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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와 관광
민 창 기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벌써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지방의회가 구성되어 의원이 선출되고 지방자치단체장도 주민이 직접 뽑았다. 지역의 특성에 맞게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손으로 직접 뽑은 사람들이 살림을 꾸려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변화였다. 이러한 변화는 지방자치가 시작될 때에는 뭔가 신선한 느낌을 주고 설렘도 가져다주었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런 설렘과 기대감이 많이 퇴색하였다.

왜일까? 그 첫째 이유는 주민의 참여가 과거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지역의 살림꾼을 직접 뽑았지만 평소 이들이 하는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고, 그래서 선거 때가 되면 누구를 뽑아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와 의회가 지방자치 시대에 걸맞은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결실을 맺으려면, 정책 주도세력이 전문성을 갖고 지역에 꼭 필요한 정책을 입안하여 추진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주민의 참여 증대와 정책 주도세력의 전문성 확보라는 문제를 어떻게 개선시켜 나가야 하는 것일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시간을 갖고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최근 중앙일보의 조사에 의하면 아직도 자기지역의 단체장과 의회의원이 일을 잘하고 있는지, 예산은 제대도 쓰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주민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7월 지방자치를 강화하기 위해 특별자치도로 거듭 나는 제주도도 조사 결과 85%의 주민이 지방자치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 확대를 위해 교육과 홍보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주민의 참여가 궤도에 오르기를 기다리자면 앞으로 10년여를 더 기다려도 부족할 것 같다.

그렇다면 현재의 상황에서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정책 주도세력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일일 것이다. 특히 관광은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된다. 관광개발은 종종 돌이킬 수 없는 환경파괴를 가져오며, 기획에 의한 관광지 이미지 창출이 핵심이 되어야 하고, 관광객의 욕구는 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하기 일쑤이고, 계절 또는 경기변동으로 관광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관광개발은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플랜과 함께 비전이 있어야 하는 하이테크이다. 전문성을 갖추어도 힘든데, 이 전문성마저 없다면 중장기적으로 보아 난개발은 필연적이다.

그런데 지금의 관광행정조직을 보면 전문성 확보가 매우 힘들게 되어있다. 순환보직제도로 담당 공무원의 임기가 짧아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진하기가 어렵다. 지역의 관광업자들도 담당자가 자주 바뀌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현행법상 이를 개선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있지만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며, 조선산업과 더불어 우리시를 지탱해 나갈 또 하나의 축이 관광임을 인정한다면, 관광의 관점에서 모든 행정이 조율될 수 있도록 관광행정의 위상을 높이고, 인력과 업무 분장에 있어서도 제도적인 개선과 보완책이 최대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관광행정 담당자의 전문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교육과 연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거제문화예술회관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컨벤션기획사의 전문성을 갖춘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컨벤션기획사는 미팅을 기획, 운영해주는 전문직으로 총회, 회의, 연수 등을 지역에 유치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선진국의 많은 도시들은 컨벤션센터를 건립하고, 회의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컨벤션 분야는 하나의 산업으로 불릴 만큼 그 규모가 매우 크다. 컨벤션 참가자는 대부분 숙박을 겸하고 가족들과 함께 오는 경우도 많아 관광수입의 증대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정책 주도세력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으로 의회가 있다. 지방정부는 속성상 관광사업의 유치 또는 외형적 확장에 관심이 더 많다. 세수입뿐 아니라 임기 내 실적에 얽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정책이 올바른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예산의 배정 및 집행에 잘못은 없는지 등을 점검하는 것은 의회의 몫이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축, 해양수질, 레크리에이션시설, 공해 관리 등의 행정이 관광의 관점에서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지자체에 시정 및 개선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전문성을 갖추지 않고는 수행될 수 없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의회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시의원들은 우리지역에 가장 적합한 관광개발 및 발전의 형태가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거제도와 비슷한 환경의 국내와 국외 관광개발 사례를 수집하며, 이들과 상호 교류하여 그들의 시행착오를 배우고, 이를 거제관광에 응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관광발전에 대한 비전을 지역주민에게 제시하고, 주민의 의사를 수렴하며, 거제주민이 요구하는 관광개발의 형태를 의사결정과정에 반영해 나가야할 것이다.

이제 다음 달 말이면 지방선거가 일제히 실시된다. 거제의 관광발전에 리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열정과 추진력이 있고, 관광행정 및 의정활동에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인사가 당선되기를 기대해본다.

/거제대 교수

새거제신문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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