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종교칼럼
보시(布施)하는 삶하담스님 /무이사 주지

몸이 아파서 산행을 하기 시작했다는 어느 불자님이 매일같이 산에를 가는데, 계룡산에는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 불자님은 하산할 때마다 배낭에 조금씩 담아 오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무량회 회원들이 모여서 오는 일요일에는 계룡산 등산로를 청소하는 봉사를 하기로 했단다. 조그만 단체에서 무슨 큰일을 하겠는가마는 조금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흔쾌히 동참하기로 했다. 제각각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조금이라도 나누면서 살아가고자 봉사를 실천하는 그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나누고자 하는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고, 나누는 것이 물질이 아니어도 좋다. 나누고자 하는 그 마음이 순수하다면, 그 공덕은 무한정으로 크게 결정될 것이다. 몸과 마음으로 정성껏 나누고 베푸는 봉사를 우리 불가에서는 보시(布施)라고 한다. 물질로서 하는 재시(財施)는 그 대상의 몸을 이롭게 하고, 올바른 진리를 알게 해주는 법시(法施)는 그 대상의 마음을 이롭게 하며, 공포와 두려움을 없애주는 무외시(無畏施)는 그 대상의 몸과 마음을 이롭게 한다.

보시의 근거는 이타(利他)를 통하여 자리(自利)를 하겠다는 서원(誓願)에서 시작된다. 자비(慈悲)를 바탕으로 한 선업(善業)을 지어, 그 공덕으로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자타(自他)가 불이(不二)한 것을 알고, 주는 자와 받는 자가 고락(苦樂)을 함께 하는 동사(同事)의 마음이 보시를 하게 한다. 보시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오염되고 인색한 마음 없이 기쁜 마음으로 정성껏 하여야 한다. ‘중생 시봉(侍奉)을 부처님 시봉(侍奉)하듯이 하라.’고 했다. 어떤 대가도 바라지 말아야 하며, 자신의 것을 나누어서 상대를 이롭게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참된 보시는 복과 행운 그리고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각자의 삶을 밝고 고귀하게 만든다. 나누는 자는 더 큰 것을 얻게 되지만, 인색한 자는 가진 만큼만 갖게 된다. 인과(因果)의 상응(相應)이다.

그런데, 보시할 줄을 모르는 사람들은 여건과 형편을 핑계로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있으면 아까워서 못하고, 없으면 없다고 못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영원히 자기 것인 것처럼 착각하고 집착하면서, 조금이라도 나누고 베푸는 것을 마치 빼앗기고 손해 보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마음도 가난하고 물질도 가난한 자는 베풀 것이 없다면서 스스로의 삶을 실패자인 것처럼 어둡게만 살아간다. 잡보장경에서는 ‘아무런 재산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가 있다. 이것을 무재칠시(無財七施)다.’라고 했다. 얼굴에 화색을 띠고 정답게 웃는 얼굴로서 주변을 밝게 하는 ‘화안시(花顔施)’가 있고,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써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언사시(言辭施)’가 있다. ‘심려시(心慮施)’는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세상을 밝게 한다.

부드럽고 온화한 눈빛으로 상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자안시(慈眼施)’가 있고, 공손한 태도와 몸을 아끼지 않고 남을 도와서 서로가 이익 되게 하는 ‘사신시(捨身施)’가 있다. ‘상좌시(床坐施)’는 자리를 양보하거나 내 차례의 몫을 급한 사람에게 먼저 양보하는 것을 말한다. 일곱 번째는 잠자리와 쉴 곳을 마련해주는 ‘방사시(房舍施)’와 상대의 속을 알아서 도와주는 ‘찰시(察施)’ 등이 있다. 이렇게 돈이 없어도 보시할 수 있는 것은 많다. 누구나 다 갖고 있는 몸과 마음으로도 얼마든지 상생(相生)하는 보시를 할 수가 있다. 마음먹고 노력만 한다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는 자비심을 갖고 주변을 잘 살펴보면, 나눌 것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우주법계의 자원은 한정이 없는 것처럼, 우주를 닮은 우리의 자원도 나누어 주어도 또 나누어 줄 수 있을 만큼 무한정이다. 재물이 있으면 재시(財施)를 하고, 지혜가 있으면 법시(法施)를 하며, 재물과 지혜가 없으면 무재칠시(無財七施)로 무외시(無畏施)를 행하면 된다.
주운 쓰레기를 어디에 담아 올 것인가? 살짝 즐거운 고민을 해본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거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