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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복지재단의 정체는?고영주 /거제경실련 정책위원장

(재)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하 ‘희망재단’)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2012년 7월 31일 경상남도 도지사로부터 설립 허가증을 받은 이래 계속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 쟁점은 ‘희망재단이 「민법」 제32조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비영리법인인가? 경상남도지사의 허가만을 받았는가?’이다. 이것은 희망재단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다른 사회복지시설에 취업할 때, 희망재단 근무경력의 ‘채용⬝호봉 산정 경력’ 인정 여부의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슬프면서 우습게도 희망재단이 보건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은 법인이면 경력 인정, 경상남도지사의 허가만을 받은 법인이면 경력 불인정이라 한다.

먼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렇다. 희망재단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허가한 비영리법인이 맞다. 희망재단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허가한 비영리법인이면서 공익법인이고 재단법인이며 거제시가 출자⬝출연한 기관이라는 정체성을 모두 갖고 있다.

설립 허가증 하단에 떡하니 ‘경상남도지사’가 새겨져 있고 그 끝자락에 도지사의 직인이 찍혀 있는 데다, 설립 허가신청서도 경남도청에 제출하였으니 오해할 만도 하다. 이제 희망재단의 설립 허가를 내준 주무관청이 왜 보건복지부 장관이 맞는지에 대한 논리구조를 살펴보자.

민주주의 국가는 권력을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으로 나누어 통치한다. 소위 3권분립이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 행정권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헌법 제66조 제4항에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라고 명문화하여 행정 권력의 소속을 밝히고 있다.

이어 「정부조직법」은 ‘국가행정사무의 체계적이고 능률적인 수행’을 위하여 국가행정기관(세칭 ‘중앙정부’ 또는 ‘중앙부처’)의 설치⬝조직과 직무 범위의 대강을 정하고 있고, 제6조(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를 통해 행정권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할 수 있음(여기서는 큰 틀에서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자치단체 간의 관계만 살펴보자)을 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은 크게 자치행정과 위임행정으로 구분되는데, 자치행정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행정권의 구체적인 행사를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분여(分與, 각각의 몫으로 나누어 줌)한 것이고, 위임행정은 본래 중앙행정기관에 속한 행정권의 구체적인 행사를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맡긴 것을 말한다.

그런데 각종 인허가는 위임행정의 영역에 속하며, 인허가에 관한 행정권한을 분여하거나 이양하거나 양도한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위임(맡김)한 것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쉽게 비유하자면 지방자치단체는 인허가 행정의 ‘법률 대리인’쯤 되겠다.

또한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은 이 규정의 목적이 행정능률의 향상, 행정사무의 간소화 등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다 모든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은 이 행정사무의 주무관청이 중앙행정기관임을 제1조(목적)에서부터 명시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논란에 대해 법제처는 [법제처 18-0311, 2018.9.5., 부산광역시]를 통해 “위임 규정에 따라 시⬝도지사가 비영리법인의 설립 허가 등의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해당 비영리법인은 여전히 ‘보건복지부 장관 소관’의 법인이지 수임기관인 시⬝도지사의 소관 법인으로 그 성격이 변경되는 것은 아님”을 유권해석한 바 있다.

그렇다면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36조(보건복지부 소관) 제1항 제4호 나목에서 광역자치단체 소관의 범위를 “활동 범위가 해당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의 관할구역에 한정되는 법인. 다만,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 또는 특별자치도가 출연하여 설립한 법인은 제외한다”로 정한 것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이것은 법인의 활동 범위가 광역자치단체 두 곳 이상이면 주무관청인 보건복지부가 맡고, 활동 영역이 광역자치단체 한 곳으로 한정되면 광역자치단체가 맡는, 즉 보건복지부와 광역자치단체 간에 일종의 ‘업무 분장’을 했다고 보는 편이 적절하다.

마지막 한 가지, 형평성과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남았다. 누군가는 복지관으로 이직하면서 희망재단 근무경력이 인정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인정되지 않아 경력 인정과 호봉 산정에 불이익을 당했다. 그런데 그 누구도 경력 인정 문제에 이은 ‘호봉 산정 불이익’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았다.

만일 피해자가 임금채권 소멸시효가 3년이어서 청구하지 못한다면, 공신력 회복을 위해서라도 거제시, 희망재단, 옥포복지관 등은 피해자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 거제시는 이미 알고 있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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