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적 지원 가능한 대도시 '구립합창단' 대거 참가 ‥ "대회 취지와 맞지 않아" 지적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 참가가 원칙인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에 아마추어로 보기 어려운 대도시 ‘구립합창단’이 대거 참가해 대회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4년만에 치러지는 ‘제17회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는 9월 1일(금) 오후 1시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거제시문화예술재단은 전국 ‘아마추어 합창단’ 19개 팀이 참여한다고 보도자료로 최근 알린 바 있다.

재단이 공지한 참가신청 자격을 보면 ▶ 25명 이상으로 구성된 동성 또는 혼성의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에 한하며, ▶ 직업합창단‧학생합창단을 제외한 성인합창단으로 정해놨다.

참가 제외가 되는 ‘직업합창단’은 상임‧비상임 수준의 단원으로 구성된 ‘일정액의 정액급료를 자치단체로부터 지급 받는 합창단’이란 설명도 덧붙여놨다.

문제는 구립합창단이 직업합창단과 거의 다를바 없다는 것이다. 구·군립 합창단이 그간 주요 수상을 ‘싹쓸이’ 해왔고, 이번 대회에도 다수 구립합창단이 참가했다.

구립·군립 합창단이 주요 수상을 했다.

제16회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서울 마포구립합창단

올해 참가팀 면면을 보면 19개 팀 중 10개 팀이 ‘구립합창단’으로, 서울 9개 ‧ 부산 1개다.

구립합창단은 자치단체로부터 많든 적든 행정적 지원을 받는 걸로 보인다. 거제시문화예술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에 참가하는 구립합창단들은 정액급료를 받는 합창단이 아닌 걸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구립합창단’ 10개 팀 중 임의로 몇 팀의 해당 자치단체에 확인한 결과, 단원으로 볼 수 있는 지휘자 ‧ 반주자에게 급여 또는 사례비가 지급되거나, 그외 단원들은 의상비 ‧ 식비 ‧ 교통(버스) 편의 등이 제공되는 곳도 있었다. 참가 제외 기준이 모호해 보이는 까닭이다.

한 아마추어 동호인은 "정작 개최지인 지역 합창단들은 ‘들러리’ 밖에 안되고, 외부 전문합창단 좋은 일만 하는 격"이라며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의 확산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규정을 확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장승포 지역 발전’이란 당초 취지를 잃었다는 지적도 있다. 장승포 지역 소외 해소와 발전 취지가 합창제 최초 개최 요인 중 하나여서다. 평일 하루로 끝나는 행사가 돼버린 탓에 장승포 지역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평일 개최 보다 주말(토요일) 개최로 변경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동호인은 "아마추어 합창단이 직장을 휴무하고 합창제에 참가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고 전문 합창단에게 유리한 일정"이라며 "주말이라면 거제시민 모두에게 합창제 관람 기회를 주게 된다"고 짚었다.

한편, 이번 대회에 거제는 ‘거제드림싱어즈’와 ‘거제소나무합창단’이 아마추어 팀으로 참가한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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