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어느 순간, 어디에서라도 재해발생은 가능하다. 재해는 대체로 반복되는 특징이 있으며, 즐김(wellbeing)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요즘엔 더욱 치명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는 무분별한 개발과 느슨한 의식에 의한 것으로 거듭 강조되어 사전준비가 요망되는 일이다. 특히 거제의 경우 지금부터 발생할 재해에 대하여 준비의식을 높여야 한다.

지난 날, 「매미(2003.9 제14호 태풍)」를 생각하자. 당했던 피해와 고통은 물론이고 그 여파와 진통이 다 가시지 않았다는 생각을 다시 상기하자.
거제의 여름은 분주하다. 탐방객이 증가하고 생업으로의 활동이 최고조에 이르는 등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특히 공무원(행정, 치안, 안전 등)들의 노고가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 지역 신문을 통해 관광거제를 염려하는 글이 난무하고 있지만 그리고 행정공무의 기능을 모두가 지적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론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부문이 많다.

거제시 행정은 이 무렵 행정집행에 대한 감사를 받았고, 부서에 따라서는 연중 최대의 탐방객이 몰리는 관광시즌을 통해 불철주야 입술이 부르트는 것을 감내하며 지도와 관리에 서비스력을 모았다. 그 사례로 지방의제21 전국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만난 공무원은 중식시간을 쪼개어 업무처리하는 노력을 보여 칭송받을 만 하였으며, 대부분이 휴가를 미루어 서비스 향상에 노력하였다. 이에 감사한다.

그러나 태풍과 같은 재해는 그 절기에 서서히 다가서고 있다.
우리지역의 태풍은 지금부터가 시작점이다. 그리고 지역의 대표적인 재해는 태풍에 의한 것이었다. 2003년 이후, 이러한 태풍재해는 매년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기에 2004년에는 중앙재해대책반과 협의를 하였고, 다시는 인재성 피해를 방지하자고 약속하였다.

시 행정 등 유관조직은 재해대비를 위해 실무적 기능을 점검할 시점이
다. 그리고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확인해야 한다. 대비란 피해이후의 복구과정만을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라, 구축한 예방시스템을 확인하고 미흡한 부문들을 보완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을 제안한다.
첫째, 시의 재해시스템 검토. 시는 재해의 내습에 대하여 다양한 보조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재해등에관한영향평가법, 자연재해대책법 및 재난관리법풍수해대책법시행령 등에 따른 재해대책기금운용관리조례, 재해대책본부의운영등에관한조례, 재해대책본부운영규정, 수방단운영조례 등이 그것이다. 이들을 검토하여 현실에 적용할 가상의 조직을 가동하고 문제점을 파악한 후, 수정하여야 한다. 2003년에는 이들이 충분히 가동되지 못하였으며 행정과 봉사단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점이 많았다. 파괴물의 수거와 구호품 보급, 전기와 식수공급, 도로복구 그리고 피해조사의 불명확 등은 많은 시비를 낳았고, 피해민들의 원성 또한 높았다. 따라서 마련된 시스템을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가동해 보아야 하며, 조직과 개인별로 충분한 기능을 확인해 두어야 한다.

둘째, 읍면동 행정조직의 구역별 정보파악. 16개 읍면동은 상황에 따라 행동준칙을 만들어 주민에게 알리고 협조를 당부해야 한다. 이는 읍면동의 사정이 다르고 마을마다 상황이 달리 발생할 수 있으며, 이마다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서야한다. 하나의 방편으로 방대한 피해에 대항할 순 없다. 더불어 피해복구에 필요한 기기들을 정비하고 비치하여 보급상황표를 관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셋째, 단체의 참여. 시민단체와 사회단체 등 지역의 모든 단체는 행정을 중심으로 각자의 기능을 나누어 실천해야한다. 특히 복구작업과 피해조사 등 기능을 세분화하고 읍면동별로 조직하여 활동전개 방법과 협조관계를 명확히 해둔다. 물론 읍면동의 협조관계가 확인되면 실제에 있어 가변적인 지원체계도 마련해야한다. 즉 특정 면의 피해가 극미할 경우, 최대피해지역으로 병합 활동지원체계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런 가변적 시스템의 흐름을 마련한다면 조직의 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지역민의 참여. 지역별로 마련된 지침과 활동기능을 숙지하고 실천한다. 우리는 민방위훈련 등 이미 경험이 있다. 재해를 대처하는 노력은 이와 유사하다. 우리의 안전을 대신할 다른 방책이 있을 것이라는 안일에서 탈피하여 능동적 대처의식을 지녀야한다.

2003년 태풍이후, 우리 모두는 재해피해복구와 예방에 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젠 잊어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와 같은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기상전문가나 환경전문가들은 이 시대를 순수한 자연재해란 없는 시대라고 한다. 이는 우리 삶이 소비중심으로 치달아 기후변화를 야기한다는 것과, 피해를 사전에 준비하여 최소화하지 못함을 지적하는 말이다. 고도로 발전한 과학적 도구를 이용하고 다양하게 활동하는 각종 단체를 활용하여 피해최소화와 극복대책을 마련하자.
이를 예견하면서도 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정신문화가 어리석었음을 의미할 따름이다.

이 헌/거제대학 교수·UN의제 경남시군협력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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