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의학칼럼
밀가루 음식은 해로운가?설동인 /설동인 한의원장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해 왔으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쌀 소비량은 매년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1인당 쌀 소비량 추이를 보면 2006년 78.8㎏에서 2016년에 61.9㎏으로, 10년 사이 21.4%나 급감했다. 1인당 쌀 소비량이 130.1㎏에 달했던 1984년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한마디로 하루에 공깃밥 2그릇도 먹지 않는 꼴이다. 물론 이런 추세는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렇게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과 반대로, 밥보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유독 식사를 면으로 하는 사람들도 많다 보니 밀가루 소비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밀가루는 빵, 면 뿐만 아니라 어묵, 만두, 과자 등 여러 간식거리에도 들어간다. 그런데 밀가루는 건강과 관련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쟁이 되고 있고, 실제로 한의원에서 한약 복약지도시에 밀가루 음식을 피하라는 언급을 하는 경우도 많다. 밀은 오랜 기간 서양인들의 중요한 식량이었는데 왜 문제라고 할까?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먹고 난 후 속이 불편하다는 분들은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여기서 조금 구분해 생각해야 할 것은, 밀가루 자체의 문제인가, 밀가루 음식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각종 첨가물로 인한 것인가를 구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그냥 밥으로 먹는 쌀과는 달리, 밀가루는 최종적으로 우리 입안에 들어오기까지 여러 가지 첨가물이 더해지게 된다. 우선, TV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적이 있듯이, 외국의 대형 농장에서는 수확한 밀의 보관을 위해 대량의 살충제와 방부제와 밀을 섞어서 탱크에 보관한다. 이미 밀, 곰팡이 포자, 박테리아 독소 및 살충제 가루가 같이 섞인 상태에서 가루로 갈아지게 되는 것이다. 또, 식품공장에서 밀가루를 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 때 각종 식품첨가물이 들어간다. 국내에서는 빵을 먹을 때마다 속이 불편했는데, 유럽 여행 가서 빵을 먹었더니 전혀 속이 불편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 보통 국내 빵 제품을 먹으면 속이 불편한데, 우리밀 빵을 먹으면 괜찮다고 하는 사람 등의 경우는 첨가물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밀 자체의 문제로 여러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알러지를 잘 일으키는 항원중에 밀가루가 꽤 흔한 편이고, 알러지가 아니더라도 밀가루가 습진을 악화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학자들은 그 원인으로 밀 속에 들어 있는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에 주목해 왔다. 글루텐은 면에 쫄깃쫄깃한 식감을 부여하고, 효모가 발효과정에서 내보내는 이산화탄소를 머금어 빵반죽을 부풀게 한다. 이 글루텐이 셀리악병 같은 면역계 이상에서 오는 장질환의 원인 물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셀리악병이란, 우리 몸 속의 작은창자에서 세포와 세포 사이가 느슨한 경우 글루텐이 이 틈 사이로 투과해 들어가고, 자가면역반응을 일으켜 소장세포를 파괴하는 질환이다. 셀리악병 뿐만 아니라, 밀가루 음식을 먹은 후 호소하는 배탈, 복부팽만, 설사, 두통, 가려움증, 천식 등 흔하고 다양한 증상의 배후에도 글루텐이 있다는 발견이 이어졌다. 그 결과 밀을 주식으로 하는 서구사회에서 ‘글루텐이 없는(gluten-free)’ 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글루텐을 섭취한 후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몸의 변화들은 다음과 같다.

1. 배에 가스가 많이 찬다거나, 설사, 혹은 변비가 생김. (아이들의 경우는 특히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많음)

2. 팔 뒤쪽의 ‘닭살’ 증상

3. 글루텐을 포함한 음식을 먹고난 직후 생기는 피로,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 그리고 피로감,

4. 하시모토 갑상선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궤양성 장염, 루프스, 등

5. 어지러운 느낌이나, 균형감각 저하 같은 신경학적인 증상.

6. 생리전 증후군이나, 다낭성 난포 같은 논리적으로 잘 설명되지 않는 호르몬계의 이상

7. 편두통

8. 만성피로증후군이나 섬유근통.

9. 손가락, 무릎, 엉덩이 같은 부위의 염증이나 관절통

10. 불안, 우울 등의 감정, 정서상의 변화.

재미있는 것은, 글루텐이나 다른 밀 단백질에 대해 검사상 특별한 항체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들 가운데서도 글루텐이 들어있는 음식 섭취를 줄이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검사와 실제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소화기 계통이 약한 사람이나, 만성적인 알러지성 비염, 아토피 등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일단 밀가루 음식 섭취에 신중하도록 안내하는 한의사가 적지 않다. 물론, 밀가루 음식을 아무리 먹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도 역시 많다. 결국 본인이 경험해 보고 선택하는 것이 맞다. 다만, 우리가 보통 밀가루 음식들을 먹을 때 반찬이 거의 없이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영양 균형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밀가루 음식을 먹더라도 야채류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거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정기 후원은 새거제신문의 신속 정확한 뉴스 및 정보 제공에 큰 힘이 됩니다!

후원하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