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금년이 막 시작된 것 같은 느낌인데 벌써 7월 중순을 넘어선다. 한 달 정도 지나가면 조석으로 찬바람이 불면서 가을이 시작될 것이다. 세월이 너무나 빠르다는 것을 항상 느끼면서 산다. 매사 한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는 데도 하루는 눈만 뜨면 금방이고 일주일은 돌아서면 후딱 지나간다.

수많은 선배들이 「인생일장춘몽(人生一場春夢)」을 언급할 때 가슴깊이 느끼지도 못하고 ‘그냥 나이 드는 게 서러워서 하는 얘기겠지’ 하고 건성으로 들었는데 지금은 내가 후배들에게 기회만 되면 마치 애창곡처럼 들려주는 노래가 되었다. 고단한 일상에서 바쁘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을 다음으로 미루기 십상이다. 시간에 쫓기며 사는 현대인이다 보니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문제는 이 짧은 인생에서 그 일을 해야만 하는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에 하면 되지’ 하면서 한두 번 미루다 보면 해보지도 못하고 무심한 세월은 어느덧 흘러버리고 아쉬움만 남는다. 단순반복적인 생활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단 한번뿐인 인생이기에 가급적 할 수 있는 한 많은 추억과 경험을 쌓으면서 의미 있는 시간들을 가져보자. 삶 자체도 소중하지만 삶의 질(質)이다.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 하면서 풍성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큰 행복이라 생각한다.

모두 다 해볼 수는 없지만 의지만 있으면 내가 처한 현실에서 얼마든지 실현가능한 일들을 할 수 있다. 추억은 만들어지는 것(Memory is to be made)임을 명심하자.

내일(tomorrow)이라는 시(時)가 있다.

내일 물을 주려던 그 꽃은/ 이미 시들어 버렸습니다./ 내일 보려가려던 그 사람은/ 이미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내일 고백하려던 그 녀는/ 이미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내일 전해 주려던 그 말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내일이 몇 개나 있는지 모르지만/ 내일 해야 하는 백가지 일의 이유보다/ 지금 하고 싶은 그 한 가지 일의 이유가 더 소중한 것입니다./불투명한 삶속에서 내일을 기대하기 보다는/ 지금을 더 소중히 간직하고/ 지금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것이/ 나에게도 후회되지 않는 삶이 아닐까요?

망중한(忙中閑)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바쁜 일상에서의 여유로움’이다. 직장생활이든 경제활동이든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럴수록 더욱 정신적 여유로움으로 생활하면서 하고 싶은 취미활동이나 보고 싶은, 그리운 사람들을 당장 만나보자. 기분이 한결 가뿐해지고 삶의 재충전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85세이고 남성은 79세라고 한다. 여기에 인생의 마지막 10년은 대다수가 아프거나 적어도 활동적이지 못하다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 나이에서 계산을 해보자. 그리고 직장생활에서 경제활동에서 얽매이는 시간과 수면시간 등을 감안해보면 실제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낼 수 있는 여가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미래가 막연하게 무한한 것은 아니다.

위에서 계산해보았듯이 지극히 제한된 시간이며 지금 하고 싶은 무엇을 하지 않으면 먼 미래에 후회나 미련이 반드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내일 이 시간 이후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나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그리고 철저한 자기통제나 스케줄관리도 역동적인 삶을 사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죽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삶의 진리를 살폈던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는 데이비드 케슬러와 공동으로 저술한 명작 ‘인생수업’에서 이렇게 마무리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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