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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그날의 함성, 거제기미독립만세운동거제의 재발견 = 거제3ㆍ1운동 100주년 사진전

‘吾等은 玆에 我 朝鮮의 獨立國임과 朝鮮人의 自主民임을 宣言하노라’(우리는 여기에 우리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 사람이 자주 하는 국민인 것을 선언하노라.)

1919년 3월 1일 민족독립의 피어린 저항이었고, 아시아와 중동지역에서 새로운 민족해방운동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된 기미독립만세운동 선언문 첫구절이다.

계층, 지역, 종교, 나이를 뛰어 넘어 민족이 하나가 돼 일제 침략에 비폭력 평화적 방법으로 맞서 조국독립을 요구하는 투쟁이었으며, 잠시나마 상실했던 국권회복을 선언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워 국맥과 법통을 승계하는 계기가 된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다.

거제기미독립만세운동(1919년 4월 3일, 6일)

파고다 공원에서 독립의 함성이 울리고 한 달 남짓, 일제에 나라의 주권과 역사를 빼앗길 수 없다는 저항의 목소리는 마침내 4월 3일 아주장터까지 닿았다.

이날 윤택근(尹澤根, 이명 윤일, 1891~1967)은 이인수(李麟洙, 1900~1962), 이주근(李柱勤, 1898~1966) 등은 아양리 장날을 맞아 독립운동을 계획했다.

이들은 4월 3일 오후 7시 30분 아주장터에서 서양 종이에 ‘대한제국만세’라고 크게 쓴 후 집 대문에 붙이고, 노상에 살포하고 종이 깃발을 흔들며 2500여 명의 민중과 만세운동을 펼쳤다.
이날 시위로 5명이 헌병에게 체포됐다는 일제의 당시 발표와 달리 실제 체포돼 재판을 받은 거제사람은 모두 9명(일제감시카드 참고)이다.

3일 뒤인 4월 6일에는 독립만세운동의 불씨가 다시 되살아난다. 4월 3일 옥포교회 교인들과 함께 아주시장 만세시위에 참가했던 주종찬(朱宗讚, 1893~1933)을 중심으로 이운면 옥포리 망덕봉 앞에서 200여 명의 군중이 옥포를 출발해 10리 거리의 아주시장으로 태극기를 들고 만세 행진을 한 것이다.

목적지에 도착한 민중들은 아양리 소재의 이운면사무소를 점거하는 과정에서 모두 13명이 헌병에 체포되는데 두 번의 독립만세 운동으로 윤일, 주종찬 등 총 21명이 검거됐고 4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독립운동의 의지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거제기미만세운동 주요 참가자들은 석방 이후 1920년부터 거제 전역에서 청년회를 설립해 항일의식을 높이 세우는 계몽운동을 전개했고 청년·사회·노동·농민·사회주의운동으로 이어졌다.

30년대엔 좌우의 합작 운동 신간회 거제지회와 거제청년동맹, 거제농민조합 등이 활발하게 독립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일제는 1938년 육군특별지원병제와 1944년 4월 징병령제를 구실로 거제의 청년들을 침략전쟁에 강제동원 시켰고 거제 청·장년들은 징병거부 등으로 옥고를 치루며 저항했다.

또 진병효를 대표하는 기독교 민족주의자와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거제지역 출신자들은 물론 만주에서 활약한 독립군 군자금이나 독립운동에 참여한 거제 사람들도 있었다.

당시 거제지역의 독립운동가의 활동이 고스란히 자료로 남아있음에도 이들 대부분이 독립유공자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회주의계열이라는 점 때문이다. 기미만세운동과 임시정부설립이 100주년을 맞았고, 한국전쟁이 끝난지 60년도 더 흘렀지만 여전히 이념에 사로잡혀있는 모양새다.

거제시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6일부터 시청 도란도란 문화쉼터 전시실에서 ‘거제3?1운동 100주년 사진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은 독립운동가와 시대 상황을 담은 사진과 거제지역에서 일어난 기미만세운동 전개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카툰 등 40여 점을 전시하고, ‘나도 독립 운동가’라는 주제로 한 포토존도 마련됐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눈여겨 봐야할 사진은 조선총독부 고적조사위원인 ‘야쓰이 세이이치가 촬영한 1918년 당시 거제면 주민들의 사진이다.

’야쓰이 세이치‘는 일제강점기 최악의 발굴로 ‘악명’을 떨치며 발굴이라는 이름아래 우리나라의 유물을 도굴ㆍ약탈한 인물이다.

총독부는 1916년 7월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의 조사와 보존을 심의한다는 목적을 내걸고 ‘고적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목적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밝히기보다는 식민사학의 논리를 찾기 위한 것이었고, 사진에서 보듯 사람을 물건 다루듯 일련번호까지 붙여가며 조사했다.

한편 시는 이번 사진전을 시작으로 거제기미독립만세운동과 관련된 거리만세 플래시몹, 지역 최대 항일독립운동인 아주4?3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초청 특강, 학술 심포지엄, 기획 문화공연, 백일장 등 다양한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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