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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과 리더십원순련 /미래융합평생교육연구소 대표

“늦은 시간까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그리고 운동장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경기를 한 것 같다. 하나가 되었기에 오늘의 이 영광을 안게 되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12일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승리하여 사상 최초로 결승행을 만들어낸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누빌 때 한 정정용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다.

분명 U-20의 영광은 어린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인내, 그리고 고된 훈련으로 이루어진 땀의 결과임이 맞다. 그러나 이 영광의 뒷길에는 이 팀을 지금까지 이끌어 온 정정용 감독의 조용한 카리스마를 갖춘 리더십leader ship)의 원천이 있었음에 더 큰 힘을 실어주고 싶다. 리더십(leader ship)이란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의 역량, 즉 지도자로서 구성원 개개인의 힘이 잘 발휘 될 수 있게 하면서, 이와 함께 그 조직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도록 화합과 단결을 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리더십의 개념을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조직으로 들어가 보면 이런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도 드물고, 무엇보다도 리더십보다 앞선 팔로(follow)의 힘이 더 비중 나가는 현실이어서 진실 된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예전 리더(leader)의 조건은 지능, 성실, 정서적 안정, 조화로움 그리고 어떤 외향성을 갖추었는지에 관점을 두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리더십의 성향은 변화하고 있다. 위엄적 리더십, 독재적 리더십, 민주적 리더십, 변혁적 리더십 등 다양한 리더십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스포츠계의 리더는 대부분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하는 거점적 리더십을 활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U-20을 성공으로 이끈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leader ship)은 다른 지도자와 달랐음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팔로의 마음을 훔치는 리더’(랍 커피, 가레스 존스 공저/김정은 역)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팔로의 마음을 훔치지 않고서는 빛나는 리더가 될 수 없다고 한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팔로의 마음을 훔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리더가 팔로의 마음을 훔치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팔로는 절대 아무나 따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리더leader)와 팔로(follow)는 서로 선택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특히 팔로의 마음을 훔치는 일에 개인 고유의 차이점을 활용하고 진정성 있는 승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황에 따른 통찰력을 가지고 변모할 수 있어야하고, 마지막엔 팔로들과 친밀감과 거리감을 조절하며 조직력을 구사 할 줄 알아야 한다.

U-20을 4강으로 이끈 정정용감독은 현역시절 무명의 선수였다고 한다. 29세 젊은 나이에 부상으로 은퇴를 해야 했고, 축구선수로서의 가장 선망의 대상이 되는 태극마크도 달아보지 못했지만 은퇴 후 명지대학교 박사과정을 거치며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중학교, 고등학교, 실업팀의 지도자로서의 길을 걸을 때 그가 보여준 성실성과 열성이 인정되어 지금의 U-20을 책임지는 자리까지 온 것이다. 정정용감독이 U-20팀을 이끌어 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고수해 온 리더십의 기본이 바로 ‘원 팀(One Team)’ 이었다고 한다.

원 팀(One Team)'은 축구에서 한 몸처럼 움직이는 잘 조직된 팀을 일컫는 흔한 단어이지만, 정작 ’원 팀‘이 그라운드에서 실제 구현되는 모습을 보기는 힘들다. 각자 다른 신체조건과 기술, 생각, 환경을 가진 22명을 하나로 아우르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한국 축구팬들은 12일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2019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원 팀’을 볼 수 있었다. 흰 유니폼을 입은 11명의 선수가 오직 ‘대한민국의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한발 더 뛰고, 몸을 던졌다. 선수단 중에는 이미 해외 프로리그와 K리그 등 성인무대에서 자리를 잡은 선수들도 상당수 있었지만 이들에게도 조그만 스타의식도 찾을 수 없었다.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고, 벤치에서 환호하며 마치 한 몸처럼 움직였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서로를 배려하는 언행과 행동과 눈빛이 참 매력적인 팀이다.

이런 경기 장면은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질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리더(leader)와 팔로의 진정성을 잇는 교감이 이루어져야 하고, 팔로인 선수 모두의 마음을 훔쳐놓지 않고는 경기 장면마다 양보와 격려와 칭찬, 그리고 위기를 막아내는 근사한 모습이 나올 수 없는 일이다.

무명의 실업축구선수 출신으로 이 대회전까지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지도자인 정 감독은 이 대회에서 경기마다 현란한 전술로 승리를 잡아내며 떠오르는 명감독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전술 뿐 아니라 선수들을 하나로 만드는 조직력의 마법까지 보여주며 끝내 기적을 만들었다. 랍 커피의 말처럼 선수 모두의 마음을 그는 이미 훔쳐 낸 후 이 경기를 치루었으니 당연히 승리를 거머쥔 것이 아닐까?

이 세상에서 ‘만남’이란 참 대단한 것이다. 화강암은 석공을 만나면 돌다리가 되고, 예술가를 만나면 석굴암의 석불도 된다. U-20의 선수들의 기량도 대단하지만 사람향기가 나는 리더를 만났기에 오늘의 승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이제 마지막 경기가 남았습니다. 남은 한 경기도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인사하는 그의 뒷모습에서 오랜만에 리더십(leader ship)의 참 모습을 보 여 주어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행복한 새벽을 안겨주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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