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가 5일 하루 거제 곳곳에서 피해를 유발했다. 2003년 ‘매미’에 버금가는 규모로 알려진 반면, 다행히 매미 내습 당시의 피해까진 아니었다. 다만 만조까지 겹쳐 해안지역으로 바닷물이 범람하거나 옥포·아주·장승포·능포 등 동남부 지역이 반나절 이상 정전되는 등 뚜렷한 피해를 입혔다.

이날 새벽부터 최고 174mm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진데 이어 오전 9시께는 강풍(최고 풍속21m/s) 탓에 송전선로가 끊겨 거제 동남부 4만7000여 세대에 공급되던 전기도 끊겨버렸다. 한전의 복구 노력으로 오전 11시께 일부 복구됐으나 1만8000여 세대는 이날 오후까지 정전을 감수해야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정전 탓에 업무를 일찌감치 접어야 했다.

침수 피해도 곳곳에서 잇따랐다. 사등면 사곡삼거리 지하차도가 침수돼 승용차와 트럭이 물에 잠겼고, 인근 아파트 건립 이후 침수 현상이 잦아졌다는 볼멘소리가 들렸다. 아파트가 밀집한 상동동 일대 상동대로 역시 고질적 침수가 나타났다. 전혀 배수가 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매립공사가 한창인 고현항 인접지역은 바닷물이 범람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중곡 지역 아파트 단지에선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빼는 소동도 빚어졌다. 고현항 매립이 하천 범람으로 이어진 원인이라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부터 폭우만 쏟아지면 잠겨버리는 사곡 삼거리 지하차도. 몇몇 차량들이 침수피해를 입었고 트럭으로 보이는 차량의 상부만 엿보이는 현장. /옥성삼화아파트 입주민 제공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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