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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대독(代讀)의원 시대

유 진 오

S형!
5·31 지방동시선거에 따른 거제시의원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김빠진 맥주」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지방의원의 보수 ▲후보들의 면면 ▲정당의 인물경쟁 외면 등으로 「떡잎부터 싹수가 없다」는 얘기들입니다.

S형!
지방의회의 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그 구성원의 유능화가 필요조건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지방의원 유급제」도입이었습니다.
지방정책 결정기관인 지방의회를 「명예직 시민의원」에서 「전업직 전문의원」으로의 실질적 탈바꿈을 위해서는 지방의원의 보수가 생계비 차원을 넘어 그 지역의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메리트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정해진 경남도내 10개시의 평균 의정비는 3,194만원으로 월 평균 266만원 (거제시 2,976만원:월평균 248만원)입니다. 이는 공무원의 7급 8호봉에 해당하는 봉급수준입니다.
거제시청 과장급이 5급이고 담당(계장)이 6급이며 차석이 7급11호봉기준이라니 계(係) 삼석쯤의 보수인 셈입니다.
한 시민단체 간부는 『시의원들 자질을 모르십니까? 그것도 많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기존의원들의 과거 형태를 문제삼는 여론이 의정비 결정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새로운 제도로서 시민대표기관인 시의회를 설치하려면 필요한 비용부담은 시민들이 감당해야 합니다.
보수수준의 결정은 사람이 아닌 직무에 맞추어야 장기적으로 「인물의 개선」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의회비가 자치단체 세출예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일본의 지방의회가 평균 1% 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0.2∼0.25% 수준입니다.
(※거제시는 지난해 일반회계 세출총액이 3,347억7,846만원인데 비해 의회비는 7억 4,626만원으로 0.2% 꼴)

이번에 거제시의원으로 나선 후보는 정수 11명에 30여명으로 3대1의 경쟁률입니다.
몇몇 후보를 빼고는 「유급제 전문의회 의원」의 자질이나 능력을 갖춘 인재로는 평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의원이 전업직 유급제 의원인 이상 이제는 남이 써준 글을 대신 읽는 대독(代讀)의원은 선택의 대상에서 당연히 제외시켜야 합니다.

S형!
선거가 시작되면 후보자들은 「자신이 가장 적임자」라는 환상에 점차 빠져든다고 최근 한 심리학자는 그의 글에서 주장했습니다.
여러 정보 중에서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정보만을 수집하고 신뢰하는 「편향의 심리」때문이라고 합니다. 웃으며 악수해 주는 많은 사람, 격려의 말을 건네 오는 모든 사람이 투표일에 자신을 선택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환상에 빠진 후보자들은 자신의 「의원으로서의 역량」에 대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해 소속 정당 이미지 부각에 열성을 다한다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선정적인 홍보 ▲상대 후보 비방 ▲근거 없는 루머로 「공작적 득표」에 치중한다는 것입니다.
저무는 「대독의원시대」와 함께 세월 속에 묻어야만 할 지방 의정사(議政史)의 슬픈 유산들 입니다.

S형!
의원후보의 자질들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지방의원까지 정당공천제도가 도입된 탓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지역에 따라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자치단체 주인(시민)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기보다 정당실력자나 국회의원의 낙점을 받기 위해 후보 지망생들이 목을 맸다는 소문입니다.

따라서 특정 정당의 지구당 위원장이나 국회의원의 지방정치에 대한 장악력이 어느 때 보다 커졌다고 합니다. 장악(掌握)이란 「손아귀에 넣어 휘어 잡았다」는 말입니다.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도입으로 특정 정당의 지역 실력자는 굳이 「인물경쟁」을 벌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는 게 세론입니다. 만일 정당이 공천후보를 가리는데 보다 유능하고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사람이 절실하였다면 굳이 공천 신청자 가운데서 고를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인재들을 찾아서 『고장을 위해 시의원으로 한 임기 일해주기 바란다』고 설득해 영입할 수도 있었을 터 입니다. 지금까지 거제시에서는 특정 정당에서 보다 양식 있고 능력 있는 정책입안 전문인을 찾느라 고심했다는 이야기를 전혀 들은 바 없습니다.

S형!
실망은 아직 이릅니다.
당심(黨心)이 곧 민심(民心)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고장의 주인인 시민 즉 유권자의 표심(票心)도 아닙니다.
정당과는 상관없이 거제의 내일을 위해 필요한 일꾼, 정책개발 능력이 남다른 인재를 골라 시민이 표를 모아주면 됩니다.
주인대접, 제대로 받으려면 시민이 거제시의 안방을 차지해야 합니다.
머슴은 새경을 주는 주인이 골라 쓰는 것입니다. 이 눈치 저 눈치 살피지 말고 시민이 주인임을 알리는 「시민주권시대」를 표로서 선언해야 합니다.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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