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많은 거제면호 산으로 간다”

후보3명 ‘전원 낙선’의 거제면민 울분 담아

5.31 선거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났어도 거제면민들 사이엔 선거결과가 화제다. 지난 2일 하루 동안 거제면 남동리 수협 거제면지점 삼거리에 나붙었던 플래카드가 「뜨거운 감자」였기 때문. 거제면 번영회 관계자들에 의해 철거된 플래카드에는 「5.31 지방선거 시의원 몰락」이라는 글귀 아래 「사공 많은 거제면호 산으로 간다」고 크게 쓰여 있었다.
새거제는 수소문 끝에 문제의 플래카드를 내건 이 인효(48·거제면 외간리·사진)씨를 만났다.

『선거가 끝난 다음날 거제면 중심가엔 이웃 면 출신 후보들의 「성원에 감사합니다」라는 시의원 당선자의 「당선사례」플래카드가 나부끼는 것을 본 친구들이 모두 울분을 토하며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뜻을 같이해 만들었습니다』
거제면민의 울분이란 거제면에서 세사람이 시의원 후보로 나서 과다경쟁을 하는 바람에「전원 낙선」을 자초한 것.
이 씨등 젊은이들은 이를 개탄, 스스로 자신을 비웃는 자조적(自嘲的)글귀의 플래카드를 게시한 것이었다.

거제면은 3명의 시의원을 뽑는 나 선거구(사등, 둔덕, 거제, 동부, 남부, 일운)에 속했다. 8명의 후보가 출마한 나 선거구에선 사등, 동부, 일운 출신 3명이 당선되고 거제면 출신은 4, 5, 6위를 차지, 낙선했다. 유권자 수는 거제면이 6개면 가운데 사등면 다음으로 많은 면이다.

『유권자 수가 2,600여명이 적은 동부, 1,000명이 적은 일운에서는 대변자를 의회에 진출시켰는데 지난날 거제 서부지역 중심이라던 거제면은 4년 동안 시의원이 없는 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조정작업이나 「무소속 단일화」등 면민들의 뜻을 어우르는 「공인으로서의 어른」도 지역에 없었음이 아쉬웠다며 『「5.31의 거제면민 패배」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게 뜻있는 이들의 반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 것』이라고 플래카드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뜨거운 감자」가 된 플래카드는 당초 젊은이들 사이에 검은 바탕에 흰색 글씨로 삼가 조의를 표한다는 뜻인 「근조(謹弔)」라고 제작하자는 「매파」도 있었다. 그러나 4년뒤 선거에는 거제면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참된 일꾼이 꼭 시의회에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면 거제면민의 각성과 단합을 호소하는 메시지만 전하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고향인 외간마을에서 1,100여평 규모의 유리온실을 이용해 파프리카, 토마토 등 특용작물을 재배해온 이름난 농민후계자. 그는 거제면 번영회간부(체육분과 위원장)로 봉사하는 조기축구회 멤버이기도.

새거제신문  skj6336@kornet.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