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시론
미세먼지, 침묵의 살인자서한숙 /거제스토리텔링협회 대표

수평선이 사라지고 지평선이 사라지는 것도 한 순간이다. 미세먼지에다 짙은 안개가뒤엉켜 어떤 경계선마저 사라지는 모양새다. 당황한 나머지 하늘을 향하지만 하늘빛을좀체 찾아볼 수가 없다. 파아란 하늘은 오간 데 없고 황갈색 일색이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의 날씨는 ‘맑음’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여전히‘나쁨’이고, 초미세먼지는‘매우 나쁨’이다. 맑은 날씨임에도 정작 미세먼지에 가려 하늘빛을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다.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 경보에 놀란 우리가 일상처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것이 눈에 보이는 먼지라면 툭툭 털어버리면 될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적 이슈가 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데다 입자가 아주 작아 쉬 털어버릴수 있는 물질이 아니다. 대기 중에 떠돌다 인간의 호흡기로 침투하는 순간, 폐나 기관지에 달라붙어 건강을 위협하는 침묵의 살인자와도 같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물질이 보이는 물질을 지배하는 현실이다.

미세먼지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않다. 뒤늦게나마 정부는 미세먼지를 인위적 요인으로 발생한 재난으로 지정하고, 범국가적인 기구를 구성하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인다. 이른바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한것이다.

따라서 수도권지역에서만 시행했던‘대기관리권역 지정제도’를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과 인접지역까지 확대 적용한다. 또한‘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의설치운영도 강행규정으로 바뀐다. 유치원과 초·중·고 교육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정화 설비가 의무화됨은 물론이다. 그밖에도 경유, 휘발유보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은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구입을 일반인에게도 허용하는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줄을 잇는다.

이렇듯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한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솔깃한 느낌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최근 ‘미세먼지 범부처 프로젝트 사업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로 유입된 미세먼지의 대부분이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로 남동풍이 부는 여름에는 30프로에 불과하지만, 편서풍이 부는 겨울과 봄에는 대부분(80%)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편서풍을 따라 바다를 건너온 중국발 오염물질이 우리나라의 오염물질을 자극해 급기야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그런 만큼 고농도미세먼지로 인해 온통 황갈색 하늘빛에 잠긴 우리나라는 피해국가가아닐 수 없다. 나라 바깥에서 비롯되는 보이지 않는 물질로 인해 국민들의 생명이 위태위태하지만, 한가롭게 주요 원인을 나라 안에서 찾고 있는 격이다. ‘맑음’이라는 일기예보와는 상관없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우리 삶의 미세한 부분을 장악해 이정표를 잃게 하는 현실이다. 오랜 민생고에 허덕이는 서민들은 하늘만 바라보고 사는데, 푸른빛은 고사하고 암울한 기운마저 감돈다.

무릇 피해자가 있으면 응당 가해자가 있는 법이다. 그렇듯이 피해국가로서 우리나라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에 걸맞는 국가 간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물어물하는 사이에 가해국가가 도리어 피해국가에게 으름장을 놓을 수도 있다. 주객이 뒤바뀌는 가운데 책임을 전가시키는 경우가 어디 한 두 번이던가.

따라서 편서풍이 불어올 때마다 미세먼지가 심해진다는 이유로 뜬금없이 ‘편서풍’을 주범으로 몰아서는 안 될 일이다. 어느 나라에서 비롯된 현상인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다양한 관점으로 논증된 연구 결과가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는 만큼 따질 것은 분명히 따져야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 국민이 우리 땅에서 마음 놓고 푸른 공기를 마실 수가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에서 놓여나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거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