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는 한해 평균적으로 600만여 명의 외래여행객이 찾아온다. 여행객수는 달라도 도내 크고 작은 관광지에도 외래여행객이 찾는다. 이들 여행객들을 붙잡기 위한 지자체와 관련업계의 노력도 치열하다. 첨단 IT산업의 부가가치에는 못 미칠 테지만 관광산업의 부가가치가 큰 때문이다. 굴뚝산업의 시대는 가고 여행 같은 문화산업이 뜬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최근 거제를 찾는 외래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관람지중 하나인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과 계룡산 상부(옛 미군통신대 건축물)를 연결하는 왕복3.6km구간에 선로를 깔아 6인승 전기식 모노레일 10대를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행객들을 붙잡아 하루라도 더 머물게 하기 위해 이른바 체류형 관광개발에 지자체의 노력도 불을 뿜고 있다. 한데 거제시 관내 상당수 숙박업소들이 요금자율화정책을 이용해 주말이나 이용객이 많은 날에는 비교적 높은 요금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주말을 이유로 평일보다 2배, 많게는 3배까지 요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의 숙박업소가 입실시간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실을 이유로 오후 10시 이전에는 숙박을 할 수 없는데다 오후 10시 이전에 숙박을 하려면 2시간분에 해당하는 대실비로 4만 원 가량 더 내야 방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요금기준을 맞추다 보면 이른바 모텔을 이용하는데 하루 12만 원을 내야 하는 셈이라는 것.

지난 5월에는 황금연휴를 맞아 숙박전쟁으로 거제 유명해수욕장과 계곡, 관광지를 찾은 여행객들이 일부숙박업소들의 ‘바가지 상혼’에 골탕을 먹었다는 전언이다. 거제관광업계에 따르면 거제에 있는 대부분 호텔의 객실 예약이 거의 완료됐으며 지난달 3~5일까지는 특급호텔을 비롯해 중저가 비즈니스급 호텔도 만실이었고, 516개 객실을 갖춘 거제대명리조트는 4월29일부터 5월8일까지 객실 예약이 일찌감치 끝났다고 한다.

주요관광지 바닷가 펜션․민박, 수도권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남부 해금강 등지의 숙박업소도 마찬가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라해수욕장 콘도형숙박시설의 경우, 거제자연휴양림 통나무콘도(10인실)하루 숙박료 10만원보다 무려 5배가 넘는 50만 원을 받는 등 황금연휴 대목을 노려 일무 몰지각한 숙박업체들이 평소보다 금액을 올린 바가지요금을 받으면서 외래여행객들을 내쫓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거제여행길에 나섰다가 비싼 숙박요금을 치른 여행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숙박요금을 단속할 근거는 없다. 자유시장 원칙에 따라 결정되는 가격을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다. 이른바 시장가격에 맡기는 게 옳다. 그러나 거제 내 숙박업소, 특히 관광지 주변의 숙박업소 가격이 시장가격에 의해 결정 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거제관광지 숙박업소들이 수년간 여행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이유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해금강을 비롯한 거제권 여행객들의 대다수가 20~30대 젊은 층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른바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이 바가지에 가까운 숙박비를 곱게 볼리 없다. 당장 이익에 눈멀어 바가지 요금을 받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이유다.

콘텐츠나 기반시설도 아니고 바가지 숙박비로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앞둔 거제관광이 무너지게 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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