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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옥문석 /한국시인협회회원

춥던 겨울이 지나면서 봄바람이 살랑거립니다. 산수유가 피더니 매화도 살며시 미소를 짓습니다. 봄의 교태(嬌態)가 이런가 봅니다. 봄의 전령은 산골 도랑물소리와 살랑거리는 봄바람입니다. 움츠렸던 보리도 나플나플 잎새를 나부낍니다. 마늘밭도 짙은 초록을 만듭니다.

김동환의 시를 박재란이 불러 우리들에게 친숙한 노래가 이 흉흉한 세월에 마음을 달랩니다.

“산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데/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밀 익는 오월이면 보릿내음새/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이처럼 봄바람은 사람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 넣습니다. 올해 봄은 왠지 그 어느해보다 스산합니다. 대인춘풍(待人春風 待己秋霜). 채근담(菜根譚)에 있는 말입니다. 다른 이를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관대하게 하고, 내가 나를 다스릴 때는 가을날의 차가운 서리처럼 엄하게 하라는 뜻입니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은 움츠렸던 모든 생명을 춤추게 합니다. 이럼에도 올해의 봄은 썰렁합니다. 모든 게 꺼꾸로 돌아 가는 것 같습니다. 분노의 정치가 우리네 소시민(小市民)은 눈길을 어디에다 둘 지 모르겠습니다.

지지난 해인가요. 정부에서 느닷없이 원전을 폐기한다고 했습니다. 국민들은 어리둥절했을 것입니다. 그 어떤 토론이나 타당성을 생략한 채 대통령 훈령 한마디로. 원전가동 업체가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하루 아침에 쑥대밭이 되었죠. 종사자들도 아닌 밤중에 홍두깨 마냥 예기치 못한 실업자가 되었습니다. 정부가 자국의 원전을 폐기한다면서 그것을 수출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실태가 아이러니합니다. 이 부조화를 어떻게 읽어야 합니까.

국민 72%가 원전 가동을 원하는데도. 원자력 발전보다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먼저 중단해야 한다고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전이 미세먼지 제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세먼지 재앙은 석탄화력과 경유차, 화석연료 퇴출에서 출구를 찾아야 합니다. 기후변화 원인과 같이 미세먼지는 화석연료의 찌꺼기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을 국정과제로 설정했습니다. 30년 된 늙은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임기내 폐쇄,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확대가 그것입니다. 건설하고 있거나 계획중인 석탄화력발전소가 20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정부는 석탄발전량 비중을 2017년 기준 45.5%에서 2030년에 36.1%로 낮춘다고 합니다. 이럼에도 오염물질 배출량은 계획과 무관하게 꾸준히 늘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하늘도 땅도 구별 못하게 미세먼지가 온 천지를 뒤덮고 있는데도 정부는 무엇을 하는지. 숨쉬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 근원을 우리들은 묻습니다. 탈원전은 나중 문제 아닌가요. 비전문가들이 전문가를 제치고 설치는 이 현상이 블랙코미디 같습니다. 국민은 미세먼지에 갇혀 마스크 세상을 만드는데. 국무총리는 통렬한 반성을 한다고 합니다. 가시적인 실효성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미세먼지 천국입니다. 처음 접하는 현상입니다.

비정규직을 없애고 일자리 만들기를 정부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럼에도 일자리는 줄고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할 토양을 가꿔도 시원찮을 판에 그 판을 허무는 정책이 상존하니 일자리가 늘어 나겠습니까. 근본적인 문제는 뒷전이고 일자리만 찾으니 문제인 것입니다. 지난해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기업이 807곳, 회생을 신청한 기업이 980곳이랍니다. 사상 최대치랍니다. 3년 연속 감소하던 개인 도산도 2018년 13만 4602건으로 증가세랍니다.(서울회생법원) 노동계 등살에 못견뎌서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도 엄청나답니다.

본말이 전도(本末顚倒)된 현상인 것입니다. 일자리 만들기는 기업이 하는 것 아닌가요. 정부가 설친다고 되나요. 기업에게 그 토양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요.

이명박 정부에서 심혈을 기울인 4대강 보(洑)를 허문답니다. 불현듯 생전 아버지의 말이 떠오릅니다. "이목댐을 막아서 농사를 편하게 짓고 있다." 천수답은 천수답대로 여름 농작물이 자랄때는 물의 전쟁이었습니다. 물 잡는다고 야단법석이었습니다. 물이 천금이었습니다. 들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름에는 물꼬 싸움이 다반사였습니다. 밤에 몰래 들녁에 나가 물꼬를 돌리는 행위 때문입니다. 벼가 한참 자랄때 심한 가뭄이 들면 ‘물 사냥’이 진풍경입니다. 냇가 웅덩이를 한없이 파 내려가는 일입니다. 숨차고 힘들게 파도 물이 나오지 않으면 절망합니다. 이럼에도 물찾기는 멈출 수가 없습니다. 이러다 비가 내리면 가뭄에 단비라며 농부들의 기쁨은 하늘을 찌릅니다. 가을에 쭉정이를 거둬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주보 주변 농부들의 절규가 가슴을 치는 이유입니다. 환경론자들의 서글픈 이론이 서글퍼집니다. 이게 이념의 잣대로 재단할 문제인가요. 보수정권이 만든 보라서 보기싫고, 정치논리로 적폐라서. 녹조가 발생해서 못쓰기 때문이랍니다. 물 자체가 없는 것보다 백번 나은 것 아닌가요. 우리나라는 세계 물부족 국가로 첫번째랍니다.

4대강 사업할 때 각 분야 전문가 1150명을 자문위원으로 참여시켜 따져보고 공사를 했답니다.(심명필 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 근원적인 문제는 뒤로 한채 환경논리만 앞세워 때려부수는 것은적폐가 아닌지요. ‘보 해체 경제성 평가’는 조작에 가깝다고 합니다.(한삼희 조선일보 논설위원) 1971년 한강 홍수로 영등포가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그후 전두환 정권 때 한강개발로 물난리가 사라졌습니다. 고향마을도 여름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댐 설치 이후 물난리도 고단한 농사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야말로 신적폐인 것입니다. 농사철 물부족 비애를 떠안고 사는 농부들의 가슴앓이를 헤아렸다면. 얼치기 환경운동가나 어용학자들의 논리가 정책에 덧칠을 했을까요. 오염원을 차단하고 정수처리하는 문제는 뒷전이고 헐고 보자. 참 딱한 일입니다. 철거비용으로 샛강을 정비만 해도 강물은 달라질 것입니다. 심한 가뭄이 들면 농부들의 가슴엔 화산만 폭발합니다. 위정자들이여 그들의 애타는 마음을 한번만이라도 헤아려 보세요.

왜 이런 일들이 일어 날까요. 지난 세월에다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니 모든 게 적폐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이 건전한 민주사회인지 궁금합니다. 전직 대통령 두명이 감옥에 있고 대법원장도 감옥에 가고 이게 적페청산의 정점인지.

역사를 재단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던데. 하기사 문재인 정부 첫번째 과제인 적폐청산(積弊淸山)이 정의의 문제와 엄밀하게 동일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공공질서에 누적되는 문제점들을 척결하여 그것을 보다 공정한 것이 되게 하자는 것일 겁니다. 이럼에도 어둠의 그림자가 얼른 거리니 무슨 이유일까요. 여당 대표가 100년 집권을 이야기 하고, 원내대표는 "과거정부는 구조개혁 대신 부동산과 토건경제를 통한 경기부양이란 손쉬운 길을 택했다. 막대한 가계부채와 제조업의 총체적 위기도 과거 정부가 초래했다"고 과거 타령만 합니다. 국민은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노동개혁, 공공개혁, 금융개혁, 교육개혁, 어느 것 한가지인들 민주당이 야당일 때 반대했다는 걸 말입니다. 이 정부는 실력과 경륜 따위는 깡그리 뭉개고 시청, 구청직원까지도 코드인사로 채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적폐란 망령에 국민만 피곤합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를 위한 정치인지.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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