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민원인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겠다며 새롭게 바꾼 자리배치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20일부터 부서의 자리를 새롭게 배치했다. 종전의 자리배치는 담당 계장(6급)이 입구에서 가장 먼 쪽에 창문을 등지고 자리를 잡으면 계장을 중심으로 좌·우측에 계원들의 책상이 배치되는 T자 구조였다. 통상 연차가 높은 순서대로 자리잡기 때문에 신규 직원일수록 입구 가까이에 자리하는 구조다.

그러나 이같은 자리배치는 입구 쪽에 자리 잡은 신규직원이 민원인을 응대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행정절차 안내 미숙으로 이어지곤 했다.

이같은 지적에 따라 거제시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계장자리를 배치해 민원 만족도를 높이기로 했다. 우선 민원인 응대가 많은 허가과, 도시계획과, 건축과, 도로과, 상하수도과, 시정혁신담당관실, 홍보담당관실 등 8개 부서의 자리를 새롭게 배치했다. 거제시는 이들 부서의 자리를 시범적으로 바꿔보고 성과 여부를 평가해 다른 부서의 자리배치도 새롭게 해 나갈 계획이다.

행정경험이 많은 계장이 먼저 민원인을 응대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이 이뤄져 업무처리 시간도 크게 단축되고 민원인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게 거제시의 생각이다. 시는 또 이같은 자리배치로 같이 일하는 직장 분위기도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계장들 입장에선 많게는 10여명의 계원들을 관리하고 전체적인 업무를 파악해야 하는데 민원인 응대에 매달리다보면 오히려 업무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연차가 높은 직원일수록 중요한 업무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거꾸로 된 자리배치는 계원 간의 소통과 업무 집중도도 떨어뜨릴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3년차의 한 공무원은 “보수적인 성격이 짙은 공무원 사회도 점차 변화하는 것 같아 이번 자리배치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긍정했다.

모 계장은 “우스개 소리로 ‘벌칙 자리’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며 “밖에서 보기엔 좋을 수 있겠지만 실제 업무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배치가 옳은 것인지 의문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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