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 거제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앞둔 가운데 당세(黨勢)가 두 패로 갈린 모양새다. 경선 대상자인 장운 예비후보가 최근 문상모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예비후보를 돌연 사퇴한다고 밝혀서다. 경남도의원·거제시의원 선거를 준비 중인 같은 당 예비후보 다수도 문 예비후보 지지에 힘을 보태면서 이른바 ‘문(문상모)팀’과 ‘변(변광용)팀’으로 쪼개진 듯하다.

문팀은 반(反)변광용 성향의 연합군 성격이 짙어 보인다. 애초 문 예비후보가 지난해 불미스러운 사건에 얽힌 변광용 예비후보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포문을 열자 장 예비후보가 사퇴 압박에 가세하는 등 뜻을 같이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시장 후보 경쟁에서 중도 탈락한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 역시 문 예비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사실상 ‘반변(변광용)’을 기치(旗幟)로 ‘친(親)문(문상모)’ 연대를 형성한 셈이다.

문 예비후보는 ‘거제의 부활’을 외친다. 중앙 정치 2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힘 있는 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다. ‘경제·관광·공동체 부활’을 3대 중점 과제로 삼아 재정 증대 등 12대 정책을 추진해 ‘살고 싶은 거제, 다시 찾는 거제, 더불어 행복한 거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변팀은 기자 회견 같은 공개적인 형태의 지지 선언 없이 당내 우호 세력(도·시의원 예비후보 등)을 끌어안는 중이라고 전했다. 겉보기에 구태의연한 ‘줄 세우기’나 패거리 정치를 답습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 예비후보 등의 사퇴 요구에도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 인물과 정책으로 대결하는 ‘클린 선거·정책 선거’를 치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변 예비후보는 “문제는 거제 경제”라고 짚으며 정부 여당의 힘을 내세운다. 그는 ‘이기는 유일한 예비후보’라고 강조한다. 또 “오직 거제, 오직 한길로 오직 시민을 바라보며 걸어왔고, 뚝심과 소신, 열정으로 흔들림 없이 달려왔다”며 “거제 경제를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정치적 ‘결’이 나뉜다. 문 예비후보는 서울에서 변 예비후보는 거제에서 주로 활동해 기반부터 다르다. 발자취도 차이가 있다. 문 예비후보는 서울시의원을 지내며 원내 정치를 경험했다. 변 예비후보는 지역위원장 등 당내 직책을 두루 맡았지만, 당선된 적이 없다. 태생이 같은 ‘한집안(민주당) 식구’라는 걸 빼면 틈이 적지 않은 사이다.

이런 까닭에 지역 정가 안팎에선 민주당 거제시장 후보 경선 이후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어 보인다. 문·변 예비후보 중 누가 공천을 받든 후유증과 파열음을 피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에서다. 그래서 공천 갈등을 해소하는 게 가장 큰 관건으로 꼽힌다. 문팀과 변팀 두 세력이 경선 후 진짜 ‘원팀(One Team)’을 이룰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민주당 경남도당은 문·변 예비후보를 두고 오는 25~26일 이틀간 거제시장 후보를 뽑는 경선을 진행한다. 이 경선은 민주당 권리당원(50%)과 일반 시민(50%)을 대상으로 ARS 투표 방식의 여론 조사로 이뤄진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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