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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로 양도(兩道) 도지사와 의회의장들은 기초단체장들과 함께 관련 학자들의 의견을 듣는 세미나를 여는 등, 활발한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다. 거제에서도 3월4일 김태호 도지사가 방문하여 시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 한편, 「시민자치대학」에서 「남해안시대」를 주제로 강연하는 활동을 보였다.
한반도 지도를 살펴보면 남해안은 동쪽의 울산으로부터 부산을 거쳐 마산, 거제, 남해, 광양, 여수, 진도를 돌아 서쪽의 목포에 이르는 섬과 굴곡으로 이루어진 해안을 일컫는다. 울산, 부산, 광주 등, 3개 광역시와 경남, 전남 등, 2개 도(道)가 이에 속한다. 5개의 광역지자체 중에 이 지역 대부분의 해안선과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경남과 전남, 두 도(道)가 합심하여 남해안 시대를 열어 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김 지사는 거제가 천혜의 청정지역으로 그 핵심에 있으며, 「남해안시대」를 선도할 중추지역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면 과연 「남해안시대」란 무엇이고, 이를 이루기 위하여 거제가 감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우선 거제는 지형적으로 남해안의 어느 곳보다도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가지고 있다. 지리적인 접근성도 비교적 좋은 편이며, 현재까지 계획되고 진행 중인 사회 간접자본 투자 사업만으로도 5,6년 안에는 현저하게 개선될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아직은 바다의 청정도(淸淨度)도 좋은 편이다. 적지 않은 역사와 문화유산이 내재(內在)되어 있으며, 양대(兩大) 조선소를 주축으로 하는 세계적으로 톱(top) 수준인 산업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거제가 두 도(道)가 추진해 나갈 「남해안시대」 프로젝트에 선도적인 위치에 서려면 위에서 이루어지는 계획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우리 여건에 맞는 사업을 연구하고 설계하여 능동적으로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곧 거제의 비전이며 관철시켜 나아가야 할 과제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거제 시민에게는 앞으로의 살길이 지속적인 조선 산업의 발전과 장기적인 관광개발이라는 교감(consensus)이 잠재되어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엇(what)을 어떻게(how)하여 이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들어가면 상황은 어려워진다. 구체적이고 확고한 청사진을 만들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이 아님을 안다. 그리고 항상 상황이 변하므로 때에 맞추어 청사진을 수정 보완하는 어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또, 과거에는 주변 여건이 무르익지 않아 변수가 너무 많았다고 변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는 다르다. 중앙정부에서는 지역균형발전 안(案)을 우선정책으로 마련하고 있고, 우리 광역지자체에서는 수도권의 독주(獨走)와 충청권의 행정수도 개발로 위축될 수 있는 이 지역 개발을 상대적으로 푸대접 받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남해안시대」를 선언하여 정부를 압박하면서 타개책을 모색해 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면 광역지자체의 「남해안시대」 역점사업에 우리 거제는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 우선 조선해양산업의 활성화 지속 연한을 정확히 예측하여야한다. 그리하여 조선해양산업이 침체될 때 키워야 할 대체산업군(代替産業群)을 선정하여 육성하거나 유치해야 한다. 그리고 분야는 물론 IT산업과 같은 비교적 친환경적 산업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현재 수도권 기업/단체들의 지방 분산이 한참 시작하는 시기이므로 지금이 선호하는 기업/단체를 유치할 수 있는 호기(好機)일지도 모른다.
다음은 관광개발의 방향과 그에 따른 마스터플랜 만드는 일이고, 그에 따른 자금조달 방안의 모색이다. 이미 「남해안시대」 구상을 채택하기 위한 특별법제정을 이끌어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으므로 방안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지금은 도(道)가 기획하고 추진하는 「남해안시대」 역점사업과 정부에서 추진하는 지역균형발전 계획에 거제도의 환경 여건에 적합한 미래 사업이 반영되도록 아무쪼록 시기에 맞추어 온힘을 기울여 준비할 시간이다.
최 덕규/거제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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