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조선소와 연계 맞춤형 조선인재 양성 대학으로
시민 협의체 구성 추진해야

지난 2003년 4월 시장 보궐선거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김한겸 현 시장은 「거제대학 4년제 승격추진 및 수도권대학 거제분교 유치」를 「거제학사」마련과 함께 교육행정 분야 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시장은 지난해 2월 뉴스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공약을 다시한번 상기시켰다. 「시장 임기 중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거제기획단 발족, 투명한 인사행정 실천, 거제대학 4년제 승격추진 및 수도권 대학 거제분교 유치,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거제학사 마련」을 꼽았다. 임기내에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는 포부도 재차 밝혔다.
김 시장의 임기가 중반을 넘어선 지금, 이들 공약은 어떻게 돼 가고 있을까. 좋게 표현하면 「절반의 실천」이요 나쁘게 말하면 「지지부진」이다. 거제시가 자체적으로 단행할 수 있는 사안(거제기획단 발족 등)은 일정부분 성과를 얻고 있으나, 유관기관 등의 협조를 얻어 추진돼야 할 사안(거제대 4년제 승격 등)은 거의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김 시장의 거제대학 4년제 승격 추진 공약 이후,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예전보다 크게 확산되고 있다. 「4년제 대학」추진을 위한 주변여건도 한층 더 성숙돼 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던 거제시의회도 최근들어 「거제대 4년제 추진을 위한 시민협의회」결성추진 등 적극적 대응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巨濟大, 왜 4년제로 가야하나

거제대가 4년제로 가야 할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 조선산업의 거제 존속에서 찾을 수 있다. 지역내에 세계굴지의 대형조선소 2개소가 성업 중이고, 두 조선소에 필요한 인재를 지역대학에서 충실히 양성해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다면, 더 바람직한 「산학협력」모델은 없기 때문이다.

전국 대학의 조선관련 학과 정원축소 추세도 거제대를 조선인력 양성의 전문 대학으로 받돋움 시키는 새로운 계기가 되고 있다.
거제대학이 자체 분석한 「조선산업과 연계한 4년제 종합대학 개편 타당성」자료에 따르면 전국대학의 조선관련 학과 및 전공을 분석한 결과 학과는 다양하게 개설돼 있으나 실무에 필요한 학습과 실습 내용은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다는 평가이다.

모집인원도 조선관련 학과가 있는 13개대 중 지난해 정원이 1천6백19명(학부기준)에서 올해는 1천5백95명으로 소폭이나마 약간 줄었다. 그것도 서울대·부산대 등 주요 6개대학의 조선해양공학부가 정원축소(8백86명에서 8백66명으로)를 주도하고 있다.

이같은 조선인재 공급의 위축은 향후 조선산업 전반의 위기와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90년대 이전까지 세계조선산업을 주도하던 일본이 조선을 노동집약형 하등산업으로 인식해 기술개발과 인재육성을 소홀히 하면서 곧바로 세계1위 명성을 한국에 넘겨 준 선례가 그것.

특히 일본의 조선시장 재정비와 중국의 추격이 급피치를 올리는 상황에서, 향후 20년 후를 내다보는 조선인재 육성을 소홀히 할 경우 머잖아 우리도 세계1위 자리를 다시 내 놔야 할 판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조선산업을 노동집약형 하등산업이 아닌 첨단산업으로 인식해 필요한 인력을 꾸준히 양성하고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창출해 낼 때 한국의 조선산업 미래도 그만큼 밝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제대 측은 국내 주요대학의 조선관련 학과 정원축소 등의 위기사항은, 역설적으로 거제대가 4년제로 발전할 수 있는 새 활로를 트는 기회라고 진단, 「거제의 조선산업이 무너지면 거제의 미래도 없다」는 인식아래 거제대를 조선인재 육성의 메카로 육성 발전시켜 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거제대를 4년제 종합대학으로 개편하고, 그 중심에 조선관련 학과(조선해양공학부)를 신설해 지역대학에서 지역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수급하는 이른바 「산·학·연·관」시스템 을 구축하는 것이 거제대를 살리고 지역경제의 근간도 살리는 「두마리 토끼사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巨濟大, 4년제 여건은 충분한가

거제대가 조선해양공학부를 주축으로 한 종합대로 나아가야 할 또다른 이유로는 조선업체수(전국 9백32개소)에서 거제(진해포함)·통영지역에 분포된 수가 전체 40%가 넘는 4백여업체가 자리하고 있고, 규모면에서도 가장 으뜸이며, 직원수도 전국 조선산업 종사자의 절반이상이 이 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이 꼽힌다.

인구 분포에 의한 종합대학 추진 타당성에선 교육도시로 일컬어지는 인구 34만명의 진주에 4년제대학 4개, 2년제대학 2개가 있고, 인구 14만의 통영에 4년제 1개, 14만의 사천에 2년제 1개가 있는 반면, 인구 20만을 눈앞에 둔 거제는 아직까지 전문대학 1곳에 머물 뿐이다.

따라서 진주, 사천을 제외한 동남부 경남권에선 인구수가 가장 많은 거제시에 4년제 대학추진은 가장 많은 타당성을 갖고 있으며, 현재의 거제대를 4년제 종합대학(조선해양공학부 주축)으로 개편할 경우 거제·통영·고성 등 3개시군의 접근성으로 미뤄 그 가능성이충분한 것으로 거제대 측은 분석하고 있다.

거제대를 특성화된 4년제 종합대학으로 개편 운영할 경우 자체(거제) 진학 수요도 현재 3백50여명에서 최소 1.5백(약6백여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거제대 측은 내다보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생 수를 기준으로 한 분석에서도 거제지역내 연간 2천2백여명의 졸업생 중 30%를 입학시키고(6백60여명), 외부 지원자를 끌어들인다면 편제 3천명 안팎의 종합대학 변모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거제지역 인구가 꾸준한 증가세에 있고, 지역경제의 지속적인 안정성으로 볼 때 취업전망도 좋은 편이며, 정부의 지방대학활성화 정책에다 지역출신 인사가 교육부 차관까지 맡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지원 또한 크게 기대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지역경제 활성화가 지역경제의 최대 화두라면 거제대의 4년제 종합대학 개편은 또 다른 경제활성화 유발효과는 물론, 민간자본 외지유출 방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巨濟大, 4년제 개편 옳은 방향은

거제지역내에서의 2개 대학은 생존경쟁 면에서 거의 불가능한 편이다. 7개 고교 졸업생 70% 이상이 타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에서 신입생 확보에 애로를 겪어 자칫 공멸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학간 통폐합 방침에도 역행해 정책적인 지원도 받기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지역대학도 살리고 지역경제의 근간인 조선산업도 살리기 위해서는 지금의 거제대를 4년제 종합대학으로 개편 추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데는 많은 시민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그 방법에 있어 현재의 거제대를 사립 4년제로 확대 개편하는 방식과, 거제대를 같은 대우재단 소속의 아주대학교 분교로 개편하는 방식, 거제대를 시립 도는 도립 4년제 대학으로 변경하는 3가지 방식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거제대학을 사립종합대학으로 승격 발전시키는 방안은 지역민과 밀접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고, 산학관연 공동활용이 가능하며, 거제의 카이스트로 발전할 수 있는 기대효과가 있지만, 시설 및 인력확보를 위한 재정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아주대학교 분교로 개편될 경우 대학인지도가 한순간에 높아지고, 재정부담도 상대적으로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학교법인은 물론 양 대학, 거제시와의 합리적인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걸림돌이 많은 게 흠이다.

시립 또는 도립 4년제로 변경할 경우 학생들의 등록금이 저렴하고, 취업률에 대한 기대효과도 높으며, 정부는 물론 거제시의 적극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지금의 교직원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巨濟大, 4년제 뭐부터 준비해야 하나

거제대를 지금의 2년제에서 조선해양공학부를 주축으로 한 4년제 종합대학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같은 공감대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특정인이나 특정기관만이 나서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거제시와 거제지역 조선관련 업체, 거제대학 등이 지역의 현안사업으로 인식하고 적극 대응하고 지원한다는 자세가 우선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계각층 인사가 참여하는 「거제대 4년제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이 기구를 통해 보다 심도있고 깊이있는 논의와 대응이 지름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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