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거제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범시민 의식개혁운동본부’, ‘행정타운 조성’과 관련한 안건 두 가지가 시의회 심사에서 부결됐다. 기존 단체와 같은 성격의 운동을 펴는 단체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고, 행정타운 조성사업은 시기와 추진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의회 총무사회위원회는 지난 13일 ‘거제시 범시민 의식개혁운동 지원 조례안’을 심사해 표결 끝에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부결)’했다.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 7명 중 6명이 표결에 참여해 3명은 찬성을, 다른 3명은 반대해 찬반 어느 쪽도 절반을 넘지 못해서다.

위원회의 의사·의결정족수를 규정한 ‘거제시의회 회의 규칙’ 제60조에는 ‘위원장은 표결권을 가지며, 가부동수(可否同數)일 때에는 부결된 것으로 본다’고 돼 있다.

총사위는 안건 심사 결과 보고에서 “현재 바르게살기운동 거제시협의회 등 각 단체에서 거제시 보조 사업으로 범시민 의식개혁운동을 전개하고 있음에도 별도로 단체(범시민 의식개혁운동본부)를 설립해 재정지원 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산업건설위원회는 ‘지방채 발행 동의안’을 다뤄 표결에 부친 결과 ‘가부동수’로 나와 부결했다. 상임위 소속 의원 8명 모두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4명, 반대 4명으로 반수를 넘지 못했다.

산건위는 “이 동의안은 행정타운 조성에 필요한 토지매입 예산(85억 원) 중 일부를 지방채(50억 원) 발행으로 충당하고자 제출된 동의안으로, 심사 결과 행정타운 조성 사업은 사업 시기와 사업 추진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심사해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권 시장 “정치적 목적의 반대 성향 안타깝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자신이 추진 중인 사업 안건 2건이 시의회에서 한꺼번에 부결된 것을 두고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라 정치적 목적의 오해나 반대 성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 19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진정 시민을 위하는 의원이라면 개인적인 감정이나 정치 논리를 담아 안건을 처리해선 안 되는데 아쉽다”며 이같이 밝혔다.

범시민 의식개혁운동본부와 관련해 권 시장은 “새로운 관변단체를 만든다는 등의 시각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면 초선 때 미리 만들었을 거다. 불필요한 오해가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산 지원과 관련한 조례 없이 일을 추진할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이해와 설득이 부족했다면 더 소통하겠다”며 “지역 언론도 시장과 행정의 ‘참뜻’을 곡해(曲解)하지 않고, 제대로 전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권 시장은 “지방채 발행 동의안도 일부에선 석산 개발 이권 등 무슨 큰 문제나 의혹이 있는 것처럼 바라보는데, 본질은 이게 아니다”라면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는 경찰서와 소방서가 낡고 좁아 다른 곳으로 옮겨 지금보다 더 나은 시설, 여건에서 본연의 업무에 힘을 쏟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특히 “산을 들어내는 사업이라 물론 민원이나 공사 중 불편도 따르겠지만, 행정타운 조성의 궁극적인 목적은 거제시민의 편의를 높이고, 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며 “지적과 비판 역시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때 설득력이 있다”고 짚었다.

권 시장은 또 “지역 현안이나 이슈가 진영논리나 이념논리로 가선 안 된다. 의정(議政)이나 시정(市政)이나 시민을 위한다는 점에서 따지고 보면 지향점은 같다”며 “개인의 가치관이나 시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보수-진보·여당-야당 같은 대결 구도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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