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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과 풍요가 남기는 불편함옥문석 /한국시인협회 회원

어느 환경운동가가 달라이라마에게 환경문제를 질문하자. 공안(公案:禪佛敎 전통의 역설적인 수수께기를 의미함) 이라고 답했답니다.

지금 인류들은 음식물 잔반을 하찮게 여기며 막 버립니다. 저어하지도 않은 채. 옛사람들은 음식물 쓰레기 하나도 버리지 않았습니다. 지금처럼 이밥을 풍족하게 먹던 세월도 아니었습니다. 먹기가 까다로운 보리밥 세월이었습니다. 오뉴월 염천(炎天)에는 먹다 남은 밥이 잘 쉬었습니다. 이럼에도 버리지 않았습니다. 찬물에 씻어서 먹었습니다. 막걸리에 말아 먹기도 했습니다. 밥을 먹은 후에 기멍통에다 그룻을 담아 씻은 구(꾸)정물은 소, 돼지, 염소에게 먹였습니다. 버려지는 음식물 찌꺼기(殘飯)는 제로였습니다. 마당이나 집근처 쓰레기는 쓸어담겨 부엌으로 직행했습니다.

6.25때 포로수용소에서 나오던 폐기물들은 하나같이 재생했습니다. 그것들은 주로 유리병과 깡통이나 양철류였습니다. 씨앗을 담거나 물 두레박으로 사용했습니다. 하동환 자동차는 도람통으로 버스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효시(嚆矢)였습니다. 나중에 쌍용자동차에 넘겼습니다.

이 시대로 돌아가자는 말은 아닙니다. 이 풍요로움에 겨워 소비만능 시대에 우리는 꼭 필요한만큼 쓰고 먹고 입고 하는 새로운 트랜드가 중요한 것입니다. 장농을 열어보세요. 생각이 스멀거릴겁니다. 어쩌려고 이 많은 옷을 사다 걸어두었을까? 기가 찰 것입니다. 냉장고를 열어보세요. 냉동실을 한번 살펴보세요. 일년이나 된 식품도 있을 것입니다. 유효기한은 또 어떻고요.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꽉차도록 쟁여두었을까.

이 현상은 지난 세기 궁핍에서 벗어나 밀물처럼 닥친 풍요현상에 밀려 생각 없이 살아온 결과물인 것입니다. 그때는 원 없이 배부르게 먹어보는 게 소원이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욕구불만이 있는 것입니다. 귀함과 간절함에 대한 생각들이 소멸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이타가 이기를 짓눌러 타인에 대한 배려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아울렛 매장이 있습니다. 제조업자가 일류 브랜드를 재고처리하기 위해 만든 에누리점포입니다. 브랜드에 연연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판매하는 점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곳에 가면 소비자는 충동구매 유혹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듭니다. 결과, 집안의 장농이 배가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소화불량까지 야기(惹起)시킵니다. 버려진 옷들 엄청납니다.

과소비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이 현상이 주춤거리기는 하나 일부 소비자들은 이 관습을 떨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비여력이 있다고 과신하는 바보짓은 말아야 합니다. 소비 불평등을 깊이 생각했으면 합니다.

이미 얻은 물건들을 생각없이 바꾸고 고치는 일들을 생각해 봐야합니다. 소비가 곧 미덕이란 말이 한때 회자된 적이 있습니다. 사라고 부추기는 광고에 혼을 팔면 그만큼 삶이 정신이 혼미해질 것입니다. 삶의 지혜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대인 것입니다. 상품에 있어서 사려는 자와 팔려고 하는 자의 물결이 너무 거셉니다. 이 과잉시대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별하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쓰레기를 줄이는 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아파트 음식물 스레기통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얘기입니다. 그냥 버려지는 음식물의 이기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아까움에 대한 심려(心慮)는 어디로 갔을까요.
우리나라 국민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우리의 3배나 되는 일본 독일보다 더많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 비해서도요.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1일 1만 3,028톤으로 전체 쓰레기 가운데 26%나 됩니다. 국민 한 사람당 하루 0.27kg씩 만드는 셈입니다. 대한영양사협회에서 제시하는 한끼 영양식단 0.25-0.30kg을 감안하면 한끼 식사량이라고 합니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14조7000억 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음식물쓰레기란, 식품 판매과정에서 버려지는 음식물과 식품을 보관했다가 유통기한이 지나 그냥 버리게 되는 농축산물류 폐기물, 가정과 식당, 각급 학교 구내식당에서 조리하다가 버리는 음식물, 먹고 남기는 음식물 따위입니다.
일반적으로 매일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의 약 74%인 1977톤이 가정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음식점은 1.6%, 집단급식소는 6.1%랍니다.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도 꽤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미국과 일본 같은 선진국은 음식물 쓰레기가 1인당 생활쓰레기 발생량 이하랍니다.(CNB저널)

먹고 살쪄야 사장티가 난다고 하던 세월이 있었습니다. 60년대 후반 70년대 초반의 고속성장 페달을 밟기 직전의 사회현상이었습니다. 고속성장과 함께 포식(飽食)시대를 맞닥드린 것입니다. 음식이 조금씩 늘어 나면서 먹는 즐거움도 배가되는 세월이었습니다. 전에 없던 성인병이 속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서구병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먹지 못해서 안타까웠고 포만감(飽滿感)에서 오는 성인병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 말이 회자되던 세월이었습니다.

아파트 잔반통을 한번 관찰해 보세요. 음식에 대한 개념도 없습니다. 그냥버려지는 음식이 엄청납니다. 먹는 게 풍족하니까 음식 아까운 줄 모릅니다. 먹을 만큼만 사서 먹는 계량화된 생활습관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지난 1백년을 남의 문명 속에서 살아 왔습니다. 이럼에도 스스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나 노력도 부족했습니다. 고속성장이란 줄기찬 환경에 침잠되어 우리문화, 우리 것에 대한 가치관에서 멀어졌음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치 판단이 멀어진 것입니다. 온돌문화와 침대문화의 괴리처럼 음식물쓰레기를 양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했으면 합니다.
환경오염은 재앙입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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