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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문동, ‘주민’의 꿈을 그리다주민 열린공간 ‘행복누림문화센터’ 오는 27일 개관

그야말로 대세다.
주민참여예산, 서울형 마을공동체, 골목길 조성, 주민자치회, 도시재생, 공동주택 활성화.... 등등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이 사업들의 명칭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바로 ‘주민’이 중심이란 점이다. 행정에서 주도하여 결정하고 집행하던 시대는 이제 정말로 옛날 옛적 이야기이다.
주민이 대세이며, 주민이 주인인 것이다. 그렇기에 주민이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고, 직접 실행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야만 한다.
여기, 쇠락해가는 조선업의 도시 거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조금 특별한 주민주도 사업이 있다. 주민이 직접 그린 꿈꾸는 공간, 상문동 ‘행복누림문화센터’를 들여다봤다.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개념도

상문동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으로

상문동은 2008년 거제시의 중심이었던 신현읍에서 분리돼 상동동과 문동동, 삼거동을 합쳐 상문동으로 신설해 관할하고 있다.
시청이 위치한 고현동과 맞닿아 있는 상동동은 도시지역으로 학교 및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으며, 저수지를 끼고 있는 문동동과 삼거동은 아름다운 자연을 갖고 있는 지역으로 전형적인 도?농 복합마을이다.

근래 신규 아파트가 대거 입주해 거제시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곳이지만 인구대비 문화와 복지, 생활편의 시설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었다.
지역주민들이 이용 가능한 적정수준의 시설을 확충해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자 했던 주민들의 적극적인 요구와 제안으로 ▲ 복지 및 문화공간 창출 ▲ 생태 및 경관 공간 조성 ▲ 체험 및 화합공간 마련의 3가지 목표를 지닌 ‘상문동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이 탄생했다.

첫 번째 복지, 문화공간 조성 사업은 상동동 복합문화센터 건립으로 실현되고, 두 번째 생태 및 경관중심 공간 조성 사업은 경관자원을 활용한 ‘문동저수지 테마가로 조성’으로 이뤄졌다. 문동동 자연휴양림의 우수한 자연 여건을 바탕으로 주민의 여가개선 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지역 명소화를 꾀했다.

세 번째 체험 및 화합 중심 공간 조성은 삼거동 ‘이삭쉼터 조성’으로 완성됐다. 전형적인 농촌 지역인 삼거동의 중간지점에 마을행사와 축제를 열 수 있는 이삭쉼터를 조성해 주민 간 화합과 소통의 공간을 마련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여에 걸쳐 추진된 상문동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은 총사업비 50억(국비35억, 도비 15억)으로 올 12월 준공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주민들을 맞이했다.

사업 이모저모

3가지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중 첫 번 째 복합문화공간에 대한 상문동 주민들의 관심과 요구는 매우 컸다.
2013년 말부터 신규 아파트 입주가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조선 산업의 침체로 거제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상문동의 인구는 빠르게 늘어갔다.

20~30대 젊은 부부들이 늘고, 어린 아이들도 많아졌지만 놀이와 지식공유의 장이 전무했다.
또한 주민들의 문화와 여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주민센터 프로그램만으로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늘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사유로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하여 각 지역 및 기관단체 회의 시 문화시설에 대해 끊임없이 필요성을 제기하였으며, 주민 수요조사를 거쳐 시와 도에도 수차례 건의와 논의를 한 바 있다.

그 결과 전액 사업비(국비 및 도비)를 지원받아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이 시작됐고, 상문동 주민들 마음 속 1순위인 지역 내 복합문화공간 창출을 목표로 한걸음씩 나아가기 시작했다
먼저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 주민대표가 필요했다.
문화센터가 세워져도 운영주체는 주민이 되어야 하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사업을 맡을 주민대표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에 상문동 주민자치위원회, 통장협의회, 발전협의회 등 분야별 지역공동체 조직에서 주민대표를 추천받아 위원장을 포함한 20명의 위원으로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구성하게 된 것.

추진위원은 주민으로서 주민의 의견을 성심껏 대변해 줄 주민대표 14명으로 구성, 상문동 지역 현황을 잘 알고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역대 동장들로 6명의 자문위원을 추가했다.
추진위 구성으로 박차를 가한 복합문화센터 건립 사업은 주민들의 부푼 기대와 적극적인 의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4년여에 걸친 사업이다 보니 중간에 의견이 어긋나는 부분들도 있었고 주민 간 충돌과 오해의 시간도 겪었다.

연령대별로 필요로 하는 부분이 달랐고, 남녀 간 시각의 차이도 있었다. 다툼이 있었고, 오해도 있었다. 추진위원 대부분이 생업에 종사했기에 많은 개인 시간을 투자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한 번 회의를 시작하면 3~4시간은 기본이었고, 준공일이 다가올수록 분담해야 할 일은 늘어만 갔다.

이탈하는 위원들이 생기고, 잦은 회의와 고민에도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그때마다 서로를 다독였던 건 윤성원(68, 상문동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추진위원장)씨였다. 지역의 가장 어른으로서 한 사람 한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용기를 북돋았다.
잘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는 그만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너무 강하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게. 그의 카리스마와 결단력이 없었다면 모든 일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위원들 모두가 주민과 마을을 생각하며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변수가 생기면 의견을 모아 설계 변경을 했고, 주민의 수요가 많아지면 의견을 구해 또 설계 변경을 했다. 바꾸고 덧붙이고 또 바꾸고..
주민에게 너무나 소중한 공간이기에 신중히 일했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좀 더 좋은 방향을 고민했다. 오로지 내 가족이, 내 이웃이 소통할 행복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문화센터 전경

우리들의 행복누림문화센터

주민들의 땀과 의지의 결실인 상문동 복합문화센터의 이름도 주민 공모로 선정했다. 행복을 누리는 공간이라는 뜻의 ‘행복누림문화센터’란 명칭이 추진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됐는데,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지 않고 그저 이름 그대로 정겹고 친근한 느낌이 들어서 참 주민답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누림문화센터는 상문동 주민센터 바로 옆 부지에 건축했다. 주민 문화와 복지 기능 향상을 목표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주민자치센터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운영관리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북카페

센터는 총 지상3층으로 구성됐다. 1층은 북카페와 갤러리(전시관)로, 2층은 실버룸과 미디어실, 키즈카페로, 3층은 강당 및 다목적실과 탁구장으로 이뤄졌으며 외부는 주민들의 다양한 야외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휴게시설과 주민쉼터로 꾸며졌다. 가장 주목할 것은 당초 설계에 없었던 갤러리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1층 북카페 옆 사무실 공간을 줄이고 전시관을 넣었다.

수도권에 비해 거제는 문화예술 공간이 정말 부족할 뿐더러 특히나 미술관과 전시관은 거의 접근 불가능한 곳이었다. 주민들이 보다 가까운 곳에서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도 작은 미술관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 속 상상이 추진위를 통해 현실로 이뤄졌다.

특별한 행복누림문화센터를 추진위에서 논의했고, 주민들은 직접 발로 뛰었다. 거제 문화예술회관을 찾아가 협업을 제안했다. 보유하고 있는 작품들의 대여를 요청했고, 미술작가들의 소개도 부탁했다.
개관부터 일정기간 동안은 무료 전시회를 열 예정이며, 이 후에는 갤러리 대관을 통해 무명 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주고 일부 수익창출도 할 예정이다.

이삭쉼터

평화로운 주말 오후, 1층 북카페에서 젊은 부부는 커피를 마시고 아이들은 한 켠에서 그림책을 읽는다.
2층 실버룸에서 어르신들이 컴퓨터와 외국어를 배우며 또 다른 삶의 활력을 찾고, 키즈룸에서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3층 다목적실에서 이웃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건강을 챙기고 즐겁게 담소를 나눈다. 주민이 꿈꿨던 공간, 이 곳에서 모두가 소중한 추억이 차곡차곡 쌓이고 행복지수도 높아져만 간다.

키즈카페
실버룸

주민의 성장은 지금부터

행복누림문화센터는 아이들에게 작은 도서관이자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즐거운 놀이터로, 어른들에게는 문화와 여가를 즐기며 이웃 간 소통하는 쉼터이자 평생학습을 위한 행복한 배움터가 될 전망이다.

서두에 언급했듯 성공적인 주민주도 사업을 위해서는 처음 시작할 때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필요하고, 사업을 시행할 때에도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주도해 나가야 하며, 최종적으로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처음과 중간은 성공적으로 마쳤으니, 마지막 평가만이 남은 셈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화합과 노력으로 지금까지 이끌어왔기에 걱정은 기우일 듯 하다. 오는 27일 드디어 주민들의 오랜 꿈이었던 ‘상문동 행복누림문화센터’가 개관식을 연다.

“주민이 꿈꾸는 살고 싶은 마을”
● 인터뷰: 윤성원 상문동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추진위원장

- 행복누림문화센터 건립은 어떤 취지로 계획하게 됐나?

“과거에는 물레방앗간에서 사랑을 싹틔우고 어르신들은 경로당에서 온갖 소식을 듣잖아요. 과거나 현재나 마을에는 그런 곳이 꼭 필요하죠. 편하게 마실 나오듯 오다 가다 들릴 수 있고, 아무 준비 없이 이웃을 만날 수 있는 정겨운 곳.. 그런 곳이 우리 동네에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행복누림문화센터는 우리 동네 사랑방 같은 곳입니다.”

- 자신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한다면.

“전 평범한 농사꾼입니다. 거제시 삼거동에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아! 말도 몇 마리 키우고 있고요(웃음) 마을 일에 관심도 많고 워낙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죠. 현재 상문동 5통장을 맡고 있어 행정과 주민 사이에서 소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다 어려웠는데... 추진위원장으로서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무거운 자리라 책임감이 컸고, 위원들의 의견이 계속 엇갈릴 때마다 중재를 위해 많이 애를 썼죠. 사비도 많이 털었고요(웃음). 예전처럼 ‘행정에서 알아서 하겠지‘가 아닌 정말 주체적으로 모든 걸 해야 하잖아요. 처음엔 회의조차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알지 못해 모여서 한 얘기 또 하고, 회의 시간은 세 네 시간이 기본이었죠. 계속된 시행착오 끝에 사전에 안건과 결정사항을 정리하고 회의 준비는 돌아가면서 맡도록 했더니 다음 번 회의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 어려운 문제들은 어떻게 극복했나.

“새로운 일이고 선례가 없다보니 진행이 되는 게 거의 없고 막히는 일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때마다 주민센터를 찾아갔고, 시 관계자도 자주 만났죠. 특히 상문동 주민센터 동장님과 계장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녀오면 무언가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이 시원했으니까요.”

- 주민대표로 일하는 것이 어떠한가. 재미는 있나.

“재미라기보다는 발전하는 상문동을 볼 수 있다는 것. 내가 그 일부분에 기여한다는 것이 뿌듯하고 보람됩니다. 주민들이 내게 의견을 이야기해주면, 나는 그것을 정리해 건의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을 하죠. 본인의 의견이 반영되어 기뻐하는 주민들을 볼 때.. 주민대표로 일하기 참 잘했구나를 느끼는 것 같아요.”

- 앞으로의 계획은?

“사업비를 지원받아 문화센터를 건립하고 여기까지 왔지만 앞으로의 운영은 우리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해야 해요. 전기세, 수도세도 내야 하고 시설이 고장나면 수리도 해야하죠. 바리스타도 채용했고, 문화강좌 강사도 채용해서 급여도 지급해야 하고, 전시관도 운영을 해야 합니다. 커피를 몇 잔을 팔아야 할지...(웃음) 수익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더 챙겨서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세부적으로 더 정할 생각입니다.”

- 주민이 꿈꾸는 마을은 무엇인가?

“내가, 가족이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 거요. 무엇보다 내가 행복한 곳, 내가 살고 싶은 곳이어야 하지요. 행복누림문화센터는 주민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예요. 무언가 배울 수 있고, 나눌 수 있고, 쉴 수 있는 곳, 그래서 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니까요.”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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