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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은 어디에서 오는가원순련 /‘생각하는 사람들’ 대표

언젠가 함안군에 다문화 강의를 간 적이 있었다. 계절이 꼭 지금 같은 단풍의 계절이라 차를 타고 가는 내내 그림처럼 다가오는 가을 풍경에 매혹되었다. 처음엔 강의 장소가 함안 칠원 초등학교였지만 강의를 가는 도중 갑자기 함안군 예술회관으로 변경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함안예술회관에 도착한 순간 너무나 황홀한 풍경에 넋을 읽고 말았다. 단장된 주변 환경과, 잘 익어가는 은행과 단풍잎, 그리고 군데군데 준비된 공연 장소 등 바라보기만 해도 괜히 마음이 행복해 지는 그런 풍경이었다.

강의가 다 끝나고 나는 도저히 바로 돌아올 수 없었다. 마침 강의가 끝난 시간이 오후 4시여서 석양의 아름다움과 예술회관 주변의 단풍과 잘 정비된 풍경은 나를 그 곳에서 그냥 떠나지 못하게 했다.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면서 주변을 돌아다니며 처음 만나는 예술회관에서 느긋한 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그 뒤 우연히 부천시를 찾게 되었다. 친구를 따라 부천시의 여기저기를 구경하다 그 친구가 부천시 예술회관을 안내하였다. 예술회관을 들어서는 순간 ‘국내 최고수준의 문화예술회관’ 이라는 슬로건과 아름다운 환경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그러나 그 보다도 더 감동적인 것은 예술도시를 만들기 위한 각종 예술프로젝트가 너무나 획기적이어서 부천시를 이끌어가는 문화예술을 맡은 공직자들과 관련 예술인들의 창의성에 감탄을 보내고 말았다. 부천시의 예술프로젝트는 다양성을 넘어선 예술과 시민의 하모니가 저절로 드러나는 생활 자체였다.

주변의 쓰레기 소각장을 도시재생사업의 개념에서 새롭게 정비하여 영상, 영화, 미디어, 공예를 접목하여 복합예술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것만 해도 황홀한데, 무엇보다도 많은 시민들이 함께 그 곳에서 체험하고 경험하고 즐기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또한 내 눈을 자극한 슬로건은 ‘창의적 교육도시 구현’을 위한 ‘예술교육특화지구’라는 내용이었다. 그를 위하여 책 읽는 문화도시, 이동도서관, 작은 도서관, 도심 속의 꿈의 거리 등 예술을 교육과 접목시키려는 그 예술정책에 손뼉을 쳐 주었다. 마지막에 ‘시니어 비즈니스 플라자’ 라고 안내되어 있는 공간을 찾아갔을 때 신.고령층 퇴직자들이 일자리 및 창업연계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일하고 있는 모습에서 또 한 번 신선함을 느꼈다.

거제시 문화예술회관도 어디에 내 놓아도 빠지지 않는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부천시 문화예술회관 못지않게 다양한 예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도 서울에서 도 관람하기가 어려운 특별한 공연들이 거제예술회관이 있기에 우리가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특히 본관 대공연장의 공연분만 아니라 야외 공연장에서 이루어지는 ‘프린지’ 공연은 공연비를 지불하지 않고도 누구나 편히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주고, 특히 거제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생각 밖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해마다 8월이 되면 예술회관의 프린지 공연장엔 연극. 오케스트라 연주, 퍼포먼스, 가족영화 상영, 사물놀이 등 많은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공연단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수준 높은 공연도 이루어져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뜻밖의 횡재를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제 갓 출발한 학생 동아리들의 연주나, 직장인 동아리 공연도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에겐 예술에 입문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열흘이 넘게 진행되는 이 프린지 공연은 공연 자체도 시민들에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만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프린지 공연장 주변의 아름다운 환경이다. 도시 속을 벗어나 느긋한 쉼의 기회를 갖게 되고 특별히 아름다운 장승포항을 바라보며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장소로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아마 거제문화예술회관이 이런 여분의 쉼터가 없고 그냥 우뚝 건물만 서 있었다면 얼마나 그 모습이 삭막하고 황량 했을까? 장승포항을 바라보고 그 위용을 자랑하는 거제문화예술회관에 풍관의 묘미를 더해 주는 것은 프린지 공연장 주변의 여유를 줄 수 있는 공간 덕분이리라.

그런데 그 프린지 공연장에 장승포 동사무소를 이전하겠다는 안이 나왔다고 한다. 물론 좋은 의견이다. 장승포 시민들을 위한 주민자치센터를 주민들이 좀 더 쾌적하고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환경으로 이전해 보겠다는 계획도 손뼉 쳐야 할 만한 안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은 사고를 해 보자. 사람이 행복해 지는 조건이 무엇일까? 좋은 학교를 가고, 근사한 직장을 찾고, 풍족한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사는 것도 행복의 조건이다. 그러나 마지막 여유를 다 헤아리고 난 후 우리가 도착하는 행복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그것은 바로 예술과 문화일 것이다. 이 의견에 예술은 예술 하는 사람만의 몫이라고 단정지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술은 예술을 창조하는 사람만의 몫이 아니라,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시민들의 몫이 오히려 더 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자녀들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우지 않고는 글로벌 인재가 될 수가 없다. 이에 유치원 5대 교육영역에도 예술 체험 영역이 있고,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예술 활동의 학습과정이 편재되어 있다. 이를 위하여 거제문화예술회관은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거제시민에게도 예술과 문화 활동을 향유할 수 있는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지방자치단체 장을 뽑는 선거를 할 마다 거제시를 문화예술의 도시로 이끌어가겠다는 내용의 구호를 지금껏 들어왔다. 거제시를 문화예술의 도시로 이끌어가는 방법과 정책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리고 진정 거제 시민들을 위하는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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