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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야구발전과 사회적책임 다할 것"거제시야구협회 김진도 회장

청아한 가을하늘과 녹색잔디가 어우러진 야구장은 싱그럽기만 했다. 고사리 손으로 공을 던지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꼬마들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해맑아 보였다. 11월 19일, 거제시리틀야구단 창단 10주년 기념식이 열린 거제하청야구장에서 만난 김진도 거제시리틀야구단 창단준비위원장(61‧거제시야구협회장). 그는 “내 손자가 55명이나 된다”며 웃었다. 야구단에 등록된 선수 모두에게 피붙이처럼 애정이 많다는 의미였다. 김 회장이 이끄는 거제시리틀야구는 2015 NC기 리틀야구대회 제패에 이어 KBO총재기 전국리틀야구대회와 2016 달구벌 전국리틀 야구대회 등 3개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창단 10년 만에 전국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서는 쾌거를 이뤘다. 거제선수들의 선전은 유력 일간스포츠지에 연일 보도되면서 화제를 뿌렸다.

“야구 글러브와 공만 있으면 성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야구를 즐길 수 있고 선수가 될 수 있다. 청소년 야구는 특기로 살릴 수 있고 프로야구선수를 꿈꾸며 뛸 수도 있다. 각기 다른 동기나 목표에 대해 각자 차별을 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6월 출범한 거제시통합야구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진도 회장이 하청야구장에서 남긴 말이다. 다음은 김진도 회장과의 일문일답.

- 거제야구와 함께한 세월이 10년이 지났는데 유별난 야구사랑얘기를 들려달라.

“프로야구선수를 꿈꾸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산 동성고 1학년재학시절 집안의 반대로 야구선수의 꿈을 접어야했다. 거제시야구협회 부회장을 맡은 건 2006년의 일이었다. 김한겸 전 거제시장과 곽영태 전 거제시야구협회장의 권유가 있었다. 거제야구의 미래를 위한 책임감으로만 뛰어들었고 유소년리틀 야구팀과 중학교야구 팀 창단에 공을 들였다. 거제시 야구발전을 위해서는 유소년 팀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팀 창단을 유도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기업후원도 이끌어 냈다. 거제를 돌며 발품을 판 덕분에 15명 남짓이던 선수가 30여 명을 늘어나면서 2006년 11월 16일 거제시 리틀야구단이 출범하게 됐다. 이날 창단식에 참석한 롯데자이언트의 ‘탱크’ 박정태 코치와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 투수, ‘쌕쌕이’ 정수근 선수는 시민들에게 싸인 볼을 나눠주며 축하했다. 2011년엔 리틀 야구단의 우수한 선수들이 하나 둘 고향거제를 떠나는 게 안타까워 외포중학교야구부도 탄생시켰다.”

- 거제시리틀야구단을 창단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애로점은 없었나.

“거제시리틀야구단은 처음부터 단체결성을 목표로 삼지 않았다. 눈높이를 주 대상자인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맞추니 기존 시스템과 다른 차원의 목표가 보였다. 학부모는 아이가 좋아해 취미삼아 야구를 시키려고 해도 막상 맡길 데가 없고 운동선수를 시키고 싶어도 주변에서 만류하니 딜레마에 빠진다. 돈도 많이 들어가고 운동하다 그만두면 사회에서 낙오자가 된다는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 구단에서는 2006년 창단 때부터 주말과 공휴일, 방학을 이용해서만 대회를 개최 했다. 창단 시에는 가뜩이나 야구장이 부족한 현실에서 특히 주말야구는 당시 야구계의 지원을 받는 단체에서도 이상과 같은 목표였다. 유소년단체가 주말에 구장을 빌리는 것은 금전적인 것을 포함해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도 유관기관에 사정하고 매달리면서 버텼다. 돌이켜보면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하지만 부상선수들이 속출하며 맨땅에서 운동하던 선수들을 안타까워 여기신 김한겸 전 거제시장님이 리틀 야구단 단장으로 취임하시면서 오늘날의 멋진 하청야구장이 건립됐다. 권민호 시장님 취임 이후엔 인조잔디, 야간경기조명탑, 전광판 등 시설확충을 해주셨고, 당시 하청스포츠파크에 축구장만 기초설계가 되어 있었으나 지역특성스포츠 활성화 방안으로 국제규모 정규구장을 착공하여 내년에 준공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고려대학교, NC다이노스 2군, 전국각지의 고등학교선수들 까지 ‘전지훈련장으로 사용하겠다’는 양해각서도 받아놓은 상태다. 거제를 명실상부한 야구동계전지훈련장으로 자리매김 하게 해주신 권민호 시장님의 아낌없는 야구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협회장 취임 후 거제야구판의 개혁에 앞장서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먼저 협회임원을 구성할 때 기준을 세웠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던 사람을 제외 시켰다. 시회에 물의를 일으켰던 사람은 다시 야구판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람은 로비 등을 위해 학부모와 학교․감독․코칭스텝의 사이를 주무를 수 있다고 여겼다. 깨끗한 야구장풍토를 만들기 위해 학부모 부담 줄이기를 시작으로 학연․지연으로 짜인 파발혁파를 위 힘썼다. 원활한 경기운영과 심판의 투명성을 위해서 KBO에 심판연수교육도 보내고 있다.”

-불만을 터트리는 사람은 없었나.

“제가 추구하는 방향이 올바르니까 공격하는 사람이 없었다. 야구원로들이 박수를 치며 응원해 주기도 했다.”

-통합 야구협회출범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본, 대만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엘리트선수를 우선시하면서 차별하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고 주말에 하루 종일 가까운 유소년야구단에 좋아하는 야구를 하거나 클럽에서 야구를 한다고 무시하지도 않는다. 작년부터 모든 국내스포츠는 엘리트-생활체육이 통합했다. 그 취지를 살려 생활 속의 스포츠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아직은 기득권유지 때문에 되레 통합 전 나름대로의 장점까지 없어졌다는 생각이다. 생활체육지도자도 엘리트스포츠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느낌이다. 엘리트체육 발전을 위해 근간을 이루는 것이 생활체육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엘리트체육을 표방하지는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엘리트선수’를 꿈꾸는 선수들도 있을텐데.

“공부하는 야구, 생활 속의 야구를 지향하지만 클럽야구 속의 취미활동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우리도 좋은 인재를 양성할 책무가 있다. 다만 기존의 학원스포츠처럼 수업에 지장을 초래하며 능력이나 적성의 테스트 없이 훌륭한 선수로 바로 내몰리는 단점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거제리틀 야구단에서도 7년 전부터 선수로 중학교에 진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에도 14명 정도의 선수들이 진학했다. 우리가 배출한 선수 중 NC다이노스, KIA타이거즈 등 프로야구팀에 입단한 선수도 있다. 머지않아 제주도출신의 강민호 선수처럼 거제출신 대형 프로선수가 탄생되어 거제를 널리 알리게 될 것이다.”

-거제시야구협회소속 야구팀의 장점을 몇 가지 꼽는다면.

“먼저 거제시리틀야구단은 경남 최대의 55명의 선수를 보유하여 명감독으로 잘 알려진 김진후 감독(전 김해고등학교 야구 감독)의 지도하에 매년 리틀 야구국가대표선수를 배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5년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대회에서 김진후 감독이 리틀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준우승을 차지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또한 외포중학교 김용권 감독은 선수 35명의 선수와 함께 올해 전국종별 야구대회(102팀 참가)에 출전해 종합 3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일궈내기도 했다. 여기에다 거제시생활체육야구팀은 경남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3년 연속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특히 거제시 야구협회소속 야구팀은 순수 거제토박이 선수들로만 구성돼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생활체육야구 동호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현재 5개 리그 60개 팀 1300여 명의 거대한 선수층을 보유한 우리협회는 1300여 명 전체선수들의 후원금으로 유소년스포츠육성사업에 매년 4500만 원 상당의 구장사용료, 대회경비 및 훈련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으로 거제시 리틀야구와 외포중학교야구 팀을 전국최강 팀으로 만들어 냈다. 특히 생활체육야구대표선수들은 경남메이저대회(경남도지사기, 경남생활체육대축전, 경남협회장기)에서 3연속 우승을 거머쥐는 등 타 시․군 야구협회 관계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1300여 명의 모든 선수들의 노력과 시민들의 성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제시야구동호인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거제를 야구의 메카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는데.

“세계최대최고의 조선해양산업 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거제는 이에 걸맞게 스포츠 수준도 향상돼야 한다. 야구는 신사의 운동이며 규칙 또한 엄중하다. 마국, 일본과 함께 한국은 선진 스포츠국가다. 야구장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게 기후다. KBO(한국야구위원회)이 광한 청소년육성단장이 직접거제를 찾아 동계훈련지로 선정한 곳이 지금의 하청야구장이다. 환상의 섬으로 잘 알려진 거제는 바람의 영향도 거의 없고 전체면적의 70%가 산으로 둘러 쌓여 있다. 제주, 남해, 통영에 동계훈련을 갔던 팀들이 거제에 눌러 앉는 이유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활용하여 동계훈련지로 고려대, NC다이노스2군도 겨울이면 어김없이 거제로 훈련오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각종 대회기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경기장을 찾아, 선수와 감독, 선수가족들과 함께 동거동락하며 열정을 쏟아 부은 노력 끝에 꿈을 이뤘으니 이젠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문체부, 지자체, 교육청 등 관계기관의 지원이 절실하다. 고교 팀과 실업팀 창단이 시급한 과제다. 내년에 고등학교 야구팀을 창단할 계획이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우리 선수들은 유소년야구로 잘 다듬어져 기량이 뛰어나지만 거제엔 고교와 실업팀이 없어 우수한 선수들을 스카우트들에 의해 타 구단에 빼앗기는 안타가운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되겠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제는 거제시가 팀 창단을 위해 앞장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KBO에서 지원하는 창단지원금 5억 원은 이미 확보돼있다. 내년에 전용구장이 완공되면 전국리틀 야구경기가 가능해 진다. 거제시야구협회는 내년 3월 중순, 일본오사카에서 열리는 오사카시대표팀과 거제시생활체육야구대표팀 간의 친선경기를 위해 지금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환갑의 나이인데도 거제시생활체육야구팀에서 최고령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 회장과 야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어둠이 깔리고 야간경기를 위해 야구장조명탑이 환해졌다. 3시간을 넘긴 인터뷰도 그제서야 끝났다.

대담·정리/ 손영민 논설위원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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