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집 ‘섬이 詩라하네’, 24일 출판기념 북토크쇼

시인 김운항, 그는 시인이고 거제 예술인을 대표하는 (사)한국예술인총연합회 거제지회장이다. 그런 그가 얼마 전 한 권의 시집을 세상에 내 놓았다.

시집 ‘섬이 시라하네(윤들일기 365일)’,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기도 한 이 시집엔 모두 365편의 시편이 담겨있다.

365편이라는 숫자가 말해 주듯 이 시집은 시인의 지난 1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어떤 날도 시가 아닌 날이 없었고 무슨 일이 있어도 당일 마감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시작은 지난해 9월 1일 지인에게 ‘매일 시 한편을 써 볼 생각 인데 받아 줄 수 있냐’는 이야기를 나누고 부터란다.

시를 연상케 하는 사진과 함께 하루도 빠짐없이 지어진 시편들은 어김없이 SNS나 메일 등을 거쳐 발표기 됐고, 그렇게 시작된 시편들이 20~30편을 넘어 설 쯤, 시인은 문득 두렵기 시작했단다. 창의력의 고갈과 혹시 모를 자기표절의 우려 때문이다.

그리고 100편이 지날 무렵 이 두려움들은 자연스레 시인의 창작노트에서 떠났다. 시인의 시가 두려움이라는 장애를 딛고 창작의 날개를 펼치고 거침없이 나아가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의 주된 화두는 시인의 평범한 일상과 삶 그리고 거제도와 섬이다. 하루가 시가 되고 시가 섬이 되는 365일의 약속은 정확히 1년 만에 지켜졌다.

시집에서 절기나 계절을 유추할 수 있는 단어나 이미지가 고스란히 묻어난 시가 유독 많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굳이 시인의 양심고백 한 가지를 밝히면 35번과 40번 째 시는 지난해 해외 일정을 소화하면서 발표가 다소 늦어진 경우인데 우리나라와 시차 차이를 계산하지 못한 시인의 실수라고 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시인은 그가 약속한 하루를 마감하기 전 한편을 쓰겠다는 약속은 지켰다. 애초 지구의 자전에 따른 기준이 아닌 시인 자신의 기준에 따라 하루에 한편의 시를 쓴다는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완성하고 나서 365편의 시와 함께 했던 시간과 시제가 되어준 모든 생명과 사물에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그리고 시집을 내 놓고 보니 시의 문학적 완성도나 수준 등의 조건을 떠나 함께 하고 있는 문인협회 회원들의 비롯한 문우들의 창작열을 불태우는데 작은 불씨, 또는 동기 부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거제문인협회가 태동하던 1982년 7월 그 때부터 현재까지 36년이란 세월동안 거제 땅에서 거제문입현회 회원으로 문학활동을 이어오다 보니 거제문인협회에 각별한 애정이 있어서다.
이번 시집은 세번째 개인 시집이 된다. 시인은 1993년 이영호 시인의 소개와 박재삼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하고 2011년 태어난 고향과 사모곡을 주제로 한 첫 시집 ‘가실바꾸미의 초상’과 자신의 성장기와 타지 생활 그리고 또 다시 귀향하면서 느낀 삶을 그린 ‘그리움 그리고 사랑’이 두 번째 시집을 냈었다.

시인은 앞서 두 권의 시집을 엮었을 때 느끼지 못하다가 이번 시집을 내면서 세삼 느낀 점이 있는데 시를 쓰는 사람이 시간이 없어 시를 못 쓴다는 이야기는 변명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정이 있다면, 그리고 의지만 있다면 매일 시를 짓고 창작의 고통 앞에 맞서는 것은 시인의 의무라는 생각에서다.

함께 문학 활동을 하는 문학인들에게 꼭 이번 시집을 보여주고 싶었던 이유기도 하다. 물론 평가는 읽는 사람 개개인에게 맡길 생각이란다.
특히 시인은 이번 시집을 완성하는데 일등공신의 몫을 한 스마트폰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늘 옆에서 창작을 도왔고, 메모를 가능하게 했으며, 즉석으로 이뤄진 발표까지 도왔으니 시집 발간에 일등공신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내년 2월이면 시인은 거제예술인총연합회 회장 임기를 마친다. 4개월 남짓 임기를 남겨둔 요즘은 시인은 가끔 지난 4년 동안 거제예술인의 대표로서 걸어온 시간들에 대해 부족했지만, 큰 성과보다는 예술인의 기풍과 품격을 지키려 노력한 시간이었고 별 탈 없이 거제예술인총연합회를 이끌어 왔다는데 감사해했다. 또 그렇게 되기까지 힘을 보태준 모든 거제지역 예술인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예총회장 임기 후엔 더욱 거제의 문학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겠지만, 이전보다 더욱 거제문학 발전과 개인 창작에 열정을 쏟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오는 24일 6시 웨딩블랑에선 시인의 출판 기념회도 열릴 예정이다. 출판기념회라는 의미보단 그동안 성원해준 사람들과 오손도손 이야기하고 싶단 생각에 출판 기념회 이름도 ‘김운항 제3시집 출판기념 윤들일기 356일 북 토크쇼’라고 했다. 그날 시인과 함께 나눌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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