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사상 처음으로 여성국장이 탄생했다는 소식이다. 이번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사무관인 박광복 과장이 국장(지방서기관)으로 승진했다. 이에 앞서 올초에는 5명의 여성사무관이 배출됐다. 때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거제시에서도 여성국장을 비롯해 여성사무관이 5명이나 승진했다는 것은 여성공무원의 지위향상과 차별해소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국장으로 승진해 화제가 된 박광복 승진자는 대민업무인 주민생활국장에 임명돼 대시민 소통이라는 능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그동안 거제시에서는 여성공무원 수가 크게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성국장 탄생이 요원하기만 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거제시를 비롯한 도내 시군에서는 여성들의 공직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고위직 비중이 10%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는 남성중심의 공직사회 틀이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공무원들은 인사에서 핵심부서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남성공무원은 일선부서에 집중 배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여성공무원들은 인사배치단계에서 1차적인 차별을 받으면서 능력향상의 기회상실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 실정이다.

남성에 비해 승진에 유리한 보직을 맡기가 어렵다보니 고위직 진출이 더 힘든 것이다. 제도관행적인 면에서 여성차별이 존재하는 셈이다. 여성공직자의 비율이 해마다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간부공무원의 승진에서 배제가 계속된다면 조직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박 과장의 승진을 두고 공직 내부에서는 권민호 시장이 여성공무원에대한 인사우대를 실천하는 한편으로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 위주로 이뤄지는 인사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공직사회에 여성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여성공무원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15년 경남도가 실시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최종합격자중 60%가 여성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시험에서도 여성이 59%로 남성을 압도했다. 이 같은 현상을 미뤄볼 때 갈수록 여성들의 공직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직사회의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역전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공무원 대비 5급 사무관 이상 여성공무원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에 대해 일부 여성공무원들은 유리천정 때문에 승진과 보직에 남녀차별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일부 맞을 수도 있지만 역량 문제도 거론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직사회가 여초현상으로 바뀌게 되면 자연스럽게 여성들의 고위공직자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이미 우리 사회는 여성들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여성공무원이 점차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여성공무원들이 조직의 리더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성이란 조직의 배려보다는 개인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공무원들이 관리자 위치에 이르려면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여성공무원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당한 기회가 제공돼야 함이 물론이다.

이번 거제시 여성국장 탄생이 도내 다른 지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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