시에서도 한미FTA반대 바람이 일고 있다. 그러나 무역중심 국가인 우리는 이를 끝까지 버텨나갈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부터라도 로컬푸드의 정의를 이해하고 친환경적 먹거리를 식단차림에 실천한다면, 빈농의 극복과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먹거리 개선노력은 우리의 건강을 위해 필수적으로 실천해야할 과제인 것이다. 더불어 대형유통점에선 지역농산물(로컬푸드 정의 농산물)을 골고루 전시하여, 지역상권 주도자로서 그리고 지역민 식단의 공급자로서 책무를 다해야한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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