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두호 거제시의원의 음주측정거부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힘 거제시의원들의 거제 민주당 규탄 기자회견이 5일 진행됐다. 김 의원의 사건도 사건이지만, 민주당 정치인 또는 관계자의 그간 음주 관련 사건들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정치적 공세인 셈이다.

국민의힘 기자회견은 전형적이자 의례적인 ‘정치 퍼포먼스’다. 회견에 참석한 기자들도 처음에 그렇게 느꼈다.

그랬던 느슨한 감정은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성명서를 보고 ‘충격’으로 전환됐다. 성명서 내용 일부를 읽고 나서다.

김두호 의원이 지난 3월 24일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거제 민주당원들은 다음날인 25일 소속 의원 사건은 아랑곳없이(?) 거제 명산 중 한 곳에서 여럿이 어울린 채 ‘막걸리 산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 정황을 회견장에서 확인하면서 필자를 포함한 기자들의 느낌은 뭐였을까.

회견장에 참석한 한 기자는 “일전에도 (거제 민주당이) 산행 음주로 구설에 오르더니, 이 시국에 어떻게 이럴수 있냐?”며 허탈해 하는 반응이었다.

‘정당정치’에 예속된 지역정치 실정에서 국민의힘 시의원들도 도리가 없었을 터다. 정파는 달라도 같은 공간에서 머리를 맞대고 정책을 논의하던 동료의원을 향해 공격을 해야했으니 난감해 하는 의원도 있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 의원 사건 직후 “우리 의회에서 가장 ‘에이스(Ace)’로 꼽히는 분인데 개인적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필자에게 토로한 바 있다.

이 정서는 국민의힘 성명서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당원 동지의 음주스캔들이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았고, 사법 절차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중략) 당사자의 사과문이 나온지 하루만인 바로 그 다음날 많은 거제시민과 전국의 관광객이 오가는 거제지역 명산에서 음주 행위를 하는 도무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중략) 이토록 처절히 외로운 근신의 사투를 홀로 하고있는 당원 동지에게 작은 용기는 못줄지언정 술과 함께 등산하며 더할 나위 없는 평안함으로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지역위원회의 단합을 과시한다는 것은 당원 동지도 거제시민도 보지않겠다라는 안하무인의 극치를 보여주는 오만함이다.”

파상 공세에 나선 상대 정당의 성명서에서도 되레 안타까움이 묻어날 정도다.

정당들의 내부사정을 어느 정도 인지하는 필자가 보더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민이 보더라도 거제 민주당의 행보는 이해하기 힘든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거제 민주당의 공식 입장 표명은커녕,

본의 아닌 사건으로 ‘처절히 외로운 근신의 사투를 홀로 하고 있는’ 소속 의원은 안중에도 없이,

이렇듯 정치적 파장이 진행중인 바로 그 시점에 ‘산행 음주’를 하며 환히 웃는 그 현장을 SNS에 전파하는 그 사실을,

보편 상식으로 이해가 가능한지 되묻는다.

그것이 거제 민주당의 ‘정체성’인지를.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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