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거제시청

거제시가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淸廉度) 평가(1~5등급)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인 ‘3등급’을 받았다. 앞서 2015년부터 내리 3년째 같은 성적표다. 이처럼 청렴도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권민호 시장이 재임 기간 줄곧 강조한 ‘청렴 거제’ 구호도 임기 말을 앞두고 사실상 무색해지는 모양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7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보면 거제시는 종합청렴도(만점 10점) 7.63점(외부청렴도 7.63, 내부청렴도 7.64)으로 3등급에 그쳤다. 점수는 지난해보다 0.25점 올랐지만, 전체 기관(중앙행정기관·광역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교육청 등) 평균(7.94점)을 밑돈다. 전국 75개 시(市) 가운데서도 37위의 중위권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올해 ‘부패 제로 실현, 청렴 우수기관 도약’을 목표로 다양한 청렴 시책을 추진했으나, 아쉬운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으로 청렴도 측정 결과를 분석해 개선 방안을 마련, 향상 대책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금품·향응 수수, 성범죄 등의 주요 비위(非違)는 신상필벌을 적극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앞서 권 시장은 지난 2010년 7월 취임 후 ‘청렴’을 입버릇처럼 강조해왔다. 전임 시장 3명이 불미스러운 일로 모두 구속된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그는 이런 배경에서 애초 5가지 시정 지표 가운데 ‘섬김의 투명 행정’을 맨 앞에 내세웠고, 재선 후에는 이를 ‘투명한 청렴 시정’으로 다듬어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시장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청렴도가 나아지기는 어려웠다. 취임 첫해인 2010년 ‘보통(8.36점)’ 등급을 받은 걸 시작으로 2011년(이때부터 1~5등급으로 바뀜) 4등급(8.05점), 2012년 4등급(7.34점), 2013년 3등급(7.53점)으로 전반적인 점수 하락 흐름에 청렴도 측정 결과도 신통찮았다.

눈에 띄는 성과는 권 시장이 재선하고서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청렴도 ‘2등급(7.75점)’으로 전년보다 한 계단 뛰어오른 것. 그러나 이듬해 곧바로 3등급(7.72점)으로 떨어진 뒤 지난해(7.38점·3등급)와 올해까지 3년 연거푸 3등급에 머무르는 등 그동안 실질적인 향상은 없는 편에 가깝다.

같은 기간 청렴도 순위는 널뛰기했다. 지난 2010년 전국 73개 시 가운데 29위에서 2011년 68개 시 중 57위·2012년 공동 58위(전국 73개 시)로 추락했다가 2013년 38위(이하 75개 시)·2014년 공동 11위로 잇따라 뛰었다. 그러다 2015년 공동 29위·2016년 52위로 거푸 떨어진 뒤 올해 37위로 올라서는 등 부침(浮沈)을 겪었다.

시 관계자는 “청렴도 측정 결과 부족한 부분은 반성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개선·보완해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여나가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부패 행위가 발생하는 부서 등에도 상시 감찰을 강화하는 등 시민이 만족하는 청렴도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권익위는 측정 대상 기관의 부패 경험과 부패 인식에 관해 업무 경험이 있는 국민(외부청렴도), 소속 직원(내부청렴도) 등이 응답한 설문 조사 결과와 부패 사건 발생 현황, 신뢰도 저해 행위 점수를 종합해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내놓는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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