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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유진오 /본지 전 대표이사

S형!
탐욕과 부패의 대명사가 돼버린 ‘강남 아줌마 최순실의 국정농단’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3주째 분노하고 있습니다. 민심은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 비서관 구속으로는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검찰 수사는 10일 현재 대통령 최측근인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가 대통령 턱 밑까지 다가간 것입니다. 국기를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단순한 측근비리 정도로 덮어버릴 순 없게 됐습니다.

검찰은 마침내 다음주 중,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 일정도 잡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도덕적 권위와 정당성을 완전히 상실한 대통령 눈치를 볼 필요 없이, 검찰이 정부 조직에 왜 필요한지 그 존재 이유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줘야 합니다.

검찰이 해야할 일은 ▲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순실 씨가 어떻게 국정에 개입했으며 ▲ 어떤 이권을 얼마나 챙겼는지를 철저히 밝히는 것입니다. 또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에 ▲ 청와대 참모는 물론 국회의원과 장·차관이 최순실을 위해 어떻게 아부하고 부역을 했는지도 파헤쳐 단죄를 해야 합니다.

S형!
갤럽조사에 의하면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까지 추락했습니다. 1988년 한국갤럽의 정기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입니다. ‘대통령 지지율 5%’는 사실상 전 국민이 박대통령을 거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역별로는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0’인 지역도 있었습니다. ‘살아 있는 유고(有故) 사태’입니다.

대통령이 이 지경인데 집권 세력이라는 친박(親朴)의 작태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팔아 국회의원, 장관, 청와대 수석, 국영기업체 장 등 한 자리씩 꿰차고 단물 빨던 인물들의 배신이 비록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순실 사태’가 터지고 나서의 배신은 더욱 꼴불견입니다.

‘친박’의 대명사인 서청원 의원, 그리고 대통령을 누님이라 부르던 윤상현 의원은 왜 이 시점에서 존재감이 전혀 없는 것입니까? 지난 4월 총선까지만 해도 새누리당 ‘공천의 칼잡이’로 악명(?)을 떨친 이한구 공천위원장, ‘친박’ 공천의 우두머리 노릇을 하던 최경환 의원은 어디로 사라졌습니까?대구?경북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팔아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하나 같이 사드 배치에 반대할 때부터 국민은 이미 쪽박이 새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S형!
야 3당의 요구대로 ‘거국 중립 내각’ 구성을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이 불가피합니다. 대통령이 탈당하는 순간 ‘친박’은 물안개 사라지듯, 폐족(廢族)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식물 대통령 사태와 여당 몰락의 책임을 져야 할 ‘친박 인사’들이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알량한 새누리당 당권을 지키겠다고 핏대를 세우고 있습니다. 탄탄하던 보수진영을 이리저리 분열시키고 이제 한 줌 세력으로 남은 사람들이 일말의 책임의식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친박’이 이같은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여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끌고 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친박 후보’로 만들려 하기 때문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설사 반 총장이 대선 출마 의향이 있다해도 그가 폐족이 된 ‘친박’의 구세주가 될리는 만무합니다. 책임감을 느끼고 무대 뒤로 사라져야 할 사람들이 헛된 꿈을 꾸며 버티고 있으니 새누리당 전체가 함께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S형!
지금은 국정 마비가 아니라 국정 붕괴 수준입니다. 지난 5일 대구 부산 광주 서울 등 전국적으로 ‘박근혜 퇴진’ ‘사과 말고 사퇴’ 등의 피켓을 든 규탄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서울 광화문에선 왕복 차로를 메운 5만여 명의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고 오는 12일에는 10만 명이 넘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대규모 집회가 예고된 상황입니다.

분노한 민심에 기름을 붓듯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지난 5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게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순실이 주도한 미르재단에 10억 원만 내고 K스포츠재단에는 기부를 거부해 정권 실세의 눈 밖에 나 해임했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선 최순실 관련 회사에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관련 일감(300억 원 상당)을 주라는 요구에 조회장이 반대한 것도 사퇴 압력의 이유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최순실이 주말마다 청와대에 드나들며 정부의 예산을 빼내고 국정을 농단했다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몰랐을까라는 의문에 국민들이 더욱 참담해 하고 있습니다.

S형!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최순실 관련 두 번째 사과에서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해 가족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며 “무엇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며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하는 자괴감으로 괴롭기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오늘의 사태는 지난 2012년 12월 대선 열풍 속에 ‘원칙과 신의(信義)’를 내세운 박근혜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니까 대통령 노릇을 잘할 것’이란 유권자 다수의 감성적 선택이 빚은 결과입니다.

지도자의 자질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숙련도(mastery)와 공적인 인정 위에 쌓이는 것입니다. 자격을 갖추기 위한 부단한 학습과 숙련, 단계적인 성취를 이루는 공적 인정 과정 없이 ‘대통령의 딸이니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허황한 꿈에서 싹 튼 공주병적인 야망은 세상을 병들게 한다’는 뼈 아픈 교훈입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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