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는 틈타 치우자 범시민대책위 재설치 및 규탄회견

대우조선해양이 회사 매각에 반대하는 범거제시민대책위원회 천막 농성장을 설치 180여 일 만에 강제로 걷어치워 범대위와 대우조선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 반대 지역경제 살리기 범거제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시민대책위)는 지난 11일 오전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 정문 앞에서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 사측의 기습적인 천막 농성장 철거 행위를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우조선 경영진이 10일 오후 4시경 회사 정문 앞에 설치돼 180일 넘게 운영된 범시민대책위 천막 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했다"며 "범대위 소속 지킴이가 없는 일요일 오후를 틈타 기습적으로 감행한 비겁한 도발이다.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천막 농성장은 특혜 매각 협상을 막아 노동자 생존권을 지키자고 설치한 곳으로 올해 5
월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현장 실사 저지를 위해 설치한 이후 폭염과 태풍, 비바람과 싸우며 시민들이 지켜낸 곳"이라며 "대우조선 경영진이 천막 농성장을 탈취한 것은 시민들의 매각 반대 투쟁에 대한 공격이며, 회사를 지킬 의사가 없음을 안팎으로 선언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해외 당사국과의 기업결합 심사를 앞둔 시점임을 감안할 때 이곳을 없애려는 의도는 대우는 물론 산업은행, 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이라는 현대 자본과의 일치된 모의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온갖 수단을 동원해 매각 반대 여론을 억누르겠다는 치졸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범시민대책위는 "이성근 대우조선 사장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시민에게 사과하고 농성장을 즉각 원상 복구할 것을 촉구한다"며 "시민 동의와 지지가 없는 기업 합병이 성공할 리도 없고, 시민을 적으로 돌린 기업이 지역에서 오래도록 성장하기란 더더욱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 현대 재벌, 대우조선 경영진의 합의된 노골적인 공세가 분명해졌다"며 "이에 맞서 범시민대책위도 전열을 가다듬고 더 강고한 의지와 연대로 우리 삶의 터전을 지켜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우조선 사측은 농성 천막이 수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범시민대책위에 농성장 철거를 요청했다. 하지만, 범시민대책위는 지난 7일 회의에서 천막 철거가 범대위 활동 중단이나 매각 찬성으로 비칠 수 있고, 기업결합 심사 등에 악선전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의견 등에 따라 천막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후 대우조선 사측이 지난 10일 오후 천막 농성장을 불시에 철거하면서 이에 반발한 대우조선 노조가 범시민대책위 천막이 있던 자리 앞에 따로 노조 차원의 매각 반대 천막 농성장을 설치했다. 노조는 "사측의 만행에 가까운 강제 천막 철거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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