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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휴식레시피 '장사익 소리판'김정희 /거제시문예재단 경영지원부장

일간지 문화면에‘놀고나면 더 피곤한 당신을 위한 휴식 레시피로 문화 콘텐츠만한 것이 없다’는 기사를 읽었다. 뇌안에는 일하는 공장과 충전하는 공장이 따로 있다고 한다. 그러나 휴일이 지나면 더 피곤한 이유는 뇌 안의 충전공장이 제대로 작동 되지 않은 결과라고 한다. 뇌안의 충전공장은 뇌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충전이 되는데 그 에너지원 중에 하나가 바로 ‘문화와의 만남’이라고 한다. 즉 문화콘텐츠에 몰입할 때 인생을 바라보는 시점이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는 주인공에서 소탈한 감성이 생성되는 관객으로 바뀌는 따뜻한 충전이 일어난다고 한다.

바쁘게 달리는 계절은 어느새 가을의 끝자락이다. 올해는 지역경기의 위축으로 어느 해보다도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이런 때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는 진정한 충전공장의 역할이 되고자 올해 문화예술회관의 콘서트 白眉라고 할 수 있는‘장사익 소리판 꽃인 듯 눈물인 듯’을 준비하고 있다.

장사익은 직업을 40여개나 바꾼 후에 가수로 안착했다. 그것도 사십대 중반이라는 인생 후반기를 고민해야 할 나이에 새로운 인생을 열어젖힌 인생사로 이 시대의 전설 중 하나로 기억된다.

목청이 좋았던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웅변을 잘하고 싶어서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산에 올라 소리를 질렀단다. 가수가 되고자 발성 연습을 한 것은 아니었는데 돌이켜보니 굽이굽이 돌아서 오늘의 장사익이 되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태평소 소리를 좋아했던 그는 틈틈이 단소, 피리, 태평소를 배우고 익히기를 즐겨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전주대사습놀이에서‘공주농악’으로 장원에 뽑힌데 이어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결성농요’로 대통령상, 전주대사습놀이에서도‘금산농악’으로 장원에 올랐다.

그러나 그런 수상이 결코 중요한 요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장사익은 엉뚱한 곳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그곳은 바로 공연 뒤풀이 장소였다. 한바탕 공연을 펼친 날이면 어김없이 뒤풀이로 술판이 벌어졌다. 술과 담배를 못하는 장사익은 노래로 어울렸다. 그때마다 독특한 창법으로 불러재낀‘봄비’, ‘동백아가씨’‘님은 먼 곳에’등의 노래에 뒤풀이에 모인 사람들은 넋을 놓았다.

데뷔 앨범을 발표한지 20년이 흐른 지금, 장사익은 정규 앨범만 7장을 가진 대한민국 대표 소리꾼으로 우뚝 섰다.

장사익을 세상에 알린 ‘찔레꽃’에 얽힌 이야기는 그의 인생사만큼이나 설화적이다. 어느 5월 바람결 따라 나는 향기가 장미향기 인 줄 알고 따라가 봤는데 장미꽃 뒤에 숨어 있던 찔레꽃 향기였단다. 그 꽃을 보고 이게 바로 나로구나. 내 처지가 찔레꽃을 닮았구나 하고 한참을 목 놓아 울고 돌아와서 만든 노래가 ‘찔레꽃’이란다. 비록 외향은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소박함 이지만 그 내면에서 풍기는 향기는 장미를 능가하는 찔레꽃의 진정성을 닮은 소리꾼 장사익

장사익의 노래 중엔 대중음악이 잘 다루지 않는 죽음을 주제로 다룬 노래들이 많다. 상여소리를 즉흥적으로 풀어낸 ‘하늘가는 길’ 고려장을 당하는 노모가 아들이 혼자 내려올 길을 걱정해 솔잎을 뿌리는 내용을 담은 ‘꽃구경’을 비롯해 천상병 시인의 ‘귀천’, 정호승 시인의 ‘허허바다’, 서정주 시인의 ‘황혼길’, 허형만 시인의 ‘아버지’ 등 죽음을 주제로 다룬 많은 시들이 장사익의 소리에 엮였다. 장사익은 죽음을 알아야 삶의 소중함이 선명해진다고 역설한다.

평론가는 그의 노래를 음악적 틀에서 벗어난 즉흥성을 가진 살아있는 노래, 인간적인 노래, 그래서 감동적인 노래라고 한다.

세월을 삭혀 토해내는 소리꾼 장사익의 기막힌 가창력은 국악 팝 대중음악을 넘나드는 자유분방함으로, ‘열아홉 순정’ ‘봄비’‘님은 먼 곳에’ 등 어떤 노래이든 그의 목소리에 얹히기만 하면 전혀 새로운 노래가 되고 만다. 그의 노래는 듣고 있으면 머리 한쪽이 시려오고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릴 것 같다고 한다. 바로 이런 느낌이 장사익의 매력이 아닐까.

장사익의 노래는 우리 고유의 국악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 가요를 리메이크하였다. 우리 가요를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부르는 능력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의 노래 속에는 삶이 있고 살아온 인생이 있고 모두가 행복해 지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이 있다.

11월 21일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질 명품 소리꾼 장사익의 농익은 무대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뇌속의 충전공장에 긍정적 에너지가 가득 차오르게 하여 창조적 사고능력의 재충전으로 삶의 활기를 유지할 수 있는 역할이 되고자 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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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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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시민 2017-11-14 15:37:50

    '장사익 소리판' 글 잘 읽었습니다.
    노래의 제목을 이해하고 의미를 제대로 알았네요.
    역시 거제시문예재단 최고 입니다.
    좋은 공연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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