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열심히 잘 살아왔는데 해놓은 것도 없고, 나이는 들어가고, 체력은 떨어지고, 몸도 아파서 우울해요’
요즘 사람들이 흔하게 하는 말이 ‘마음이 우울해요’다. 젊을 때는 자식 키우고 열심히 일하느라 자신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바빴다. 정년이 되어 지난 일을 돌아볼 때 ‘내 자신이 대견스럽고 열심히 살았구나’하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 훨씬 덜 우울해지고, ‘일에 파묻혀 자신을 잊어버리고 산 것이 너무 허무하다. 왜 그렇게 살았는지 후회스럽다’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더 우울해진다. 어린 시절이건, 나이가 들었건 자신에 대한 좋은 평가는 행복의 뿌리를 튼튼하게 해주고 활짝 웃는 꽃을 피운다.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노래가 유행했듯이 100%만족되는 삶이란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다.

주위 사람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마음의 샘물이 막히지 않기 위해서는 조금씩 쌓여가는 불편한 감정의 찌꺼기를 제때 걷어내 주어야 한다. 남편, 부인, 자식, 친구, 선후배 중 어느 누구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우울증이 옅어질 것이다. 만약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심한 비난보다는 차분히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생각의 교정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비관의 늪에 허우적대지 않고 바로 빠져나올 수 있으리라! 힘들고 지쳐서 의기소침해 있을지라도 사랑과 격려로 포근히 안아주고 등 두드려 주면서 ‘참 대단하구나, 고생 많았다, 더 잘될 꺼야’ 라는 한마디 말에 용기를 얻어 어둠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밝은 빛이 될 것이다. 우울증은 누군가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삶의 보람을 느끼고, 희망을 갖고 사는 사람에게는 드물다. 열심히 일한 노력의 댓가를 인정해주고 ‘고생했다’라는 말을 해 줄 때 마음 속에서 우울증의 싹은 결코 자라지 않는다. 자신 스스로도 ‘열심히 살았어, 잘했어’ 라는 생각을 계속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갱년기가 되면 신체의 변화에 따른 집중력, 기억력, 판단력, 행동력, 의지력 등이 떨어져 ‘내가 왜 이렇게 되었지’ ‘나도 늙었구나’ 라는 우울한 생각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동안 외조, 내조, 자식키우기, 직장일, 집안일 하느라 고생했구나’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인생 2막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인생 100세 시대를 위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고, 무슨 운동을 하고, 가족의 행복에 좋은 영향 미치고, 서로 부담이 되지 않게 하기위해 무슨 노력이 더 필요할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 이 정도는 불편하고 약간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은 자연적인 변화를 편하게 받아들이게 해준다.

마음이 편해야 몸도 편하다. 우울하면 기억력과 집중력 떨어져 건망증, 치매가 빨리 올 수 있고,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를 달고 살며, 식욕이 떨어져 예전에 그렇게 맛있게 먹던 음식도 쳐다보기도 싫고, 우스개 소리도 귀찮은 소음으로 들리고, 얼굴이 어두워 웃음기가 별로 없다. 살기 싫다는 마음이 생겨버리면 그 마음의 틈으로 기운이 슬슬 빠져나가 꼼짝도 하기 싫다. 식구들도 귀찮고 다른 사람을 만나기는 더 싫다. 내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 매일 술과 친한 친구가 되어 취하지 않으면 잠도 오지 않는다. 목에는 가래 같은 것이 딱 달라 붙어 답답하고 밀폐된 곳에 가면 숨이 막히고, 검사상 갑상선 물혹, 유방물혹, 위, 장용종, 자궁근종 등이 곳곳에 나타난다. 협심증, 당뇨도 앓기도 하고 몸이 차가워져 추위도 유난히 많이 탄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존재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봉사활동이 필요하다. 사람들의 행복에 뭔가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우울의 반대이자 치료약은 기쁨과 즐거움, 희망이다. 방구석에 혼자 웅크려 앉아있는 것보다 자신의 에너지를 긍정과 희망 에너지로 바꿔보면 삶이 즐거워질 것이다. 또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자. 노래가사도 어둡고 칙칙한 것 말고 밝고 즐거운 것을 선택해서 시간 나는 대로 흥얼거리고 일하고 운동하자. 자신을 좋게 보는 마음 연습을 계속 하자. 잘한 것, 칭찬 받은 것, 기쁜 것, 행복한 일을 계속 떠올리고 자신을 다독이자. 집 안에만 있지 말고 사람들과 일부러라도 만남을 갖고 어울리자.

대신 자신을 비난하고 잘못을 들추고 부정적이고 어두운 시각을 가진 사람은 끊어라. 늘 웃는 얼굴로 즐겁고 편하게 대해주는 사람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주자. 시간이 없어 못 배웠던 것을 배워보자. 꽃꽂이, 서예, 궁도, 댄스, 노래, 사물놀이, 글쓰기, 사진 찍기 등의 취미를 만들어 나도 해냈다는 성취감을 맛보자. 교회, 절, 성당의 종교 생활을 열심히 해서 지금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과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키워보자.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게 활짝 웃으며 인사하는 습관을 갖자.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자. 내가 기쁘려면 나를 알아줘야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나부터 주위 식구를 즐겁게 해주려 노력할수록 우울의 고통에서 빨리 빠져올 수 있다는 것은 진리다. 하기 힘들더라도 삶을 행복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 보자. 웃음과 친해져 보자. 억지로라도 웃으면 행복 호르몬이 나온다. 자신을 위해 ‘하하 호호’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 사람에게는 우울증이 얼씬도 하지 못한다. 모두 행복하게 삽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