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을 위한 300만 원대(3.3㎡당)의 반값 아파트가 거제에서 전국 최초로 건립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거제시는 지난달 30일, 거제시 문동동 아이파크 2차 현장에서 525억 원을 들여 575세대를 건립,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저소득층을 위한 ‘300만 원대 반값 아파트건립 기공식’을 열었다.

이 사업은 권민호 거제시장의 공약사업으로 2013년 3월에 평산산업(주)과 부지기부체납 협약을 맺어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시작했다. 그런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서민주거복지사업인 300만 원대 아파트 건립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처음에는 전문가는 물론이고 공무원조차도 불가능 하다고 만류하면서 매스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젊었을 때는 노년기를 생각하고 늙어서는 젊었을 때의 일을 자성하는 것이다. 이런 업보의 철학을 바탕으로 집 없는 설움을 겪어본 권 시장이 오늘의 현안을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이 사업은 현재 여러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는 등 서민주거복지사업의 새로운 모델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는 느낌도 준다.

2013년 당시만 해도 거제시는 이 사업을 민간사업자와 손잡고 추진하고 있었다. 거제시는 민간사업자가 개발할 아파트사업부지 내 용도변경이 까다로운 농림지역을 해제해주기로 하고, 대신 민간사업자로부터 아파트사업부지 일부를 무상으로 기증받아 반값에 가까운 서민아파트를 건립, 무주택서민들에게 공급할 계획이었다. 이를 놓고 민간 사업자에 대한 특혜라는 주장과 무주택 서민을 위한 성공적인 민관 합작모델이 될 것이라는 견해로 나뉘어 이슈화됐다.

반대 측 의견은 “거제시와 사업자가 체결한 양해각서에 사업부지 내 농림지역을 해제해주는 조건이 붙어 있어 특혜 소지를 남기는 게 사실이다. 민간 사업자에게 행정적 편의를 주는 조건으로 부지를 기증받는 자체가 형평성 등의 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사업이 목적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일”이라며 “사업자에게 직접 이윤이상의 특혜가 돌아가는 건 아닌지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만약 사업 실현 가능성이 낮다든지 지나친 특혜 소지가 있다면 사업을 제고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찬성 측 의견은 “사업 실현가능성이 보이고 지나친 특혜가 아니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면밀하게 검토하고 계획을 세워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만하다. 제대로 성공을 거둔다면 더할 나위 없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과 계획안들이 결코 어제 오늘 나온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그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논의도 되고 그 타당성도 검토된 것들이다. 결국 아파트 사업자의 개발이익을 공식적으로 환수해 그 이익을 서민들에게 돌렸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서민정책의 바람직한 성공모델이 된 듯 하다. 국가가 할 일을 거제시가 발 벗고 나서 어려운 재정 여건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고려해야 하는 점은 임대공급대상자 선정과정에서 특혜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사업내용과 과정을 선명하게 공개하는 게 옳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 개인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편법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공익적 목적 외에 과도하게 선전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완공과 입주 과정까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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