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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의 경우, 배변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약을 사용하기도 하고, 급하면 관장까지 해서 직접 대변을 꺼내기도 하니까, 저런 극단적인 경우까지 갈 일은 없다. 그래도 배변이 상쾌하지 않으면 활기찬 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옛 부터 건강의 기본을 쾌식·쾌변·쾌면, 즉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안타깝게도 해가 갈수록 점차 변비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는 점차 늘고 있다. 건강보험 진료내역을 분석한 통계자료를 보면 변비환자는 매년 평균 7%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대체로 생활이 바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운동을 하기에 만만치 않은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변비는 배변 시 무리한 힘이 필요한 경우, 대변이 과도하게 딱딱하게 굳은 경우, 불완전 배변감이 있는 경우, 변을 보고 나서도 잔변감이 남아 있는 경우, 일주일에 배변 횟수가 2번 이하인 경우 등을 기준으로 한다. 위의 증상 중에 2개 이상의 증상이 일정기간 지속되면 변비라고 부른다.
변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어떤 원인질환(종양, 염증, 당뇨, 호르몬 이상 등)에 의해 생기는 것과, 다른 원인질환 없이 대장이나 항문 직장 등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대부분의 변비는 다른 원인질환 없이 생기는 기능성 변비에 속한다. 한의에서 변비를 치료할 때는 그 양상을 크게 실증과 허증으로 구분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약재를 선택한다. 실증의 경우는 응결된 것을 풀기 위해 대황, 망초, 후박, 지실 등을 사용하고, 허증의 경우는 건조한 것을 습윤하게 하기 위해 당귀 지황 마자인 욱리인 등을 사용한다. 발생된지 오래되지 않은 경우 약물치료 외에도 침이나 뜸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만성화된 경우에는 뜸과 약물치료가 더 효과적이다. 한편, 일반 시중에 판매되는 변비약들은 대부분 대장의 점막을 자극하는 형태의 약물들이 많으므로, 장기간 사용하거나 상습적으로 사용하면 좋지 않다.
변비의 대부분이 잘못된 습관에서 비롯된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옳지 않은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기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은 변비에 아주 좋지 않다. 식사를 하지 않으면 큰창자가 자극을 받지 못해 대변을 잊게 되고 그러다가 변비에 걸리게 되기 때문이다. 또 평소 정해진 시간에 배변하는 버릇을 길러야 한다. 화장실에 가려는 욕구를 억제하거나 미루지 말며, 화장실에서는 충분한 시간여유를 가지고 변을 보도록 한다. 다만 스마트폰, 신문 등 뭔가 읽을거리를 들고 화장실로 가는 것은 금물이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다고 해서 변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항문이 밖으로 튀어나와 치질로 발전하기 쉽기 때문이다.
변비가 있는 경우 식사에 있어서는 평상시에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배추 시금치 무 등의 야채, 과일, 미역 다시마 김과 같은 해초류, 현미 옥수수 감자 고구마와 같은 곡물에 많이 들어있는 섬유질은 배변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섬유질은 대변의 형태를 유지해 주고, 창자를 자극하여 밑으로 밀어내리는 운동을 활발하게 해 주며,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변이 딱딱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일과중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것도 변비에 좋지 않다. 자주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주변을 가볍게 걷는 등의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걷거나 달리는 것은 장운동을 도와주어 변비해소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윗몸일으키기를 해서 아랫배에 자극이 가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 속의 노폐물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으면 독소가 제때에 처리되지 못하는 것이므로 다른 부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쉬운 예로, 피부는 내장의 거울이라고 하듯이, 변비가 해결되고 나면 피부 트러블도 함께 좋아지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가을, 적절한 생활 교정으로 변비에서 시원하게 탈출해 보자.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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