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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립박물관 건립에 즈음하여손영민 /칼럼니스트

2015년은 ‘미래도시100년 구현’의 원년이라고들 고창(高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거제정치는 여전히 고현항 매립이 어떻고 시장이 무슨 말을 했으며 무상급식이 어떻다느니 하는 투의 진정코 신물 나는 소리들만 지겹게 해대고 있다. 정말이지 이젠 듣기 싫고 보기 싫어 죽을 지경이다. 그러니 우리 다른 채널로 스위치를 돌려 볼륨을 크게 틀어 놓자. 민선6기 출범 후 1년 되는 시점에서 우리가 도전해야할 새로운 프런티어 중의 하나는 바로 문화상품 전장(戰場)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세계화·국제화 추세라 하지만 이 문화 분야의 상품경쟁과 판촉경쟁이야말로 21세기 국제경쟁의 핵심중의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화를 다채널 멀티미디어, 대중예술, 레포츠, 관광, 레스토랑, 가격파괴 유통업 같은 보다 넓은 생활문화의 분야로 확대시켜 바라보아야 할 이유가 바로 그 점에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세계화하려다 오히려 외래문화 바다의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관광·레포츠 산업도 이제는 호화판 향락 형(型)과 저질 싸구려 효도관광의 양극화를 탈피해야 한다. 우리의 해묵은 요식업과 식당 풍경 역시 크게 각성해야지 지금 그대로는 당연히 망해야한다. 낙지는 커녕 낙지 꼬랑지조차 잘 봐야만 겨우 보일까 말까 하는 낙지전골 아닌 푸성귀 고춧가루 범벅 탕을 8천 원~1만원 씩 받고 파는 우리의 난폭하고도 투박한 식당풍경.

이런 후진성은 가족단위의 패키지 관광 상품으로 조용한 숲속과 휴식처로 소비자를 데려다 주는 독일 튀링겐주(州) 게라(Gera)시립박물관의 경우를 한번 참조해 볼 일이다. 이처럼 21세기의 주전장(主戰場)은 문화상품 분야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의 자질은 분명히 있다.

국내굴지의 국·공립박물관들이 제 아무리 판을 휩쓴다 해도 개인수집가 유천업씨가 수집한 유물 5만여 점을 소재로 한 해금강테마박물관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우리가 아직도 유물을 별것 아닌 양 내리깔고 구태의연함에 젖어 있다는데 있다. 도대체가 21세기 문화상품전쟁에 대비할 코스가 제도권 내에 단 한 치도 자리매김 되어 있지가 않는 것이다. 이래도 괜찮을 것일까. 2015년은 그래서 거제시립박물관 건립과 때맞춰 박물관 컨테이너에 보관중인 2백여만 점의 유물에 대해 활용방안을 적극 논의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다.

내년에 착공 예정인 거제시립박물관 건립후보자지는 고현동 유람선터미널, 조선해양문화관 인근, 옥포대첩기념공원 내, 사등성 내, 둔덕기성, 옥산성지 등 6곳으로 압축 됬다. 거제에는 포로수용소 유적박물관, 어촌민속박물관등 2개의 공립 박물관과 거제박물관, 거제민속박물관, 해금강테마박물관, 외도 조경 식물원 등 4개 사립박물관이 운영 중이다. 이들 박물관 중 거제박물관을 제외한 5개는 전문박물관으로 종합공립박물관은 전무한 상태다.

거제시가 시립박물관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 거제시의회 김복희 의원이 역사적정체성과 유적 연계 필요성을 내세우며 둔덕기성에 시립박물관 건립지를 제안한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서부지역인 둔덕면은 신라문무왕 17년 서기677년 상군(裳郡)을 설치했을 때 거제도치소였고 고려의종이 1170년부터 약 3년간 유폐되었던 둔덕기성(屯德岐成)과 더불어 문무백관 및 가솔들의 주거지였던 곳이라 유구하고 찬란한 역사를 지닌 문화를 가진 곳이다.

최근 청마 유치환 시인의 생가 내 부지에 청마기념관을 세워 현대문학의 문화적 영광을 재현함은 물론 타 도시와 차별화된 문화적 자율성을 확보 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적 요충지이자 허브가 되고 있는 둔덕기성에 박물관이 건립된다면 최적의 상황이 마련될 것이다.

패왕성 주변을 둘러싼 성터와 아름다운 수목으로 뒤덮혀 있는 산방산 비원, 청마 유치환 생가, 둔덕생태하천, 둔덕기성과 함께 어우러진 거제시립 박물관은 거제시민의 자긍심 고취와 지역균형발전과 더불어 기존의 관광인프라를 확대 유지하게 되어 널리 알려지고 소비되어 새로운 경제적 파급력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렇듯 우수한 장소성의 획득이 갖는 가치는 크다. 자연스럽게 문화적 허브가 구축될 것이며 광주, 부산 비엔날레 등과 같은 지역연계 예술축제의 개최 역시 가능하다고 본다.

동시대에서 박물관은 작품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단순한 기능적 공간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문화를 전파하고 소통하는 통로로서 박물관의 역할은 문화의 중심기구가 되어 가고 있다. 거제시민에게 시립박물관 건립은 문화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으며 잠자는 도시에서 살아나 행동하는 도시가 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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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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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향인 2015-06-22 15:23:14

    들 농사는 남이 안다고 했습니다. 우리 거제시민이 손 선생처럼 객관적인 관점으로 보면
    답이 훤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정치색도 지우고, 경제논리도 지우고 오로지 객관적인 관점으로 말입니다.손 선생의 고견에 동의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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