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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유연성[건강칼럼] 염용하 /용하한의원 대표원장

간혹 융통성 없이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을 보면 ‘허파가 뒤집어 진다’라는 표현을 쓴다. 폐는 숨 쉬는 기관이니, 들숨과 날숨이 자연스럽게 되지 않아 숨 막혀 힘들어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는 잘못된 길로 가는 사회다. 어느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중요한 일들이 결정되고 행해져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기 확신에 가득 찬 생각으로 남의 입장을 조금도 생각해주지 않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사람이 가까이 있다면, 삶이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다.

숨 막히고 답답한 소통절벽의 난간에 서서 한숨과 원망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삶이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노력과 방법으로도 고집불통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지금까지 와는 전혀 다른 방법을 찾거나, 지혜로운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인식전환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 매일 똑같은 잔소리와 화를 내어 봐야 내 혈압만 올라가고 불쾌지수만 높아져 같은 공간에 있는 불편함만 늘어간다.

융통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본인이 하기 싫은 여러 가지를 직접 체험해 보고, 이야기도 듣고, 생각을 나누는 계기가 있어야 된다.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런 일에 자신이 옳고 바르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자기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 생각이 달라져야 삶이 달라지고,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이 바뀌고, 일에 대한 부드러운 유연성이 생긴다. 자기 생각에 빠져 사는 편견과 독단의 위험성은 살아가면서 늘어만 간다.

재테크를 할 때도 남이 하지 않는 어이없는 투자를 좋아하지만, 정작 살아가면서 팔아야 할 때는 어느 누구 하나 눈길을 주는 사람이 없다. 같이 사는 식구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조건 옳다고 우겨대는 모습에 한두 마디만 건네도 버럭 화를 내어 차근히 따져보고 의논할 분위기는 안 된다. 생각의 보편성이라는 기본 토대가 되어 있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만 보고, 그것이 전부라는 잘못된 확증을 가지는 고집불통의 사람이 곁에 있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온몸이 뻣뻣하게 경직되고 저려 온다.

자기주장만 계속하는 것을 듣고 있자니, 괴롭고 힘들다.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입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타깝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이 경험한 소수의 사람들 이야기를 전부라고 생각하는 모습은 어이가 없다.

만나면 업무상으로 보는 것처럼 원칙, 예절을 따지고, 딱딱하여 인간적 재미가 없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는 모습이 없고 상대의 생각을 읽으려는 노력이 없이 일방적으로 자기 할 말만 하고 끝내니, 인기가 없다. 사람이 바쁘다보면 인사도 제대로 못할 때도 있고, 각별하게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게 우리의 모습인데, 자기 대접 안 해줬다고 투덜거리는 모습은 ‘한참 수양을 더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존심, 체면이 상해서 화병이 난다. 심장병, 두통, 뇌졸중, 소화불량으로 고생한다. 매사에 남의 행동이 못마땅하여 톡 쏘면서 세련되지 못한 감정표현을 하니 한번 겪어본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사회단체장을 맡아서도 기존 관례보다는 자기 고집으로 밀어붙여서 사람들과 불화가 심하다. 행사장에 갔을 때 자리 배열이나 축사 순서가 자기 마음에 들게 앞에 있지 않으면 불쾌하고 무시당했다는 생각으로 아는 사람은 다 알 정도로 표정과 행동에 묻어난다.

부모로부터 엄격한 교육을 받아 자기표현에 능하지 못한 사람의 굳은 생각은 삶을 살아가는데 큰 짐이 된다. 억울하게 당해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꾹 참고 지내다보면 어느 순간에 임파 결절, 임파암, 등·어깨·목·허리에 담 결림이 생길 수 있다. 이것은 이렇게 해야 하고, 저것은 저렇게 해야 된다는 생각이 고착화되어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쌓여 근육도 굳어지고 혈액순환도 잘 안 되며 임파 기능도 문제가 생긴다. 위장에 경련성 통증이 와서 응급실을 가는 경우도 있다.

융통성이 많아 시원스러운 성격의 사람을 모두 다 좋아한다. ‘그럼요, 그럴 수도 있죠, 좋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편안하게 하시면 되죠’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에 부담이 사라진다. 인기 만점의 행동으로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큰 매력 중 하나다. 외유내강으로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고, 안으로는 자기가 넘지 않아야 할 선을 지키는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다.

부드럽지만 능글맞지 않고, 삶에 있어 일관성이 있지만 지인의 삶도 존중해주며, 실수에 너그러워 가볍게 눈감아 주는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행복하다. 그렇다고 너무 잦은 실수와 잘못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 스트레스로 병을 만드는 원인 제공자가 될 수 있다. 문병 가서 보고 싶지 않으면 잘해 준다고 함부로 대하지는 말자.

생각의 오픈은 삶을 살아가는데 부드러운 목화솜과 같다. 피리와 같은 관악기의 아름다운 소리는 열고 닫는 적절한 정도에 따라 다르다. 융통성이 부족하여 아집과 생떼를 쓰면 퉁명스럽고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나오고, 융통성이 있으면 자신과 주위사람의 마음에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선율이 선사되어 먼 훗날에도 멋진 추억거리로 남을 것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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