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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고 교사 이복규시인 제 2시집 ‘슬픔이 맑다’(지혜) 출간

거제고등학교 교사 이복규 시인이 제 1시집 ‘아침신문(지혜 2013)’ 출간 이후 4년 만에 제2시집을 출간했다. 제 2시집의 주제는 ‘슬픔’으로 그동안 시인은 세월호 사건과 학생들의 지나친 학습 노동으로 일어나는 자살사건 등을 바라보며 슬픔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슬픔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인의 2집 ‘슬픔이 맑다’에서 시인이 내보이는 슬픔은 대개 시인 자신의 고통과 슬픔을 슬퍼하는 슬픔이 아니라 세상의 고통을 슬픔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세상의 슬픔을 슬퍼할 줄 아는 것이야 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이라며 “세상의 슬픔을 슬퍼하기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세상에 슬픔이 많이 있다는 것을 보고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화(羽化) 이복규

세상은 우리가 모르는 슬픔이 가득하다

우리가 배우는 교과서에는 눈물이 없다

가령 ‘참매미는 6년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살다가

성충이 되어 탈피를 거쳐 약 14일을 생존한다’이다

어둠 속에서의 기다림이라든가

죽음으로부터의 공포

희망에 대한 설렘

기다림에 대한 눈물이 없다

아이들의 매미채에 단 몇 초만에

모든 삶이 덮여지는 백과사전처럼,

매미의 눈물을 기억해라 아이들아!

깊은 어둠에 비해 너무도 짧은 빛들에 대한 열망

그것이 소리가 되었단다

우화되기 전 어둠 속에 묻혀버린

날개 없는 애벌레들의 꿈 앞에

슬픔을 위해 눈물 흘리며

종을 울렸던 권정생을 생각한다

우리가 모르는 슬픔이 세상에 가득하다

눈빛을 깊고 부드럽고 그윽하게 슬픔을 향하여

응시하라

사물에 깃든 깊은 슬픔들이 우리에게

지혜를 줄 것이다

우리는 결코 슬픔의 바다에 빠지지 않고

퇴화된 날개를 펴서 유유히

슬픔의 바다를 건넌다

오늘도 슬픔이 맑다

「우화(羽化)」에서 시인은 우리에게 슬픔을 응시하라고 말하면서, 그리하면 슬픔이 우리에게 지혜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한다. 시인이 말하는 지혜는 일차적으로, 우리가 슬픔을 두려워하지 않고 바라보게 되면 슬픔이 그렇게 두려운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그리하여 슬픔을 이겨낼 힘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슬픔을 제대로 보게 되면 슬픔이 세상에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도 되는데, 그러한 앎 역시도 슬픔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슬픔이 세상에 흔한 것이라면, 나에게 찾아온 슬픔은 흔한 것 중의 하나일 뿐이므로, 그야말로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은 의미에서, 슬픔이 가져다주는 지혜는 슬픔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는 지혜일뿐만 아니라,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지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 지혜가 우리를 슬퍼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세상의 슬픔에 슬픔으로 반응하는 것은, 우리를 인간적으로 만들어주는 고귀한 마음의 하나이다. 맹자가 그것을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 부르고 인간의 네 가지 본래적인 마음의 하나로 간주하였듯, 그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큰 지혜의 하나이다. 모쪼록 시인의 슬픔이 세상의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또한 많은 독자들이 시를 읽으며 위로 받기를 전하고 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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