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어 이틀만에 … ‘안전망 설치’ 여론 확산
신·구 거제대교에서 최근 우울증 증세를 보이던 주부가 잇따라 투신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평범했던 주부를 자살충동으로 이끈 장본인이 「우울증」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폭과 함께 다리 난간에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울증세를 보여 왔던 주부가 지난 16일 신 거제대교에서 두 아이를 안고 투신했다가 자신은 헤엄쳐나왔으며 지난 18일에는 구 거제대교에서 또다른 주부가 투신, 다음날 오후 멸치운반선에 의해 익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18일 오후 10시께 구 거제대교 통영에서 거제 방면 200m 지점에서 주부 김모(30· 통영시 무전동)씨가 30m 아래 바다로 뛰어내렸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평소 심각한 우울증세를 보여 왔으며 지난 10일에도 죽고 싶다며 자살소동을 벌였다는 가족들의 진술에 따라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투신 30분 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거제대교 입구에 차를 세워뒀으니 찾아가라』며 투신사실을 알렸으며 구 거제대교를 지나던 조모(37· 통영시 북신동)씨가 목격,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오전 1시30분께는 신 거제대교 중간에서 우울증세를 보이던 주부 최모(28· 신현읍 장평리)씨가 3살 된 남자아이와 3개월 된 여아를 데리고 바다로 투신, 실종된 두 아이가 3일만에 익사체로 발견됐었다.
이와관련 일부 시민들은 『거제대교 난간을 높이거나 안전망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리없는 살인자 ‘우울증’
남자보다 여자가 두배 가량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우울증은 美 하버드 의대가 21세기 인류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은 요인 세가지(심장병, 우울증, 교통사고)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정신질환이 되어버린 우울증은 이 때문에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며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던 사람의 경우 자살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아 「소리없는 살인자」라고도 한다.
최근 신·구 거제대교에서 잇따라 발생한 주부 투신사건은 경찰조사 결과 우울증이 불씨가 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상당수 사람들은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 조차 인식하지 못하는데다 상담이나 약물처방 등 제때 적절한 치료조차 받지 못해 위험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울의 가장 큰 원인인 「학습된 무기력감(learned helplessness)」이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서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어 버리고 이는 곧 자살충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우울을 경험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몸 내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사람이 기쁘고 흥분될 때 분비되는 도파민이 부족해지고 우울을 경험하게 하는 세로토닌이 과다하게 분비될 경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울을 경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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